The Great Amazon Patent Debate

인터넷 신기술 독점 하려다 코너에 몰린 공룡 아마존

'원-클릭' 기법 특허출연은 개방정신에 위배된다는 비난받아

Steven Levy 기자


사람들은 제프 베조스를 세상에서 부러울 게 없는 사람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가 설립한 회사 아마존.컴은 전자상거래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올라 있다. 누구나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 시대에 그의 재산은 수십억 달러로 추산된다. TV 대담프로에도 출연했고, 한 주간지에서는 1999년의 인물로 선정돼 활짝 웃는 얼굴 모습이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만사가 순조롭지만은 않은 것이 인생사다.

한번의 마우스 클릭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원-클릭'과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신기법을 특허 출원하고, 특허권 침해 혐의 업체(최대 라이벌 barnesandnoble.com)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다른 업체들이 그 기법을 채택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한 일로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 비즈니스 관행으로는 그의 행위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겠지만 개방체제와 무료 배포를 기초로 하는 인터넷에서는 비난받게 마련이다. 많은 웹 관계자들은 원-클릭 구매 기법의 '소유'는 공기를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행위를 인터넷 정신의 위배로 간주한다. 여기저기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마존 불매 캠페인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noamazon.com이라는 사이트는 보이콧 동참자들을 다른 상거래 사이트로 연결시켜 준다. 그리고 3월 초 인터넷 대중화의 기수 팀 오라일리는 베조스에게 신기술 공유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게재했다. 곧 '가상 연대' 의사를 표명한 사람이 금세 1만 명을 넘어섰다. 그들 중에는 비록 클릭을 여러 번 하더라도 온라인 거래처를 다른 곳으로 돌리겠다는 아마존 고객도 많았다.

오라일리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 실정 모르는 미국 정부가 비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부당하게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라일리는 기업들이 독창성 여부가 불확실한 기술에 대해 특허를 얻으려 하기보다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믿음 아래 그는 베조스와 대화의 자리를 가졌으며 필자도 그 자리에 동참했다.

베조스는 "오라일리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소송을 포기하라는 오라일리의 제안을 따르는 것은 아마존을 '명백한 파멸의 길'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베조스는 주장했다. "우리는 우리보다 70배나 규모가 큰 월마트 같은 회사를 상대한다. 아마존이 제2의 넷스케이프(AOL에 합병)가 되기를 원하는가."

오라일리는 원-클릭을 무상 배포하고 좋은 이미지를 얻는 것이 아마존에 유리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웹이 없었다면 아마존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웹은 공짜로 얻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원-클릭처럼 뻔한 기법에 특허권을 주장하려는 것은 명백한 이기주의라는 말이다.

베조스는 "2년 전 우리가 특허를 신청할 당시 원-클릭은 뻔한 것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아마존 내부 사람들조차 고객들이 응해줄지 반신반의했고 고객 설문조사에서도 반응이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베조스는 "우리가 그것을 처음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크게 놀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평했다"고 말했다. 특허권 취득은 아마존 경영전략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이 베조스에게 심적 부담을 안겨주었으며 그것이 단지 약간의 매출감소 때문만은 아닌 것이 분명했다. 그는 자신의 관점을 좀더 명확히 설명할 것을 다짐하고 양보의 여지가 있는지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오라일리가 기존 아이디어에 대한 후발 주자들의 특허권 신청을 막기 위해 '선행(先行) 기술'을 게재할 수 있는 웹사이트 구축에 기금을 댈 용의가 있는지 묻자, 베조스는 즉시 개인 재산에서 기부금을 내겠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특허권 문제에 관해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인정했다. 만일 원-클릭을 보호할 특허 제도가 없어 누구나 합법적으로 도용할 수 있었다면 그 기법을 개발했겠느냐는 물음에 베조스는 주저없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특허권의 목적은 신개념·신기술의 보호를 통해 기술혁신을 장려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베조스는 아마존의 기술혁신이 돈이 되는 지적재산권 개발이 아니라 고객에 대한 봉사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아마존에는 그런 인센티브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존에 원-클릭 같은 기법의 독점소유권을 줌으로써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경쟁업체들이 그 기법을 모방하면 아마존은 서비스 개선, 역량의 집중, 기술향상으로 그들을 물리쳐야 한다. 내가 볼 때는 그게 오히려 바람직한 일인 것 같다.

보편적인 기업윤리와 법은 제프 베조스 편을 들어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마존이 시가총액 2백10억 달러로 평가받는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독점기술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비전, 고객 서비스에 대한 역량 집중, 그리고 기술공유라는 새로운 윤리를 제시하는 인터넷의 수용 덕택이었다. 약탈적인 특허 소송의 틀을 깨는 데 아마존의 저명한 설립자만큼 적임자가 누가 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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