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1호(1997년 가을), pp. 57-87.


인터넷 내용물 규제와 청소년보호법

 

방 석 호


 

1. 서 론

1996년 2월에 제정된 미국 통신법(Telecommunications Act of 1996)은 내용물에 대한 규제강화를 내세우며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이하 'CDA'로 생략)을 별도의 장으로 삽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의 유해한 내용물을 광범위하게 규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CDA는 결국 지난 6월 26일, 연방대법원에 의해 위헌 판결을 받음으로써 다시 한번 전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동 판결은 무엇보다도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만들어 내는 가상공간에서의 표현 자유에 대한 최초의 법리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충분한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유해한 내용물로부터 청소년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된 청소년보호법이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고,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인터넷에서의 유해 내용물을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우리의 법과 제도가 이번의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 비추어 볼 때 과연 타당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된다.

이 연구는 표현의 자유라는 큰 틀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자유로이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하면서도 유해한 정보를 차단하기 위한 2가지의 작업이 인터넷에서 가능하도록 우리의 법과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제도적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 목적을 삼고자 하였다.

2. CDA와 인터넷 내용물 규제

1) 개 설

인터넷은 '네트워크 중의 네트워크' (network of networks)로 불리고 있지만, 중앙집권적이거나 통제적 성격이 아니라 분산형의 성격, 그리고 사람의 직접적 통제나 관여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와 망을 신속하게 연결시키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어떤 단일한 기관(정부는 물론이고 대학이나 연구기관, 심지어는 비영리적 단체라 할지라도)도 정보를 통제하거나, 전달경로 또는 연결점을 장악하고 있지를 못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의 모든 정보를(설사 음란물을 이유로 하더라도) 통제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게끔 되어 있다.

또한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혹은 개인용 모뎀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게 되는 이용자는 일 대 일(e-mail의 경우) 또는 일 대 다수(listserve의 경우)의 통신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인터넷은 전세계 어디에 있는 이용자라 할지라도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WWW)이라고 불리는 방법은 현재까지 개발된 가장 지능화된 정보시스템으로서 모든 정보는 개별 컴퓨터에 소장되고 있지만 네트워크에 의해 연결됨으로써 결국 하나의 거대한 정보시스템의 하부구조로 운영된다.

이러한 인터넷에 대해서 음란성을 이유로 입법적 규제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엑손(Exon)으로 '95년 3월 가상공간(cyberspace)에서의 포르노그래피를 금지하는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 of 1995)을 제출하게 되었고, 같은 해 6월 14일 상원에서 84:16이라는 절대적 지지로 동법안이 통과된 바 있다.

동법안에 의하면 음란(obscene)하고 외설적인(indecent)언급, 요청, 암시, 제안, 영상(image) 등을, 통신수단(telecommunications device)을 이용해 전달할 경우 최고 십만 달러의 벌금과 2년 징역에 처할 수 있게끔 규정하고 있었다.

이로써 이론적으로는 온라인(on-line) 서비스 사업자들이 법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수신자들간의 통신 내용을 모니터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고,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음란하거나 외설적이라고 판단되는 내용이 방송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으며, 청소년에게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스크램블을 걸 수도 있게끔 되었다.

CDA는 수정헌법 제1조가 명시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와의 정치적 타협 끝에 1996년 통신법에 삽입, 의회를 통과하였다.

2) 위헌 판결

(1) 연 혁

일찍이 청소년에 대한 음란물 규제의 필요성은 쉽게 인정되었지만, 영향력이 큰 라디오, 방송 등의 대중매체에 국한되어 논해졌다.

미국에서 규제의 틀을 비로소 갖추게 된 것은 1960년대 초에 이르러서였다(Carter,Franklin & Wright,1989:281).

특히 음란물(obscenity)에 대한 것이나 아동 포르노그래피(child pornography)에 대한 법들은 헌법적 정당성을 확고하게 인정받고 있었으며, 지금의 인터넷에 대한 음란물 규제도 역시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구체적 판결로 인용되고 있는 것으로, 음란물에 대해서는 밀러 대 캘리포니아(Miller vs.California), 그리고 아동 포르노그래피에 대해서는 뉴욕 대 퍼버(New York vs.Ferber)를 각각 들 수 있다.

밀러(Miller)판결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제시한 ? 지역사회의 평균인이 판단할 때 성적 관심(prurient interest)을 자극하고 있는지의 여부, ? 역시 지역사회의 평균인 시각에서 판단하여 해당 주법(州法)에서 정의된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혐오스럽게(patently offensive) 묘사하거나 기술하고 있는지의 여부, 또한 ? 전체적으로 보아서 상당한(serious) 문학적, 예술적, 정치적 그리고 과학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결여하고 있는지의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게 되면 결국 음란물로 판정 받게 된다.

한편, 어린이가 음란물의 판매대상(수요자)이 된 것을 다루었던 것이 밀러판결이라면 어린이가 음란행위의 주체가 되어 등장한 아동 포르노그래피에 대해 판결한 것이 퍼버(Ferber) 사건이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아동 포르노그래피에 대해서는 밀러판결 기준과는 별도로 청소년들의 신체적, 정신적 평온(well-being)을 위한 규제의 재량권이 정부에 있고, 따라서 아동 포르노그래피는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음을 판시하였다.

따라서 아동 포르노그래피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음란한가의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 연령 이하의 어린이들에 의한 특정한 성행위를 시각적으로 묘사한 내용물이기만 하면 유통은 물론이고 제작 역시 제재를 받게끔 되었다.

그러나 음란물의 표현이 전화 음성서비스와 같은 선택적이고도 무형의 서비스 형태로 나타나게 되면서 법적 규제의 문제는 새로운 양상을 맞게 되었다.

일찍이 1983년에 미국 의회는 청소년들이 음란전화에 노출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에게 음란하고(obscene) 외설적(indecent) 내용의 음성서비스를 제공하면 형사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내용의 법을 제정한 바 있다. 동 법은 특별히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없도록 해당 서비스 회사가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 Commission;FCC)가 설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했음을 입증한다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규정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초기의 관련 FCC규칙은 수정헌법 제1조와의 관계에서 위헌임을 판결 받게 되었고, 이후 더욱 다듬어진 상태로 FCC가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규칙(rule)의 형태로 제시한 것이 신용카드, 액세스 코드, 그리고 스크램블 기술을 통한 '접근의 실질적인 제한'이었다.

이후 미국 의회는 1988년에 dial-a-porn법을 2차례에 걸쳐 개정하게 되었다(Watkins,1990:374∼376).

동년 4월의 첫번째 개정은 상업적 목적의 음란물은 비록 외설 수준에 그친다 하더라도 모두 금지시키는 강경한 내용의 법이었지만, 이른바 'Sable Communcations' 사건에서 연방지방법원은 법적으로 음란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전면적 금지를 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게끔 되었다. 그럼에도 의회는 같은 해 11월에 여전히 음란물과 외설물을 다 규제할 수 있되, 다만 벌칙에서의 경중(輕重)만 달리하는 방향으로 다시 한번 법을 개정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둘러싼 청소년보호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였다.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가게 된 Sable Communications 판결에서 외설적 내용물에 대해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법 규정은 성인들에게 허용된 정당한 접근까지도 차단하게 된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판시되었다.

방송 이외의 새로운 영역에 대한 음란물 규제를 둘러싸고 내려진 Sable 판결이 인터넷에서의 음란물 보호 한계와 무관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특히 연방대법원 판결이 표현 매체의 특성에 따라 외설물의 규제 한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라디오 방송에서의 외설적 욕들을 규제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던 'Pacifica' 사건에서 방송매체는 사전 경고도 없이 각 가정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독특한 전파성'(uniquely pervasiveness)을 가지고 있음을 판시의 이유로 내세웠지만 Sable 사건에서는 외설적 전화에 대한 규제는 라디오에 대한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오히려 분명히 함으로써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의 특성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청소년들을 외설적 내용물로부터 차단하기 위해서는 제한적 접근만을 허용하여서는 안되고 완전한 금지가 필요하다는 정부측 주장을 Sable 사건에서 배척하였다는 점이다.

즉 외설적 내용물에 대한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규제방식으로'(least restrictive manner) 행해져야만 한다는 원칙을 Sable 판결이 거듭 천명함에 따라 신용카드, 액세스 코드, 그리고 스크램블을 통해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으며, 법적 제재를 통한 일률적 규제 대신 이런 기술적 대안들을 통해 훌륭하게 입법적 의도를 달성할 수 있음을 판시하였다.

(2) 펜실베이니아 연방지방법원 판결

인터넷에서의 음란물에 대한 규제의 논쟁은 근본적으로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정보전달 매체를 기존의 규제 논리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비롯되고 있지만, 결국 1997년 6월 11일에 펜실베이니아 연방지방법원으로부터 CDA가 위헌판결을 받게 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위헌판결을 받은 '96년 통신법의 관련 조문은 CDA 가운데, 특별히 통신의 상대방이 18세 이하의 청소년이라는 것을 알고서도 의도적으로(knowingly) 외설적인(indecent) 내용물을 제작·전송하는 등의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과 노골적으로 혐오적인(patently offensive) 성적 내용물을 보내거나 현시(display)하기 위하여 쌍방향(interactive) 컴퓨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처벌규정으로 요약된다.

'외설적인'(indecent)에 대한 것은 입법 제정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되었고 클린턴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을 하자마자 바로 위헌소송이 제기된 부분인 반면, '혐오적인'(patently offensive) 규정은 별도의 위헌소송을 통해 추가되었던 것으로서 결국 2개의 규정이 통합, 심리되었다.

펜실베이니아 연방지방법원은 문제 규정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우선 유해 내용물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들에 대해 검토하였다.

이러한 대안 가운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업계의 자율적 노력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것이 PICS(Platform for Internet Content Selection) 프로그램이다. 즉 인터넷을 이용해 사업을 하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는 물론이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업자가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월드와이드웹상의 프로그램을 부모들이 조절할 수 있도록 기술적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여 탄생시킨 것이다. PICS에 참여한 단체들은 단순히 컴퓨터와 통신, 방송 분야의 사업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무역업체, 그리고 공익단체 등도 망라되어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관심을 끌 만한 것이었다.

PICS 표준(standard)은 내용의 적정성에 따라 등급을 매긴 인터넷의 사이트(site)만 PICS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등급을 매긴 사이트만 청소년들이 액세스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만들었다.

또 다른 기술적 대안으로 실용화된 것은 부모들로 하여금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 특정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었다. Cyber Patrol, CYBERsitter, The Internet Filter, Net Nanny, Parental Guidance, SurfWatch, Netscape Proxy Server, WebTrack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Cyber Patrol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1995년 8월에 개발한 것으로서 부모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청소년들이 접근을 하지 못하도록 고안되었으며, PICS 표준에 맞추어서 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한 최초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흥미있는 것은 Cyber Patrol 프로그램은 인터넷상의 7,000개 사이트를 12개로 분류하여 만든 CyberNOT 목록의 기초 위에서 작동하도록 되어 있고, 상업적으로도 이미 많이 판매, 보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이용자(부모)의 선택권에 바탕을 두면서 인터넷상에서 음란물을 차단하는 기술적 대안으로서의 소프트웨어는 점점 널리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특정 사이트나 단어에의 접근을 막을 수 있을 뿐 음란한 영상물(image) 자체를 차단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CDA 제223조 (e)-(5)는 사업자가 선의(good faith)로 현재의 기술수준하에서 타당하고 효과적이며, 적절한 방법을 동원하여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거나 승인된 신용카드(verified credit card), 지불을 위한 은행 계좌(debit account), 성인접근번호 (adult access code), 성인식별번호(adult 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 등을 사용하고 있다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음을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의 연령을 확인함으로써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익명을 사용하는 식의 이용형태에 대해서는 효과적 대응책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의 주소와 이름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여 주는 체제도 없기 때문에 음란물을 보내는 입장에서는 수신자가 청소년이 될지의 여부를 미리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설사 대화방(chat room)과 같은 한정된 영역에 대해서 청소년의 접근을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문제가 되는 외설적 예술품이나 기타의 주제에 대해서만 접근을 제한하고 다른 내용물은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를 통해 간접적으로 성인 여부를 확인한 후 접근을 제한하는 방법은 현재 기술적으로 실용화되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상업적 거래가 아닌 비영리적 단체의 활동에 대해서는 이런 방법을 통한 확인 절차가 적용될 수 없는 근본적 한계가 내재한다. 또한 성인이라 할지라도 신용카드를 마음대로 이용할 만한 재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결과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기술적 대안으로 보기가 어렵다.

성인에 대해서만 특별한 암호(password)를 부여하는 방법은 상업적 목적의 포르노 사이트에서는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비영리적 목적의 단체들에게는 적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암호체계를 운영하는 비용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현실적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내용물에 대한 등급표시제(tagging)는 내용물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하여금 등급표시를 하도록 하고, 이용자는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정된 등급을 읽게 함으로써 접근을 제한하자는 발상이다. 그러나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내용물에 대해 사업자로 하여금 등급표시를 하도록 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요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전세계적 통일 기준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특정 연령층이나 지역에서만 등급표시제가 작동하게끔 하는 것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외설의 판단은 소프트웨어에 의해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인간에 의해 내려질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의 이유로 등급표시제 시행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약 40% 정도의 인터넷 내용물은 미국 밖에서 만들어지고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영어로 되어 있는 정보의 경우에는 내용물의 원산지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대서양과 태평양을 횡단하는 광케이블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송하는 것은 비쌀 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많이 지체되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실제 미국내 서버에 잠시 저장하여(이른바 'caching'이라고 함) 빠르고도 값싸게 사용하는 우회적 방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음란물을 만든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정보를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펜실베이니아 연방지방법원의 슬로비터(Sloviter) 재판장은 사전에 유해한 프로그램을 차단하고자 하는 이러한 기술적 대안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실용화되기에는 기술적으로나 경제적 부담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정부는 변론을 통해 CDA의 해당 조문이 포르노물(pornographic materials)에만 적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patently offensive'라는 것도 일률적으로 모호한(vague) 것으로 판정할 것이 아니며 문제의 내용물이 사용된 '맥락'(context)에 따라 판단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위헌판결을 막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연방지방법원은 'indecent'라는 것이 예술, 문학, 정치적, 과학적 가치를 배제한 채 오로지 포르노물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patently offensive'라는 것을 전체 표현의 의미, 사용된 매체, 사용 시점, 적절한 경고가 수반되었는지 등 맥락에 따라 판정한다는 것 자체가 모호(vague)하다는 이유로 정부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3인의 판사가 모두 개별적 의견을 통해 위헌이라는 점에 일치를 보였고, 특히 다젤(Dalzel) 판사는 인터넷이야말로 이제까지의 매체 중 가장 참여지향적 형태이기 때문에 정부의 관여로부터 최대한의 보호를 받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결국 인터넷 유해물로부터 정부가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성 자체는 강력함(compelling)에도 불구하고 CDA 관련 조문들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기'(broad)하기 때문에 성인의 표현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모호하다'(inherently vague)는 이유로 CDA는 위헌판결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음란하거나 아동 포르노그래피에 대해서만큼은 정부가 조사하고 기소할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와 무관함을 분명히 밝혔다.

(3) 연방대법원 판결

정부는 곧 상소(上訴)하였고, 심리과정에서 CDA의 합헌을 주장하기 위한 3개의 연방대법원 판결들을 제시하였다.

먼저 제시한 1968년의 Ginsberg 판결은 성인에게는 음란하지 않지만 17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음란물을 파는 것을 금하는 뉴욕 주법(州法)이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이었다.

연방대법원은 동 판결에서 청소년의 정신적, 육체적 안녕(well-being)을 보장할 정부의 이익(interest)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자녀들을 잘 양육할 부모의 권위도 인정한 바 있었다.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CDA는 청소년에게 음란물을 팔지 못하게 하여도 부모가 자식들을 위해 음란물을 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판시한 Ginsberg 사건과는 달리 부모가 설사 동의를 하든 음란물을 검색하는 것을 도와주든 18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이 제공되면 부모까지도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CDA는 상업적 목적의 검색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활동에 다 적용될 뿐만 아니라 뉴욕 주법과는 달리 'obscene'이나 'patently offensive'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등의 뚜렷한 차별성을 들어서 연방대법원은 Ginsberg 판결이 선례로서 부적절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1978년의 Pacifica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문제가 되었던 방송 비어(卑語) 자체는 노골적으로 혐오스럽지만(patently offensive) 방송으로서의 외설(indecent)에는 해당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을 배척한 바 있다. 연방대법원은 문제의 외설적 비어가 표현 자유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는 방송의 맥락(context)에서 검토되어야만 한다고 판시하면서 오후 시간대에 청소년들이 쉽게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사정 등을 들어 FCC의 '방송중지결정'(declaratory order)이 표현 자유에 비추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CDA 위헌소송에서 연방대법원은 Pacifica는 연혁적으로 가장 표현 자유가 제약을 많이 받아 왔던 방송을 대상으로 한 것인 데 반해, 인터넷은 그러한 연혁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CDA는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Pacifica 판결을 판단의 근거로서 배제하였다.

주택가에서 성인용 영화상영관을 두지 못하도록 1986년의 Renton 판결은 판시한 바 있다.

CDA가 인터넷에서의 '가상 규제구역'(cyberzoning)을 만들고자 한 것이기 때문에 Renton판결과 같은 취지에서 합헌이라는 정부측 주장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그러한 음란물 구역(zoning)은 내용물 자체가 전파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범죄나 주택지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등의 부수적 효과(secondary effect)를 우려한 것이기 때문에 CDA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판시하였다. 즉 CDA는 청소년들을 외설적이거나 노골적으로 혐오스러운 내용물의 직접적 영향으로부터 차단시킬 목적으로 가상 규제구역을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물 자체에 대한 규제이며, 따라서 Renton판결은 선례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한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문제의 CDA 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특히 2가지 측면에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CDA가 내용물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의 모호함은 곧 표현 자유를 냉각시키는(chilling)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우려이다. 다른 하나는 CDA가 최고 2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형사처벌 규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호한 규정과 더불어 부정적 효과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CDA 조항이 모호하지 않으며, 특히 '노골적으로 혐오스러운'(patently offensive) 부분은 Miller판결에서 제시한 두번째 요건에 해당되기 때문에 위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Miller 판결은 주법(州法)에서 노골적으로 혐오스러운 부분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도록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성행위(sexual conduct)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데 반해, CDA는 여전히 모호한 개념을 유지하고 있고, 적용 범위도 성행위뿐만 아니라 신체의 다른 기관 등 훨씬 넓게 적용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정부측 주장을 배척했다.

연방대법원은 마지막으로 정부가 주장한 면책 조항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즉 사업자가 "선의로 타당하며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을 동원하여" 청소년을 보호하면 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고, 구체적 방법으로 정부는 유해한 내용물 등급표시제(tagging)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유해한 프로그램을 사전에 '효과적으로'(effective)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는 현재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존재하더라도 잠재적 수용자까지 보호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면책조항의 타당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또 다른 면책 규정인 신용카드나 성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등을 통해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실제 기술적으로도 가능하고 상업적 목적으로는 이미 실용화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비상업적 서비스 제공자들에게는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가져오기 때문에 비현실적임을 판시하였다.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은 돼지를 굽기 위해 집을 태워 버리는 것이라고 비유한 Sable 판결을 다시 인용하면서 CDA는 인터넷의 상당한 영역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판단하였다.

결론적으로 연방대법원은 이론적일 뿐 확인되지 않는 검열을 통한 이익보다는 민주 사회에서의 표현 자유를 신장시키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CDA에 대해 위헌을 선언하였다.

3. 판례의 분석

1) 인터넷 자체의 성격 규명

연방대법원은 방송매체의 영향력, 주파수의 희소성 등을 강조하면서 규제를 정당화한 Red Lion 방송국 판결, 역시 케이블 채널의 유한성을 강조한 Turner판결, 그리고 사생활에 대한 전화의 침해성을 강조한 Sable 판결을 하나씩 들면서 매체는 각각 표현상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즉 새로운 표현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매체의 특성을 따져서 규제의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연방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라고 할 수 있으며, 인터넷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기존의 매체와 유사한 특징이 존재하면 유추해석을 통해 규제의 한계를 설정할 수 있겠지만 가상공간에서의 내용물 규제에는 이런 기존 매체의 특성들이 적용될 수 없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인터넷은 방송매체와 달리 연혁적으로도 규제를 받아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우연히 유해한 내용물에 노출시키거나 원하지 않았음에도 프라이버시까지 침입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사전 경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에게 유해한 정보가 제공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전통적으로 청소년 자신의 부족한 선택권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부모이지 정부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기술 발전은 방송매체는 물론이고 전화서비스와 같은 영향력 있는 매체를 등장시킴으로써 부모의 선택권을 무력하게 만들어 버렸다. 즉 새로운 매체들은 이제 불특정 다수에게 널리 전파된다는 점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까지 침입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불청객이 되어 버렸고, 이러한 부모의 선택권 상실은 정부의 간여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지상파 라디오, 텔레비전에 대한 규제와 달리 케이블TV는 개인이 스스로 가입함으로써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청객이라기보다는 초대받은 손님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지상파 방송매체보다도 더욱 많은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논리적 이유가 발견된다.

외설적 전화서비스 규제 문제를 다룬 Sable판결 역시 스위치를 틀면 유해한 내용물에 우연히 접하게 되는 지상파 방송과 달리 수용자가 유해한 내용물을 스스로 선택하는 구조적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개인이 내용물에 대한 선택권을 상실하게 되면 될수록 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정부의 간여는 더욱 많아지는 역학관계가 발견된다.

인터넷과 같은 가상공간에서도 이러한 역학관계에 의해 정부의 개입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매체와 달리 인터넷에서의 개인은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하지 않는 내용물에 노출되고 고통을 받는 수동적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

개인이 유해한 내용물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것과 달리 원하지 않는 내용물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은 개인의 정신적 평온, 프라이버시까지도 침해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더 적극적인 정부의 간여가 필요하게 됨은 물론이다.

그러나 정부의 간여는 유해한 내용물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유해 내용물에 대한 등급표시나 사전 경고와 같은 제도를 제시함으로써 부모의 상실된 선택권을 회복시켜 주거나 청소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입장은 표현의 자유와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개념인 검열(censorship)과의 차이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검열은 정부가 되든, 행정위원회가 되든 표현행위를 하거나 수용하는 자 스스로의 결정권을 배제한 채 외부에 의해 표현 여부에 대한 제약이 가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가 아닌 정부가 나서서 내용물 자체를 일률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검열에 해당된다.

연방대법원 판결이 강조하고 있는 점도 결국 CDA는 정부의 이러한 역할을 넘어서서 내용물 자체에 대해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며,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2) 다양한 speaker

소송의 원고로 등장한 단체들이 상업적으로 포르노그래피 등을 제작, 공급하는 사업자가 아니라 음란, 외설물을 다루더라도 Critical Path와 같이 AIDS를 피하기 위한 안전한 성행위를 인터넷을 통해 홍보하는 비영리적 단체, 도서관, 그리고 교육기관처럼 비영리적, 시민단체들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구조적 특성은 정부가 제시한 기술적 대안들이 효율적 면책 사유로 작용할 수 없도록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정보의 제공자와 이용자가 다양하다는 것이 인터넷의 강점이면서도 동시에 규제를 어렵게 만드는 맹점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3) 음란과 외설의 구분

Sable판결은 음란(obscene)과 외설(indecent)을 구분, 외설물을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보호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따라서 CDA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인터넷에서의 외설물을 청소년 보호를 내세워 추가로 규제하고자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명확한 구분을 설정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외설이 규제된다고 하여 바로 위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형법이나 방송법, 그리고 전기통신사업법 모두 음란과 외설을 구분하여 후자에 더욱 많은 표현 자유를 인정하고 있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Sable판결이 판시하고 있는 이유를 잘 살펴보면 음란과 외설을 구별할 실익은 발견할 수 있다. 즉 외설과 달리 음란은 청소년 자신의 프라이버시, 정신적 평온에 대한 침해까지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내용 자체를 차단할 필요성이 크며 정부의 간여가 쉽게 정당화되지만 외설은 그런 정도의 폐단을 불러일으키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직접적 개입보다는 접근을 제한하는 기술적 대안이 더 적절한 규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성인만 하더라도 외설 자체에 대한 수용자로서의 소극적 표현 자유가 있기 때문에 성인과 청소년을 구분하여 접근을 제한할 필요가 있게 된다.

문제는 가상공간이라는 것 자체가 폐쇄적이거나 제한된 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gateway)를 통제하는 기술적 방법이 불완전하게 되면 음란과 외설을 구분, 후자를 더 보호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는 데에 있다.

4. 우리나라에서의 인터넷 유해물 규제

1) 청소년보호법의 제정

청소년 유해 방송물을 포함하여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규제하기 위하여 제정된 청소년보호법이 올 7월 1일부터 시행중이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물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촉 기회를 제한하기 위하여 청소년 유해 매체물에 대한 개념을 규정하고, 이에 따라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청소년 유해표시'를 한 후 유통시킬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전문기관에서 내용 심의를 통하여 성인용 매체물(18세 미만자는 이용불가)과 일반용 매체물(18세 미만자 이용가능)로 구분, 성인용 매체물에 대하여는 방송을 제한하거나 인쇄물, 비디오물 등은 판매장에서 연령을 확인한 후 판매토록 하는 유통구조의 차별화를 법규화한 것이다.

청소년 유해 여부 심의기준에 대하여 제10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은 5가지 영역을 명시하고 있다.

①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

② 포악성이나 범죄의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

③ 폭력행사와 약물의 남용을 자극하거나 미화하는 것,

④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의 형성을 저해하는 반사회적/비윤리적인 것,

⑤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명백히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것.

심의기관은 소관 매체물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결정한 때에는 매체물의 목록을 작성하여 목록을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며,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유해 매체물의 목록을 종합한 청소년 유해 매체물 목록표를 작성, 각 심의기관, 청소년 또는 매체물과 관련 있는 중앙행정기관, 청소년보호와 관련된 지도단속기관, 기타 청소년보호를 위한 단체, 매체물의 유통을 업으로 하는 법인, 단체 등에 통보하여야 한다.

청소년 유해표시를 해야 할 매체물은 표시가 가능한 모든 청소년 유해 매체물인데 그 방법은 반드시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고 표시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구체적 방법은 대통령령에서 정하게 되어 있다.

청소년보호법에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의 청소년 대상유통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규제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규제대상 행위에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청소년 상대로 유통시키는 모든 종류의 유통행위, 즉 판매, 대여, 배포, 시청, 관람, 이용제공 등이 포함되며, 이는 영리/비영리를 불문한다.

청소년보호법에 의하여 청소년보호업무를 시행하기 위하여 문체부 장관 소속하에 설치되는 기관이 청소년보호위원회이다. 위원회의 위원장은 문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1급 상당 별정직 국가공무원으로 하며, 위원회는 문체부장관 소속하에 있긴 하나 합의제 독립행정기관으로서 행정기관의 소관사무의 일부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위원회 규칙제정 등 준입법적 기능과, 심의결정 등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인터넷은 청소년보호법 제7조 4호에 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전기통신기본법의 규정에 의한 전기통신을 통한 음성정보·영상정보 및 문자정보를 제공하는 매체"에 해당되기 때문에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논리적으로는 제10조가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명백히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것 등의 포괄적 기준을 통해 청소년보호위원회와 각 심의기관이 인터넷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간주하게끔 규정하고 있고, 따라서 청소년보호법의 핵심인 유통을 제한하는 "유해표시제"가 적용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유해표시제 자체는 인터넷에서 유해물에 대한 접근을 강제로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사전 경고를 통해 접근을 제한하는 역할만을 수행할 뿐이며, 더욱이 표시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서비스 제공자라는 점에서 국경을 초월하는 인터넷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제도라는 등의 이유를 생각할 때 인터넷을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간주할 수는 없다.

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는 다음과 같이 제10조 제2항을 들 수 있고, 그 규정상의 취지상 인터넷이 당연히 적용을 받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1항의 규정에 의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용함에 있어서는 현재 국내 사회에서의 일반적인 통념에 따르며 그 매체물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예술적·교육적·의학적·과학적 측면과 그 매체물의 특성을 동시에 고려하여야 한다.

결국 청소년을 인터넷 유해물로부터 보호하는 현재의 주된 법적 틀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 전기통신사업법상의 불온 통신

PC통신의 대화방, 자료실 등을 통해 음란하고 외설적인 정보를 청소년이 접하는 것에 대한 규제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즉 미풍양속을 해치는 통신을 '불온통신'으로 규정하며, 동 법 시행령 제16조는 이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불온통신에 대한 구체적 심의 및 시정 등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동 법 제53조의 2).

일찍이 영국에서 1973년에 탄생한 PC통신망인 Prestel이 프랑스에서는 Minitel로 크게 성공하였고, 미국에서는 인터넷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문제되고 있는 PC통신에서의 음란물 규제는 이론상으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인터넷에서의 음란, 외설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역시 같은 조문이 적용되며, 따라서 규제의 방식은 정보의 유통 자체를 차단시키는 행정적 방법이 채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부장관이 전기통신사업자로 하여금 취급을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여야만 하고(제53조 3항), 이를 위한 객관적 판단을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PC통신 사업자가 인터넷 연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미 PC통신 서비스는 세계화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확대, 발전되고 있는 실정에서 국내 통신사업자가 구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통신법으로 쉽게 풀고자 하는 우리의 법 체계는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의견과 사상을 교환하는 장소로도 기능하는 PC통신을 사업자 측면에만 맞추어 규제를 하는 것 역시 논리적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자의 경우 이런 비판은 더욱 쉽게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전술한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을 대입하여 본다면 우리 법 체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커다란 문제점을 드러낸다.

먼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에 따른 규제 기준 자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자의적이기 때문에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과 동일하게 전기통신사업법의 규정이 위헌이라는 결론을 쉽게 끄집어 낼 수 있다. 특히 "기타 사회질서"와 같은 부가적 기준까지 첨가됨으로써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광범위한 규제를 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결과가 청소년과 성인, 또 음란과 외설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유해한 내용물을 규제하게 됨은 물론이다.

원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의 기준은 민법 제103조에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서 당사자간 사적 자치의 한계를 외부에서 제한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임에 반하여, 청소년보호를 위한 유해물 규제 문제는 당사자 스스로 원하더라도 규제하고자 하는 사회 규범적 요청에 의한 것인 만큼 사적 자치와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잘못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제한을 위한 기준 자체는 명확하고 한정적이어야만 함에도 불확정 개념을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적용 범위를 무한정 확장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기준으로서 대단히 잘못되었음을 보여준다.

정보통신부 장관이 구성하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의해 만들어지는 심의규정 제23조는 "누구든지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음란한 표현, 퇴폐 행위의 적나라한 묘사 및 잔인한 폭력 내용 등을 긍정적으로 다루거나 문제의 해결방법으로 제시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안된다"고 더욱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위 규범인 법 규정 자체가 추상적으로 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세한 사항을 하위 규정에 위임하는 것은 위임 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규제의 기준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바꿀 수는 없다.

더욱이 준행정기관적 성격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제정한 규정이 사업자나 이용자를 직접 구속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 왜냐하면 전술한 바와 같이 행정기관에 의한 표현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는 헌법이 금하는 검열제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결과가 사법부가 개입할 여지도 없이 정보통신부 장관에 의한 행정상 제재로 바로 이어지고, 이런 행정 명령을 어길 경우에는 해당 사업자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제71조) 쉽게 법이 집행된다면 그런 체제가 바로 검열제에 해당됨은 물론이다. 또한 형사상 제재를 통한 표현 자유에의 냉각효과(chilling effect)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정확하게 미국 연방대법원이 우려하였던 사항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3) 국가의 책임인가

현재 인터넷에서의 유해물 규제를 위한 특별 소프트웨어는 한국전산원에서 제작, 보급하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전산망법에 의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며 준국가단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소프트웨어가 민간 회사들에 의해 제작, 판매되고 있다는 미국의 현실과는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정부가 그러한 유해물을 차단할 필요성은 미국 연방대법원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지만 문제는 그 방법이 정부가 직접 나서서 특별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여야만 하는가이다.

만약 개별 사이트 목록을 열거하는 식으로 접근을 차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기술 수준이라면 한국전산원이 수행하고 있는 체제는 내용과는 무관한(content-neutral) 방식이라고 보기가 어렵다는 점에 문제점이 있다. 이미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구체적 기준 자체가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구조에서 이는 곧 행정 행위에 의한 검열 시비와 직결된다.

이런 우려는 새롭게 제정된 청소년보호법에서도 역시 발견될 수 있다. 즉 제5조 제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기술개발과 연구사업의 지원, 국가간의 협력체제 구축 등 필요한 노력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스스로가 자율적 노력을 통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표현 자유의 결정권을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요구됨은 물론이지만 만약 스스로의 기술이나 재정적 능력이 감당할 수 없는 경우라면 국가는 어떠한 역할을 하여야만 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도 역시 유해한 내용 자체와는 무관한 지원체제 구축에만 머물러야만 한다고 답을 하여야 한다.

CDA처럼 사업자에 대한 면책규정이 없는 우리의 전기통신사업법, 형법의 구조에서 유해물을 차단하는 프로그램 또는 기술을 굳이 사용할 필요성을 사업자들이 느끼지 못하게 되고, 정보통신부 장관이나 검찰이 적발할 때까지 여전히 사업을 하기만 하면 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국가가 수행할 수 있는 간접적 지원방식이 단순히 예산 마련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5. 맺음말

인터넷에서 다양한 표현물이 가능한 것은 중앙 통제적 체제가 아닌 분산형 체제를 바탕으로 각 이용자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물을 쉽고도 값싸게,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자유롭게 쌍방향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 중의 네트워크적 성격으로 인터넷에 실리게 되는 정보는 어떤 네트워크에도 도달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인위적 검색을 통한 내용물 차단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국 위헌판결은 부모의 선택권에 한계의 해결을 맡기고 있는 셈이다.

Sable판결이 전화에 대해 판시하였던 것처럼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음란물과 방송에서의 음란물 역시 이용자가 접촉하는 단계에서부터 차이가 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의도적으로 몇 단계를 거쳐야만 내용물에 대한 접속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청소년을 보호할 직접적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에 대한 유해매체로서 인터넷 자체가 비난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이용자 또는 부모의 선택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점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의 선택권은 수용자측의 권리를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표현 자유의 소극적 측면인 표현물을 받아들이는 권리를 일컫는다.

반대쪽에 서 있는 것은 물론 표현하고자 하는 자, 즉 서비스 제공자의 적극적 표현의 권리이다.

이처럼 말하고자 하는 자의 권리(speaker's rights) 대(對) 듣는 자의 권리(listener's rights)의 균형점을 찾는 것은 표현 자유의 한계를 설정하는 데 꼭 필요한 작업이다.

다만 청소년의 선택권은 완전히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는 불완전한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음란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외설적인 메시지를 전자우편(e-mail)을 통해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은 Sable판결이 제시한 것처럼 불완전한 청소년의 선택권과 프라이버시권까지도 해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정부는 쉽게 내용물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있다. 반면, 공개된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은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선택권을 능동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다.

공개된 사이트 자체는 마치 대로(大路)를 걷는 것과 같이 청소년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을 강하게 주장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부모의 선택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된다. 즉 청소년 자신의 불완전한 선택권을 완전하게 만들기 위한 정부의 보조적 역할이 요구되며,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적 대안을 마련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은 적절한 해답이 된다.

이런 점에서 흥미 있는 것은 보충의견을 제시한 오코너(O'Connor) 대법관의 견해이다.

오코너는 이용자의 익명성 때문에 현실에서의 규제 구역(zoning)을 가상공간에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운 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유해물 차단 프로그램이나 PICS Project는 이용자로 하여금 스스로 규제 구역을 만들도록 한 것이 아니라 마치 부모가 텔레비전을 마음대로 볼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부착하는 것과 같이 가상공간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용자 측면에서의 규제 구역'(user-based zoning)은 기술적으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효과적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 사전에 동의한 코드(또는 등급표시제)가 있어야만 하고, ? 차단 프로그램이나 검색기능이 이러한 코드를 읽을 수 있어야만 하며, ? 이러한 프로그램이 널리 이용가능하고 실제 사용되어야만 한다는 3개의 조건을 제시하였다.

인터넷에서의 규제 구역설정이 언젠가는 가능하겠지만 판결을 내리는 1997년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이러한 3가지 조건이 하나도 충족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CDA는 위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오코너는 주장하였다. 즉 마치 서점에서 청소년인줄 알면서도 포르노 잡지를 판매하면 처벌받는 것과 같이 CDA는 인터넷에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청소년만 접근을 배제하는 기능이 기술적으로 현 시점에서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성인의 표현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고 따라서 위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CDA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합헌으로 인정될 여지는 점점 커질 것이다.

한편, 유해한 내용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정부측 주장에도 불구하고 연방대법원이 결국 위헌판결을 내린 법적 근거는 해당 규정 자체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다"(overbroad and vague)는 것이었다. 즉 연방대법원은 일부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표현물 자체를 억압할 수는 없다는 Pacifica판결을 인용하면서 CDA의 목적은 타당할지라도 규정 자체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기 때문에 성인들뿐만 아니라 교육적, 또는 다른 정당한 목적으로 외설물을 사용하고자 하는 단체나 개인까지도 접근이 제한 당하고 있고, 또 위반에 대해 형사 제재를 가함으로써 표현 활동에 대해 냉각효과(chilling effect)를 가져올 수 있음을 들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다시 입법을 함으로써 좀더 명확한 표현을 한다면 CDA는 얼마든지 다시 부활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현행 청소년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인터넷 내용물 규제 체제는 유해물 판단의 기준 자체가 불확정 개념으로 되어 있고, 따라서 미국의 연방대법원 판결이 제시한 것처럼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기" 때문에 역시 위헌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똑같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인터넷상의 공개된 사이트라 할지라도 규제체계가 불완전한 청소년의 선택권을 부모가 도와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도와주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에 있다.

즉 정부가 가부장적 지위에서 개인이 보아서는 안되는 것, 해로운 것을 판단하고 규제하며, 이를 위해 형사책임까지 사업자에게 물을 수 있는 구조는 표현 자유에 대한 냉각효과 차원을 넘어 검열과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 수술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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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인용된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