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검열과 내용 규제

방 석 호







1. 서 론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라디오방송에서의 외설적 욕을 규제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던 Pacifica사건에서 방송매체는 사전경고도 없이 각 가정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독특한 전파성'(uniquely pervasiveness)을 가지고 있음을 판단의 주된 이유로 내세운 바 있다. 반면, 외설적 전화서비스 규제의 위헌을 판시한 Sable판결은 전화는 라디오와는 다르다는 점을 오히려 분명히 함으로써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의 특성을 강조하였다. 더욱이 Sable판결은 음란(obscene)과 외설(indecent)을 구분, 외설물을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보호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가상공간(cyberspace)의 대표적 매체로 자리잡은 인터넷은 방송매체와 달리 연혁적으로도 규제를 받아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용자를 유해한 내용물에 우연히 노출시키거나 원하지 않아도 프라이버시까지 침입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는 아니다. 대부분은 오히려 사전경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에게 유해한 정보가 제공되는 구조를 전제하고 있다. 외설적 전화서비스 규제문제를 다룬 Sable판결 역시 스위치를 틀면 유해한 내용물에 우연히 접하게 되는 지상파방송과 달리 수용자가 유해한 내용물을 스스로 선택하는 구조적 특징을 강조, 외설적 내용에 대해 보호하여야 한다고 하였고, 이런 논리는 인터넷에도 역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가상공간은 폐쇄적이거나 제한된 사람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이 접근할 수 있는 gateway를 통제하는 법적, 제도적 방법이 불완전하면 할수록 음란과 외설을 구분, 외설물에 대해 청소년이 접근하는 것을 통제한다는 것이 오히려 성인의 접근권까지도 통제하게 됨으로써 쉽게 위헌 시비에 휩싸이게 된다.

미국의 1996년 통신법(Telecommunications Act) 제5편(Title V- Obscenity and Violence) CDA(Communications Decency Act)에 대한 1997년의 위헌 판결을 통해 연방대법원은 인터넷이야말로 이제까지의 매체 중 가장 참여지향적 형태이기 때문에 정부의 관여로부터 최대한의 보호를 받아야 함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의회가 CDA를 수정, 다시 제정한 'Child Online Protection Act'(일명 'CDA II' 또는 제안한 Oxley의원의 이름을 따서 'Oxley법'이라고 불림. 이하에서는 'CDA II'라 인용함)에 대해 펜실베이니아의 연방지방법원이 집행정지결정(temporary restraining order)을 내림으로써 인터넷 외설물 규제에 대한 위헌 시비는 다시 불거지게 되었다.

한편, 우리의 형법과 전기통신기본법은 음란물에 대해 특별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외설물은 일종의 특별법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 보호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규율되는 차별적 규제체계를 가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1998년 4월 30일의 결정문에서 '음란 또는 저속한 간행물'을 이유로 출판사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출판·인쇄소 등록법 제5조의 2 제5호 중 '저속한 간행물'에 관한 부분은 위헌임을 선언한 바 있다. 즉 헌법재판소는 구체적 이유로 "저속한 표현은 음란 표현과 달리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는 표현이며 일정한 사회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이러한 표현을 전면 금지시키는 것은 특수한 상황에서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중대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표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임을 제시하였고, "헌법상 보호받는 저속한 표현에 대해서까지 이를 전면적으로 무단 금지시킴으로써 청소년 보호의 입법 목적을 넘어선 과도한 기본권 제한임이 분명해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점도 추가로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외설과 음란을 구별, 청소년 보호를 하여야 하는 헌법적 필요성은 우리 법체계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이하에서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인터넷에서의 음란, 외설물에 대한 규제의 한계를 주로 미국 판례를 중심으로 소개, 분석하면서 우리 법체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통해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2. 미국 판례법의 발전과 법리 분석

1) CDA I 제정전(前)

미국에서 내용규제의 틀을 갖추게 된 것은 1960년대 초에 이르러서였다(Carter, Franklin, & Wright, 1989:281).

특히 음란물에 대한 것이나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대한 법들은 표현자유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헌법적 정당성을 일관되게 인정받고 있었으며, 지금의 인터넷 내용물 규제에도 역시 그대로 적용된다.

구체적 판결로 인용되고 있는 것으로는 음란물에 대해서는 Miller v. California, 그리고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대해서는 New York v. Ferber를 각각 들 수 있다.

Miller판결에서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른바 'contemporary community standard'를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①지역 사회의 평균인이 판단할 때 성적 관심(prurient interest)을 자극하고 있는지의 여부, ②역시 지역 사회의 평균인 시각에서 판단하여 해당 주법(州法)에서 정의된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혐오스럽게(patently offensive) 묘사하거나 기술하고 있는지의 여부, 또한 ③전체적으로 보아서 상당한(serious) 문학적, 예술적, 정치적, 그리고 과학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결여하고 있는지의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게 되면 결국 음란물로 판정받게 됨을 판시하였다.

한편, 미성년자가 음란행위의 주체가 되어 등장한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대해 Ferber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은 Miller판결기준과는 별도로 청소년들의 신체적, 정신적 평온(well-being)을 위한 규제의 재량권이 정부에 있고, 따라서 아동 포르노그라피는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따라서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음란한가의 여부에 관계없이, 즉 Miller판결의 기준과는 무관하게 일정 연령 이하의 어린이들에 의한 특정한 성행위를 시각적으로 묘사한 내용물이기만 하면 유통은 물론이고 제작, 심지어는 개인이 집에서 소지하고 있는 것 역시 제재를 받게 된다. 다만 구체적 성행위에 아동이 실제 이용되었을 경우만을 처벌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 단지 영상을 합성하거나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에 불과할 뿐 아동이 이용되지 않았거나, 또는 나이에 비해 어리게 보이는 성인을 이용하였다면 처벌할 수 없게 된다(Smedinghoff, 1996:326∼327).

음란물의 표현이 전화음성서비스와 같은 선택적이고도 무형의 서비스 형태로 나타나게 되면서 법적 규제의 문제는 새로운 양상을 맞게 되었다.

일찍이 1983년에 미국 의회는 청소년들이 음란전화에 노출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에게 음란하고(obscene), 외설적(indecent) 내용의 음성서비스를 제공하면 형사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내용의 법을 제정한 바 있다. 동(同) 법은 특별히 해당 서비스회사가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없도록 FCC가 설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했음을 입증한다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규정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초기의 관련 FCC규칙은 수정헌법 제1조와의 관계에서 위헌임을 판시받았고, 이후 보다 가다듬어진 상태로 FCC가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규칙의 형태로 제시한 것이 신용카드, 액세스 코드, 그리고 스크램블 기술을 통한 접근의 실질적인 제한이었다.

이후 미국의회는 1988년에 dial-a-porn법을 2차례에 걸쳐 개정하게 되었고(Watkins, 1990:374∼376),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가게 된 Sable 판결에서 외설적 내용물에 대해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법 규정은 성인들에게 허용된 정당한 접근까지도 차단하게 된다는 이유로 위헌판결을 받았다.

방송 이외의 새로운 영역에 대한 음란물 규제를 둘러싸고 내려진 Sable판결이 인터넷에서의 음란물 보호 한계와 무관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특히 연방대법원 판결이 표현매체의 특성에 따라 외설물의 규제한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은 인터넷 내용규제에서도 중요한 논점으로 작용한다.

또한 청소년들을 외설적 내용물로부터 차단하기 위해서는 제한적 접근만을 허용하여서는 안되고 완전한 금지가 필요하다는 정부측 주장을 Sable사건에서 배척하였다는 점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즉 외설적 내용물에 대한 규제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규제의 시급한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최소한의 규제 방식으로' 표현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해져야만 한다는 원칙을 Sable판결이 거듭 천명함에 따라 신용카드, 액세스 코드, 그리고 스크램블을 통해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으며, 따라서 법적 제재를 통한 일률적 규제 대신 이런 기술적 대안들을 통해 훌륭하게 입법적 의도를 달성할 수 있음을 판시하였다는 사실은 인터넷 내용규제에서도 역시 중요한 원칙으로 등장하게 된다.

2) CDA I 제정후(後)

1996년 6월 11일에 펜실베이니아 연방지방법원으로부터 위헌판결을 받게 된 1996년 통신법(Telecommunications Act)의 CDA(Communications Decency Act) 조문(條文)은 특별히 통신의 상대방이 18세 이하의 청소년이라는 것을 알고서 의도적으로 외설적인 내용물을 만들거나, 제작하거나, 전송하거나 하는 등의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과, 노골적으로 혐오스러운 성적 내용물을 보내거나 현시(display)하기 위하여 쌍방향 컴퓨터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처벌 규정으로 요약된다.

펜실베이니아 연방지방법원은 문제 규정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우선 유해내용물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들에 대해 검토하였다.

이런 대안 가운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업계의 자율적 노력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것이 PICS(Platform for Internet Content Selection) 프로그램이다. 즉 인터넷을 이용하여 사업을 하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는 물론이고, H/W, S/W업자들이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World Wide Web상의 프로그램을 부모들이 조절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개발한 결과 탄생한 것으로서, 참가한 단체들은 단순히 컴퓨터와 통신, 방송 분야의 사업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무역업체, 그리고 공익단체 등도 망라되어 있다. PICS 표준은 내용의 적정성에 따라 등급을 매긴 인터넷의 사이트만 PICS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등급을 매긴 사이트만 청소년들이 액세스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만들어졌다.

또 다른 기술적 대안으로 실용화된 것은 부모들로 하여금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 특정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었다. 특히 Cyber Patrol은 Micro Soft사가 1995년 8월에 개발한 것으로서 부모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청소년들이 접근을 하지 못하도록 고안되었으며, PICS표준에 맞추어서 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한 최초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이용자(부모)의 선택권에 바탕을 두면서 인터넷상에서 음란물을 차단하는 기술적 대안으로서의 소프트웨어는 점점 널리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특정 사이트나 단어에 대한 접근을 막을 수 있을 뿐 음란한 영상물 자체를 차단할 수는 없는 한계가 있다.

한편, 내용물에 대한 등급표시제(tagging)는 내용물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하여금 등급표시를 하도록 하고, 이용자는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설정된 등급을 읽게 함으로써 접근을 제한하자는 발상이다. 그러나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내용물에 대해 사업자로 하여금 등급표시를 하도록 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요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전세계적 통일기준이 필요하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특정 연령층이나 지역에서만 등급표시제가 작동하게 하는 것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외설적인지의 판단은 소프트웨어에 의해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인간에 의해 내려질 수밖에 없다는 등의 이유를 고려할 때 등급표시제 시행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인터넷 유해물로부터 정부가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성 자체는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CDA관련 조문들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기' 때문에 비례원칙을 지키지 못했고, 성인의 표현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모호하다'는 이유로 위헌판결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음란한 내용물, 아동 포르노그라피에 대해서만큼은 정부가 조사하고 기소할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와 무관함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곧 상소하였고, 심리과정에서 CDA의 합헌을 주장하기 위해 3개의 연방대법원 판결들을 선례로 제시하였다.

먼저 제시한 1968년의 Ginsberg 판결은 성인에게는 음란하지 않지만 17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음란물을 파는 것을 금하는 뉴욕 주법(州法)이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이었다.

연방대법원은 동(同) 판결에서 청소년의 정신적, 육체적 안녕을 보장할 정부의 이익(interest)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자녀들을 잘 양육할 부모의 권위도 인정한 바 있었다.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CDA는 청소년에게 음란물을 팔지 못하게 하여도 부모가 자식들을 위해 음란물을 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판시한 Ginsberg사건과는 달리 부모가 설사 동의를 하든 음란물 검색하는 것을 도와주든 18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이 제공되면 부모까지도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CDA는 상업적 목적의 검색은 물론이고 모든 활동에 다 적용될 뿐만 아니라 뉴욕 주법과는 달리 'obscene'이나 'patently offensive'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등의 뚜렷한 차별성을 들어서 연방대법원은 Ginsberg판결이 선례로서 부적절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정부가 선례로 제시한 또 다른 판례는 1978년의 Pacifica판결이다. 연방대법원은 문제가 되었던 방송 비어 자체는 노골적으로 혐오스럽지만(patently offensive) 방송으로서의 외설에는 해당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을 배척한 바 있다. 특히 외설적 비어가 표현자유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는 방송의 맥락에서 검토되어야만 한다고 판시하면서 오후 시간대에 청소년들이 쉽게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사정 등을 들어 FCC의 방송중지결정이 표현자유에 비추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CDA위헌소송에서 연방대법원은 Pacifica는 연혁적으로 가장 표현자유가 제약을 많이 받아왔던 방송을 대상으로 한 것인 데 반해, 인터넷은 그러한 연혁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CDA는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Pacifica판결을 판단의 근거로서 배제하였다.

또한 주택가에서 성인용 영화상영관을 두지 못하도록 연방대법원은 1986년의 Renton판결을 통해 판시한 바 있다.

CDA가 인터넷에서의 '가상규제구역'(cyberzoning)을 만들고자 한 것이기 때문에 Renton판결과 같은 취지에서 합헌이라는 정부측 주장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그러한 음란물 구역은 내용물 자체가 전파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범죄예방이나 지역경제의 보호, 주거지역으로서의 삶의 질 보호 등 부수적 효과(secondary effect)를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물을 직접 규제하는 CDA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았다. 즉 CDA는 청소년들을 외설적이거나 노골적으로 혐오스러운 내용물의 직접적 영향으로부터 차단시킬 목적으로 가상규제구역을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물 자체에 대한 규제이며, 따라서 'time, place, manner'에 따라 '내용중립적' 규제의 한계를 설정한 Renton판결과는 다르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처럼 3개의 판례 모두가 인터넷 내용규제에는 선례로서 부적절하다고 판시한 다음, 연방대법원은 문제의 CDA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2가지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하나는 CDA가 내용물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의 모호함은 곧 표현자유를 위축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우려이고, 또 하나는 CDA가 최고 2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형사처벌 규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호한 규정과 더불어 부정적 효과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CDA조항이 모호하지 않으며, 특히 'patently offensive' 부분은 Miller판결에서 제시한 2번째 요건에 해당되기 때문에 위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Miller판결은 주법에서 patently offensive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도록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성행위 대해서만 적용되는 데 반해, CDA는 여전히 모호한 개념을 유지하고 있고, 적용범위도 성행위뿐만 아니라 신체의 다른 기관 등 훨씬 넓게 적용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정부측 주장을 배척했다.

연방대법원은 마지막으로 정부가 주장한 면책조항들에 대해 검토하면서 유해한 프로그램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는 현재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존재하더라도 잠재적 수용자까지 보호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없음을 지적, 면책조항의 타당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또 다른 면책규정인 신용카드나 성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등을 통해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실제 기술적으로도 가능하고 상업적 목적으로는 이미 실용화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비상업적 서비스 제공자들에게는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가져오기 때문에 비현실적임을 판시하였다.

결국 연방대법원은 이론적이고도 확인되지 않는 검열을 통한 이익보다는 민주사회에서의 표현자유를 신장시키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은 '돼지를 굽기 위해 집을 태워버리는 것'이라고 비유한 Sable판결을 인용, CDA는 인터넷의 상당한 영역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판단하였다.

3) CDA II의 등장

CDA I의 위헌판결 이후 의회가 다시 별도의 법으로 제정한 CDA II는 웹사이트를 이용,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내용물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민·형사 처벌로 규제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 민사소송법 제65조에 규정되어 있는 요건에 따라 연방지방법원은 1998년 11월 19일자로 CDA II의 집행정지를 잠정적으로 (1998년 12월 4일까지만 집행의 효력이 정지되고 있음) 결정함으로써 인터넷 외설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의회의 또 다른 노력에 제동을 걸었다.

더욱이 문제가 된 CDA II의 'harmful to minors' 조문 자체는 CDA I에서 위헌판결을 받았던 'indecent'를 사용하지 않고, 다만 obscene을 포함한 광의의 'harmful' 단어 속에 융해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단어의 개념 정의를 함에서도 Miller판결의 3가지 기준을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위헌을 피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CDA II의 보호대상 자체가 청소년이기 때문에 CDA II는 음란을 제외한 나머지, 즉 외설물 규제에 초점이 맞추어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위헌 시비에 대한 타당성은 CDA I에서와 똑같은 맥락에서 파악될 수 있다.

연방지방법원은 위헌 여부를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고, 민사 소송법상 일종의 가처분 소송에서 필요한 법적 요건인 '회복 불가능의 피해'에 대한 차단 필요성을 인정, 간접적으로 CDA II의 위헌을 판시하고 있다.

즉 무거운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사업자가 자체 검열을 하게 됨으로써 결국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회복 불가능의 피해'가 발생하게 되고, 아무리 짧은 기간동안 표현의 자유가 상실되더라도 이것은 곧 '회복 불가능의 피해'가 된다는 논리를 들어 간접적으로 위헌을 선언하고 있는 셈이다.

3. 내용물 차단 프로그램의 등장

1) 미국 판례와 쟁점

공공도서관에서 음란물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한 차단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자체 규정이 표현자유에 위배되는지의 여부가 문제된 Mainstream Loudoun v. Loudoun County Library Board of Trustees사건에서 미국 버지니아주의 연방지방법원은 1998년 11월 23일자로 그러한 내용물 통제 규정이 수정헌법 제1조에 위배됨을 판시하였다.

표현의 자유는 청소년을 인터넷 음란, 외설물로부터 차단시킬 규제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기술적 대안으로 등장한 소프트웨어가 대부분 비효율적이고, 더욱이 청소년 보호를 위해 성인용 외설물을 차단하는 기술 자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내용물이 음란하지 않고 표현자유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많은 웹사이트들이 오히려 접근을 제한 받을 수 있게 된다.

즉 사회에서 논쟁을 벌일 가치가 있는 내용물조차도 특별한 등급제를 전제로 작동되는 프로그램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틀속으로 들어올 수 없는 위험이 존재하게 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11월 23일자의 미국 연방지방법원 판례도 도서관의 모든 컴퓨터에 의무적으로 내용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한 내규가 오히려 유해하지 않은 프로그램까지 차단되는 결과를 낳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법리적으로는 CDA I과 같이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이를 강제하는 내규가 비례원칙에 따라 필요 최소한의 제한에 머물고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따짐으로써 위헌 여부를 판정하고 있다. 즉 Sable판결에서도 잘 판시한 바와 같이 사안에서의 수단과 내규가 과연 'the least restrictive means'에 해당되는가를 검증하였고, 그 결과 내규의 합리적 조정, 프라이버시 보호장치의 채택, 컴퓨터 위치의 조정, 인터넷 사용교육 등 다른 최소한의 규제수단들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성인의 표현자유까지 지나치게 제약하는 잘못을 범했음을 이유로 들어 피고 패소판결을 내리게 되었다.

인터넷은 즉시 열람가능한 수백만권의 장서와 출판물로 구성된 거대한 도서관이며, 그 내용 또한 사람의 사고와 마찬가지로 다양하다는 특성을 연방대법원은 CDA I판결에서 이미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공공도서관에서의 자유로운 열람을 억제할 수 있는 특정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해당 공공도서관의 규정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 연방지방법원의 시각은 새로운 것은 아닌 셈이다.


2) 내용 등급제도의 문제점

주관적 가치판단에 바탕을 둔 등급제와 소프트웨어가, 내용물을 지나치게 차단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제3자에 의한 등급제와 이에 기초한 소프트웨어를 보급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가?

사실 PICS(Platform for Internet Content Selection)가 널리 보급될 수 있었던 큰 이유로 World Wide Web Consortium에 의한 다양한 집단이 만든 자율적 등급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제3자에 의해 등급제가 이루어지게 되면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의 경제적, 기술적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표현자유에의 위축을 가져올 우려는 상당 부분 제거되는 장점이 있지만 World Wide Web이 아닌 다른 배포시스템에 대해서는 작동될 수 없고, 근본적으로는 개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제3자간, 국가간 유용한 정보교환시스템으로는 활용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게 된다.

더욱이 특별한 프로그램이 청소년보호를 이유로 하더라도 결국 판단능력이 불완전한 청소년 자신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청소년을 지키고 보호하여야 할 1차적 책임을 가진 부모의 내용 선택권을 도와주기 위한 것인 만큼 프로그램 자체가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즉 내용차단 소프트웨어 자체가 가정에서의 수요를 전제로 만들어진 것으로서 이를 정부가 강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은 정부에 의한 사전 내용규제인 '검열 금지'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부모의 효율적 감독, 교육 등을 보조할 수 있는 수단으로 그러한 소프트웨어가 사용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기업체를 통해 내용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등급제를 핵심으로 하는 특정 프로그램의 채택을 정부가 처벌을 통해 강제한다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런 시스템 자체가 민주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은 우리에게도 역시 타당하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하게 되면 공공도서관이 특별한 소프트웨어를 사용, 내용을 통제하는 것은 가정에서의 부모 선택권과 달리 자유로운 접근과 다양한 선택을 보장하여야만 하는 도서관의 기능과 모순될 뿐만 아니라 특별한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강제함으로써 표현의 자유가 금하는 검열이 된다는 비판으로 쉽게 연결된다(Cyber-Rights&Cyber- Liberties, 1997).

우리의 경우 현재 인터넷에서의 유해물 규제를 위한 특별 소프트웨어는 한국전산원에서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전산망 보급확장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만들어진 정부출연연구기관이며 준(準)국가단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소프트웨어가 민간회사들에 의해 제작, 판매되고 있는 미국, 유럽과는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만약 개별 사이트 목록을 열거하는 식으로 접근을 차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기술수준이라면 '한국전산원'이 수행하고 있는 현재의 내용물차단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체제는 내용과는 무관한 방식이라고 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업체가 정면에 등장하지 않는 구조는 곧 행정기관에 의한 사전검열을 추정케 한다고도 할 수 있다.

4. 우리나라의 관련 법과 제도에 대한 분석

1) 검열의 의미

헌법재판소 1996년 10월 4일자 결정은 헌법 제21조 제2항의 검열은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사상이나 의견 등이 발표되기 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그 내용을 심사, 선별하여 발표를 사전에 억제하는, 즉 허가받지 아니한 것의 발표를 금지하는 제도를 뜻한다. 그러므로 검열은 일반적으로 허가를 받기 위한 표현물의 제출 의무, 행정권이 주체가 된 사전심사절차, 허가를 받지 아니한 의사표현의 금지 및 심사절차를 관철할 수 있는 강제수단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이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검열금지는 의사표현의 발표 여부가 오로지 행정권의 허가에 달려 있는 사전심사만을 금지하는 것이지만 민간인으로 구성된 당시의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에 대해 "…행정기관이 아닌 독립적인 위원회에서 행한다고 하더라도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검열절차를 형성하고 검열기관의 구성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라면 실질적으로 검열기관은 행정기관이라고 보아야 한다.…"로 판시하고 있고, 1997년 3월 27일자의 헌법재판소 결정 역시 검열은 "그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행정청이 주체가 되어 사상이나 의견 등이 발표되기 이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그 내용을 심사·선별하여 사전에 억제하는 제도"로 정의하고 있다.

민간과 정부부처 사이에 준행정기관이 넓게 포진하고 있는 우리의 행정현실을 고려할 때 해석론상 '행정기관'으로 볼 수 있는 범위는 상당히 넓어질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인터넷 검열 논쟁이 사업자에 의한 자율적 등급제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내용차단 프로그램의 채택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지더라도 문제의 핵심은 '채택의 의무화'와 이를 강제하기 위한 '처벌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용자는 처벌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감수하지 않을 것인가의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당하는 점을 강조하게 된다. 더욱이 'chilling effect'의 개념에서도 보듯이 표현의 자유가 가장 넓게 구가되어야만 하는 인터넷에서는 침해의 가능성으로도 표현자유의 침해 여부를 판정하기 때문에 '검열'의 형식적 의미에 착안, 표현자유의 침해 여부를 판정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2) 전기통신기본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인터넷에서의 음란, 외설적 내용물에 대한 규제는 전기통신기본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전기통신기본법 제48조의 2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음란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반포·판매·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와 동시행령 제16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을 불온통신으로 간주, 규제하고 있다.

전기통신기본법 제48조의 2는 현행 형법 제243조의 '음화반포 등'의 규정을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한 행위에 대해 특별히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규제의 객체를 형법은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데 반해, 전기통신기본법은 '부호, 문언, 음향 또는 영상'으로 보다 구체화하고 있으며, 벌칙도 형법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무겁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을 뿐, 행위유형은 동일하게 답습하고 있다.

다만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가 제한적 수식어로 규정됨으로써 상업적으로 음란물을 제공하는 개인 또는 사업자, 심지어는 해당 내용물을 전달하는 전기통신서비스 사업자, 설비제공자도 고의가 증명되는 한 모두 형법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한편,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사업자로 하여금 불온통신의 취급을 거부·정지·제한하도록 정보통신부장관이 명령할 수 있고(제53조 3항), 이를 사업자가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상당히 무거운 행정 형벌을 부과하고 있다(제71조). 또한 불온통신에 대한 심의와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한 시정요구는 정보통신부장관이 임명, 구성하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3조의 2).

내용규제에 있어 전기통신사업법이 전기통신기본법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 특징은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음란'한 내용뿐만 아니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통신을 포괄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단순히 외설적 내용물도 미성년자이든 성인이든 대상을 불문하고 전기통신사업법은 규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전기통신기본법에 비해 위헌 시비에 훨씬 쉽게 노출되어 버릴 뿐만 아니라 행정형벌을 통한 과도한 처벌구조 자체는 결정적으로 위헌 논의를 피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둘째의 특징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한 직접적 규제를 통해 불온통신을 단속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비록 개인이 불온통신을 통신망에 올렸더라도 개인에 대한 직접적 처벌규정은 가지고 있지 않은 대신, 전기통신사업자로 하여금 해당 개인에 대한 통신망의 이용을 정지 또는 해지하도록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1차적으로 요구하고, 이를 듣지 않을 경우에는 정보통신부장관이 행정명령으로 강제할 수 있을 뿐이다(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16조의 4). 따라서 성인이든 미성년자이든 개인이 음란한 내용물을 직접 인터넷에 올렸을 때에는 전기통신사업법이 아닌 전기통신기본법에 의거하여 '검찰의 기소 →법원에 의한 판결'이라는 고리 속에서 처벌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본다면 전기통신사업자는 개인과 달리 '불온통신'인지의 판단 자체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장관에 의해 이루어지는 구조 속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외설물'을 다루게 되더라도 '외설물'의 취급을 거부, 정지 또는 제한을 명하는 행정명령에 복종하거나 또는 이를 거부하고 행정형벌에 의한 처벌을 감수하는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이런 선택의 강요는 모든 표현물에 대한 것은 아닐지라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 효과'를 가져옴은 물론이고, 따라서 위헌이 된다는 점을 이미 미국 연방대법원이 잘 판시한 바 있다. 또한 헌법적으로 보호되는 '성인에 대한 외설물'일지라도 처벌을 두려워한 사업자에 의해 사전규제를 받게 된다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아울러 개인 또는 전기통신사업을 하기 위해 정보통신부 장관의 허가, 등록 또는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는 인터넷 사업자, 기타 단체(영리적 목적의 회사 포함)의 경우에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을 상대로 외설물을 제공하더라도 정보통신부 장관에 의한 규제를 받지 않게 됨으로써 그만큼 상대적으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과도한 규제가 가해지고 있음을 추정케 하며, 이것은 곧 규제의 목적 달성을 위해 '최소한의 규제 방식으로' 외설물 규제를 하여야 함을 강조한 미국의 Sable판결과 분명히 모순됨을 확인하게 된다.

셋째의 특징으로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내용'의 기준 자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이런 지적은 곧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이 위헌판결에서 우려한 기준의 모호성, 즉 'overbroadness'와 일치하게 된다.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의 기준은 현행 민법 제103조에서 계약의 무효를 통해 사적 자치의 한계를 설정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서 표현자유에 대한 한계와 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 행정 형벌이 발동되기 위한 기준으로 우리 법에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대법원이 위헌으로 판시한 근거, 즉 ① 규제의 모호함은 곧 표현자유를 냉각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 ② 최고 2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형사 처벌규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호한 규정과 더불어 부정적 효과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의 기준은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3) 대법원 판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로 대표되는 내용물 규제의 법적 기준이 민법에서의 계약자유를 한계짓는 강행규정과 일치한다는 점은 한국PC 통신주식회사가 게시판에 게재된 명예훼손적 내용물을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와 이를 그대로 인용한 약관에 따라 삭제한 사건에서 우리 대법원이 삭제행위의 정당성을 약관의 해석에 근거, 판단하게끔 만드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즉 대법원은 "컴퓨터 통신에 게시된 게시물의 내용이 약관에 정한 삭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게시물의 문구만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고 그 게시물이 게재될 당시의 상황, 게재자의 지위, 게시물을 게재하게 된 동기와 목적, 게시물의 표현방법과 내용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히면서 "대체로 타인을 비방하고 중상 모략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며 불법적인 노조활동을 선동하거나 교사(敎唆)하는 등 사회질서를 해하는 내용과 건전한 미풍양속을 해할 염려가 많은 상스럽고 저질스러운 표현을 담고 있는 노조활동과 관련된 컴퓨터통신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그 전용게시판 서비스를 일시 중지시킨 컴퓨터통신 사업자의 행위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와, 자체 약관에 따라 전용게시판과 일반게시판에 게재된 내용물을 삭제한 것을 정당한 근거 있는 삭제행위이며 법령 및 약관에 위반되는 계속적인 불온통신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 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는 것 자체는 법원의 판단이 실정법의 명문규정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수긍할지라도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로 명예권의 한계를 약관의 해석에 의존하게 되면 명예권과 표현의 자유를 '사안에 따라 사법부가 개별적으로' 비교형량, 구체적 한계를 설정하여 온 헌법의 구조와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표현자유의 한계 역시 결과적으로 법이 아닌 약관의 해석에 의해 정해지는 결과를 빚게 됨으로써 단순한 기본권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질서이자 제도인 표현자유의 성격과도 일치하지 않게 된다.

둘째로 외설물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결과가 정보통신부 장관에 의한 내용삭제 명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전기통신사업자가 이에 불복하면 최종적으로는 법원에 의해 행정형벌의 적용여부가 판단되겠지만 사실상 행정명령의 불복을 사업자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여건을 고려할 때 표현자유의 한계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기관이 행정기관이 되어버리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우려는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 정보통신부 장관에 의해 구성됨으로써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속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심의규정을 통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직접적 구속력을 발휘할 경우 더욱 현실화된다.

실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의해 만들어지는 심의규정 제23조는 "누구든지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음란한 표현, 퇴폐 행위의 적나라한 묘사 및 잔인한 폭력내용 등을 긍정적으로 다루거나 문제의 해결방법으로 제시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오히려 규제의 기준은 확대되어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검열'의 시비는 피할 수 없다고 보인다.

셋째, PC통신 사업자에 의한 '불법적' 내용물의 통제는 피해자나 서비스 이용자들의 요청에 의하든 사업자의 자율적 판단에 의하든 사업자 자신이 책임의 귀속주체가 되기 때문에 미국식의 'state action'이나 독일식의 '기본권의 제3자적 효력'을 내세워 표현자유의 논쟁으로 이어지기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사안에서의 한국PC통신주식회사처럼 정부가 운영하는 공기업의 경우에는 state action은 물론이고, 기본권의 제3자적 효력도 적용하기가 훨씬 용이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즉 PC통신에서의 명예권 보호를 위한 표현자유의 한계 설정을 단순한 법령과 약관의 한계에 대한 문리적(文理的) 해석 문제로 봄으로써 '표현자유 침해'에 대한 헌법적 판단 자체를 배제하고 있는 것은 논리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사안의 PC통신 이용이 국내 폐쇄적 통신망을 전제로 한 것이긴 하지만 전용게시판은 물론이고, 일반게시판에까지 올린 글임을 상기할 때 이미 우리 고등법원이 PC통신에서 국회의원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 및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컴퓨터통신은 전체적인 토론의 범위 내에서 어떠한 의견을 통신문으로 게재하고 이에 대하여 반박이 있으면 그 반박에 대하여 다시 답변하는 내용으로 토론이 진행되는데, 그 통신문은 통신가입자에게는 모두 공개되어 있어 누구라도 그 토론의 주제에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매체의 특성을 판시한 점과도 모순된다.

4) 통신의 비밀과의 충돌

우편물은 물론이고 인터넷과 같은 전기통신설비에서의 통신비밀은 헌법 제18조의 취지에 따라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특별히 지켜지고 있다. 즉 "전기통신에 대하여 당사자의 동의없이 전자장치, 기계장치 등을 사용하여 통신의 음향, 문언, 부호, 영상을 청취, 공독(共讀)하여 그 내용을 지득(知得) 또는 채록(採錄)하거나 전기통신의 송·수신을 방해하는 것"으로 정의된 '감청'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음란한 내용물을 제조, 배포한 자에 대한 처벌이 전기통신기본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가능하더라도 처벌을 위해 수사를 하는 것 자체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한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나 헌법에 규정된 '통신의 비밀' 역시 필요한 범위내에서의 제약이 수반되는 것이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는 구체적으로 '범죄 수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의 허가요건'을 열거하고 있다.

문제는 음란물 규제를 위해 필요한 형법 제22장의 '성풍속에 관한 죄'는 제5조에서 빠져 있다는 점에 있다.

현행법상 '감청'의 개념은 수사기관이 제3자로서 당사자간 통신을 동의없이 파악하려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용자를 가장(假裝), 함정수사를 하는 경우에도 역시 당사자의 동의없이 내용을 파악하려고 하였다는 점에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제조, 배포를 처벌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활동은 통신비밀보호법상의 입법적 미비 때문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5. 맺음말

미국 연방대법원은 일부의 사람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표현물 자체를 억압할 수는 없다는 Pacifica판결을 인용하면서 CDA I의 입법목적은 타당할지라도 규정 자체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기 때문에 성인들뿐만 아니라 교육적 또는 다른 정당한 목적으로 외설물을 사용하고자 하는 단체나 개인까지도 접근이 제한당하고 있고, 위반에 대한 형사제재를 가함으로써 표현활동에 대해 위축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위헌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CDA II에 대한 연방지방법원의 효력 집행정지결정도 무거운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사업자가 자체검열을 하게 됨으로써 결국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회복 불가능의 피해'가 발생하게 됨을 들어 간접적으로 위헌을 선언한 것이다. 더욱이 이른바 면책규정을 통해 보급이 권장되고 있는 내용물 등급제와 이를 바탕으로 한 특정 소프트웨어의 보급에 대해 유해한 프로그램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는 현재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존재하더라도 잠재적 수용자까지 보호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연방대법원은 CDA I 판결에서 분명히 지적하였고, Loudoun County Library사건에서도 연방지방법원이 이를 거듭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 연방대법원이 CDA판결에서 인터넷에 대해 책이나 신문과 같은 최대한의 표현자유가 인정되어야 함을 판시하고 있는 것은 규제의 '시급한 필요성'에 대한 엄격한 입증책임을 통해 '표현자유에의 침해 가능성' 여부를 검증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의 헌법재판소가 판시하고 있는 사전적 '검열'이 존재하는가의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위헌 여부를 판정하는 것은 인터넷 내용규제에서 타당한 접근방법이라고 하기 어렵다. 즉 인터넷의 특성상 정부의 관여로부터 최대한의 보호를 받아야만 한다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상기한다면, 내용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의 적정함과 이로 인한 폐단의 가능성을 표현자유의 틀속에서 검증하는 문제를 우리처럼 행정기관에 의한 직접적 사전규제의 유무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우리의 경우는 무엇보다도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의 불온통신 기준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실질적으로 기준을 집행하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동(同)기관에 의한 시정요구, 정보통신부 장관의 행정명령,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형벌의 유기적 구조 자체가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규정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외설물에 대해서까지 사업자 스스로가 과도한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한 내용통제를 하도록 법으로 강요함에 따른 표현자유의 침해 문제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업자에 의한 가상공간에서의 내용통제 문제는 외국의 '기본권의 제3자적 효력' 이나 '국가행위론'(state action) 이론을 등장시키지 않더라도 현행 유기적 시스템의 필연적 산물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사적 자치의 한계를 설정하기 위한 약관의 해석 차원이 아니라 표현자유의 한계를 설정하는 차원에서 접근되어야만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또한 일정 기준에 의해 내용이 차단되는 등급제와 이를 바탕으로 한 내용차단 프로그램은 주관적 가치판단이 개재(介在)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효성의 내재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위헌 시비로 쉽게 연결되지만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내용 중립적인 수단들, 예를 들면, 이용시간의 제약, 교육을 통한 계몽 등의 간접적 방법이 효과적이지 못한 한 내용차단 프로그램은 오히려 더욱 개발, 보완될 것이라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그런 프로그램의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처럼 민간에 의한 자발적 협조체제에 의거, 프로그램이 개발, 보급되고 있는 것이 아닌 구조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표현자유의 침해 시비로 직결될 수 있음도 고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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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인용된 판결문들.

⼇방석호

現 홍익대 법학과 교수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미국 듀크대학 법학 석사·박사

저서:《미디어 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