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9호 표지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기술
유비쿼터스, 꿈인가 현실인가

임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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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유비쿼터스 천지다.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IT839의 핵심에는 유비쿼터스(ubiquitous)가 있고 이 말은 ‘도처에 널려 있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 는 뜻이란다. 이는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를 통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보겠다는 정부 정책의 표현이기도 하다.

최근 정통부는 IT839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했다. 정통부 로드맵의 주요내용은 광대역통합망(Broadband convergence Network, 이하 BcN)의 안전한 접속환경 구현을 위한 플랫폼 구조개발,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IPv6)기반 도메인네임시스템(DNS)의 보안관리시스템 구축, 마지막으로 100기가 이상의 초고속네트워크 정보보호기술개발 등이다. 우선 정통부 IT839의 핵심을 이루는 기술 몇 가지를 살펴보자.

IPv6,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

IPv6는 인터넷 주소를 기존 4자리 주소 체계를 6자리로 늘리는 새로운 주소체계이다. 기존 IPv4기반의 IP주소는 32비트, 4자리 주소 체계로 약 43억개의 IP주소를 만들 수 있었다. IPv6는 128비트, 6자리 주소 체계를 도입, 2의 128승 만큼의 IP주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무한대로 IP주소를 생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 우리는 IPv6의 개발을 통해서 늘어난 만큼의 더 많은 인터넷 주소를 가질 수 있다. 이것은 전자추적시스템(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이하 RFID)기술과 결합하여 모든 사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유비쿼터스’ 환경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HDTV등 모든 기기에 IP주소를 부여하여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유비쿼터스 사회에서는 IPv4체계로는 IP주소가 턱없이 부족할 것이며, IPv6는 IPv4가 가지고 있었던 이런 IP주소의 한계를 극복해 줄 것으로 보인다.

BcN, 광대역통합망

BcN은 통신을 비롯해 방송, 인터넷 등 각종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서비스를 통합하고 전송속도를 높인 통합 네트워크다. 하나의 망 위에서 방송, 전화, 인터넷이 한꺼번에 서비스되는 것이다.

정통부는 오는 2010년까지 민간 자본 포함한 2조원을 BcN사업에 투입하기로 하고, 초고속 인터넷 데이터 속도를 현재 2Mbps 수준에서 50-100Mbps급으로 올릴 계획이다. BcN이 도입되면 인터넷을 통한 HDTV 시청은 물론 TV를 통한 양방향 전자상거래(T-Commerce), 인터넷 학습 이러닝(e-Learning)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며, IPv6 및 홈네트워크 등과 결합해 새로운 인터넷 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RFID, 전자추적시스템

RFID는 깨알 만한 작은 칩으로 기존 바코드에서 몇 단계 발전한 개념이다. RFID는 주로 상품에 부착돼 상품의 가격이나 재고현황, 이동경로와 구매자에 이르기까지, 해당 상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기존의 바코드와는 달리 먼 거리에서도 수십 개의 RFID에 저장된 정보를 한꺼번에 읽을 수 있다.

정통부는 RFID 시범사업으로 조달청, 국방부, 한국공항공사 등 5개 기관에서 RFID시스템을 구축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김포-제주구간에 RFID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수하물 추적 통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수입 쇠고기에 RFID를 붙여 통관 시점부터 가공, 유통 및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한다. 국방부에서도 탄약과 저장박스에 RFID를 부착해 탄약의 위치정보를 파악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RFID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휴렛팩커드(HP),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가장 먼저 RFID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TI는 최근 결제 기능이 포함된 RFID까지 제공하고 있다.

신기술, 자본의 흐름

지금까지 정통부 IT839전략의 핵심인 유비쿼터스 코리아의 미래를 떠받치고 있는 기술 몇 가지를 살펴봤다. 과연 이런 세상이 가능하기는 할까. 최근 TV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고들은 유비쿼터스 세상이 마치 눈앞에 다가온 현실로 묘사하면서, 원하기만 하면 바로 손에 잡을 수 있는 그런 세상으로 그리고 있다.

2005년에도 정부와 기업은 세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보겠다는 야심찬 기획 아래,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새로운 기술개발에 주력할 것이다. 하지만 유비쿼터스가 누구에게나 안전한 정보와 시스템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정보는 하나의 권력이 되고 있으며, 누군가 이러한 환경을 이용하고자 할 때는 자신의 중요한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또한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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