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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해외동향
무역관련지적재산권기구 이사회, 3월 회의 결렬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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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월 8일과 9일 양일간 세계무역기구의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WTO TRIPS, 이하 트립스) 이사회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트립스협정 제31조의 개정방법을 결정해야 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결국 다음 이사회 기간인 6월 14-15일에나 다시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2003년 8월 30일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에서는 공중보건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제약생산시설이 없는 국가는 특허기간이 만료되기 전이라도 카피약(generic)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반영하여 특허권자의 허락이 없이도 특허를 이용하여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강제실시에 관한 트립스협정 제31조를 개정하기로 하는 결정(일명 830결정)을 하였다. 당초 개정시한은 2003년 말이었으나, 회원국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개정시한을 2005년 3월까지로 미룬 것이다.

여기에서 쟁점은 830결정문을 어떤 형식으로 트립스협정 제31조에 반영할 것인가이다. 트립스협정 제31조는 특허권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국가가 제3자로 하여금 공익상 이유로 특허발명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경우에는 이렇게 생산된 제품을 외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각 회원국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830결정은 이러한 의무가 의약품 생산능력이 없는 국가에 의약품을 수입하는 경우에는 면제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결정은 지나치게 의무면제 범위가 제한되어 있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따라서 개발도상국들은 그 문구를 보다 간결하게 하여 트립스협정 제31조 본문에 삽입하자는 입장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은 830결정문을 원안대로 트립스협정 제31조의 각주에 넣자는 입장이다. 또하나의 쟁점은 830결정문과 함께 발표된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 의장성명서를 트립스협정 개정에 포함시킬 것인가이다. 의장성명은 830결정문을 지나치게 제한적으로만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개도국은 트립스협정에 반영하는 데에 반대하나 미국은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거의 2년간 진행된 이 협상이 다음 6월 회의에서 결론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참고. http://www.wto.org/english/tratop_e/trips_e/ trips_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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