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호 사람들@넷
지구촌의 '아름다운 반란'을 전한다
지구촌을 여는 인터넷신문 '지오리포트'를 만드는 사람들

고영근  
조회수: 3349 / 추천: 56
지난 이라크전 당시 미국의 거대미디어들은 중동지역의 사람들을 모두 테러범이나 전쟁광인 것처럼 묘사하면서 미국의 전쟁을 정당화시키려고 노력했다. 헐리우드에서 만들어내는 블록버스터영화들은 중동사람들을 테러나 일삼는 '싸이코'와 같은 존재들로 취급하기 일쑤였다. 지오리포트는 지난 이라크전 때 미국의 거대미디어들이 일삼는 진실왜곡에 맞서 이라크전의 참상과 아름다운 이슬람문화, 중동지역사람들의 따뜻함을 국내에 올바르게 전해 많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 세계 유학생·교포가 특파원

지오리포트가 인터넷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02년 2월이다. 부산일보에서 10년여간 기자로 일해오던 유만찬 대표는 지난 1997년 국제부에 있을 때 중동지역에 관한 특집기사를 맡게되면서 해외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일 때문에 자신이 직접 중동지역에 가보니, 해외 외신들이 그곳 소식을 너무나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 해외 외신이 전하는 것과 자신이 본 것이 너무도 달라 이들을 제대로 알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지오리포트를 만드는데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 매체를 만든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지도 못하던 때라, 그 때 품었던 생각을 차일피일 미뤄오다 인터넷매체의 등장과 더불어 비로소 생각을 구체화시키게 된다. 사이트구축과 필진섭외 등 6개월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오리포트는 비로소 지난 2002년 2월 인터넷에 그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지오리포트에 올라오는 기사는 대부분 기자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들어내고 있다. 회원제도는 일반회원과 기자회원으로 되어 있는데, 현재 사이트에 등록한 일반회원은 1천 1백 명 정도이고, 기자회원은 3백 명 정도다. 하지만 기자회원 가운데 정기적으로 기사를 올리는 사람은 1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자회원들은 해외 유학생들과 해외교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자회원들이 보내는 원고는 한 달에 대략 20여 꼭지 정도이지만 지오리포트는 이 가운데서 검증된 것만을 싣는다. 지오리포트는 기자회원들과 유만찬 대표, 상근기자 한 명이 만들어 왔는데, 최근 상황이 많이 어려워져 유 대표와 온라인상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프로그래머 한명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소식들을 기자회원에게 주로 의존하다보니 어려운 점도 많다. 가장 어려운 것은 자신들이 원하는 편집방향을 기자회원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지오리포트는 앞으로 필자들을 발굴해 해외통신원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제는 우리의 눈으로 세계를 본다

'강대국의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들의 눈으로 제대로 세계를 보자.' 지오리포트가 내세우고 있는 편집방향은 이렇다. 이는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외신이 주로 미국과 유럽, 일본의 눈으로 바라본 것이 대부분이라, 이제는 세계 각 나라의 시각에서 지구촌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지오리포트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사이트를 보고 운동성격의 매체가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이에 대해 '절대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신들이 운동성격의 매체로 보이는 것은 지난 911테러 이후 팔레스타인문제나 이라크전을 많이 다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앞으로는 읽으면 기분 좋고 미소지을 수 있는 글들을 많이 올릴 계획이고, 조금 무겁고 의미 있는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어깨에 힘을 빼고 가볍게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군이 사용한 열화우라늄탄 때문에 발생한 기형아들과 피해자들의 끔찍한 사진을 편집할 때였는데, 너무도 가슴이 아파 소주 한 병을 다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유 대표는 지오리포트를 만들면서 가슴아팠던 에피소드에 대해 이와 같이 이야기했다. 또 가장 기뻤던 일로는 콜롬비아 '우와'족의 사례를 꼽았다. 우와족이 사는 땅에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이라는 거대석유회사가 들어와 석유개발을 하려했으나, 원주민 5천명이 '석유는 지구의 피'라는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투쟁해 지난해 5월 석유회사가 끝내 철수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우와족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우리나라 외신이나 강대국들의 외신에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이런 지구촌의 아름다운 반란을 전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유 대표는 또 "지금 당장 아무리 어렵더라도 편집방향은 결코 훼손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지오리포트라는 매체는 자본에서 철저하게 독립되어 순수하게 운영하고, 운영비용은 다른 사업을 해서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오리포트는 세계 각 국의 희귀한 물품을 파는 지구촌 쇼핑몰도 구상하고 있다.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