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29호 레니의'떼끼'
대세는 막을 수 없다
RSS와 XML

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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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블로그가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RSS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습니다. 블로그의 메뉴 가장 하단에 생기는 ‘XML’마크를 보며 이게 어디에 쓰이는 건지 의아해 하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현재 알에스에스(RSS)는 웹에서 가장 각광받는 콘텐츠 배포 방식이 되었습니다. 개인 미디어로서 블로그의 확산과 더불어 RSS도 범용적으로 사용되게 되었고, 지금은 RSS피드만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서비스도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RSS는 ‘Rich Site Summary’, 혹은 ‘RDF Site Summary’, 혹은 ‘Really Simple Syndication’의 약자입니다. 이 약자가 무엇이든 간에 여하튼 RSS는 어떤 웹콘텐츠의 요약본을 제공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이트의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 웹브라우저를 열고 특정 사이트의 주소(URL)를 주소창에 입력하여 그 사이트가 브라우저에 뜬 후 내용을 읽곤 합니다. 하지만 RSS를 이용하면 이런 식으로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자신에게 가져와 모아서 볼 수 있게 됩니다.

RSS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콘텐츠 수용자에게 있어 매우 편리한 콘텐츠 수집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RSS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새로운 콘텐츠의 업데이트를 알려주고, 콘텐츠가 아무리 많아도 이를 범주화시키고 원하는 방식으로 정렬해서 보여줄 수 있습니다. 만약 특정 블로그나 사이트의 콘텐츠에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일이 브라우저에서 주소를 치고 들어가는 것보다 한 번에 모든 콘텐츠를 모아서 볼 수 있는 RSS리더를 선호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죠.

동시에 콘텐츠 제공자에게 있어서도 RSS는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재편집해서 새로운 콘텐츠의 집합을 만들 수도 있고, 다른 RSS 제공자와 연합하여 또 다른 의미의 콘텐츠 집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저작권 문제만 조율한다면 여러 곳에서 생산하는 콘텐츠들을 재가공할 수가 있게 되는데, 이는 알에스에스 엑스엠엘(RSS XML)이라는 표준적인 콘텐츠 배포 형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RSS에서 사이트의 정보를 나타내기 위해 엑스엠엘(XML, eXtensible Markup Language)을 사용합니다. XML은 간단하게 말하면 데이터 교환을 위한 표준으로, 특히 계층형 데이터를 쉽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은 블로그의 카테고리 정보를 XML로 표현한 것입니다.

XML은 에이치티엠엘(HTML)과 마찬가지로 태그 기반의 마크업 언어(markup language)이기 때문에, 태그를 정의하기에 따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설정을 기록해둔 설정 파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요즘 추세에 따르면 심지어 XML로 프로그래밍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데이터 교환의 용도로 쓰이는 것인데, 대표적인 예를 들면 웹에서 기사를 출판하는 언론의 경우, 기사를 XML 형식에 맞춰 보내면 자동으로 HTML 페이지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표준에 맞게 XML만 만들면 다른 언론사의 기사라도 쉽게 받아 쓸 수 있게 되는 셈이죠.

물론 RSS에도 별도의 XML 표준이 있습니다. 현재는 많은 곳에서 RSS 2.0을 기준으로 XML을 생성하고 있는데, RSS 2.0은 RSS 1.0과 달리 웹표준기구인 월드와이드웹컨소시움(W3C)의 표준에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RSS 서비스를 위해 생성되는 XML 파일을 RSS 피드(feed), 또는 웹피드(web feed), RSS 스트림(RSS stream), RSS 채널(RSS channel)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 중 피드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만약 특정 사이트의 RSS를 구독하고 싶다면, RSS 피드의 주소를 반드시 알아야 되는 것이죠.

XML은 기계는 물론 사람도 읽을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RSS XML만 있어도 어느 정도 사이트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를 보다 알아보기 쉽고 깔끔하게 표현하기 위해 RSS XML을 읽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존재합니다. 이를 RSS 리더, 또는 RSS 수집기(aggregator)라고 하는데, 자신의 컴퓨터에 깔아서 쓰는 형태의 프로그램들도 무수히 많으며, 모질라 파이어폭스(Mozilla Firefox)의 라이브북마크(Live Bookmark)나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7.0 버전처럼 브라우저에서 아예 RSS 리더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RSS는 콘텐츠 배포와 수집 방식으로 이미 큰 흐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RSS 구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피드들의 대부분이 블로그이지만, 반드시 블로그가 아니더라도 인터넷 언론 같이 RSS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도 많으며 게시판 같이 콘텐츠가 쌓이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RSS를 지원하려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추세가 사용자의 귀차니즘을 잘 이해한 결과일지도 모르지만, 동시에 생산한 콘텐츠를 보다 쉽게 배포할 수 있고 콘텐츠들의 재편집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점에 있어서, 단순한 배포 기술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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