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1호 불여우잡기
불여우를 타고 항해에 나서다

달군 / 진보네트워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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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의 윈도(Windows)가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인터넷에 접근하기 위해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사용하는 웹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이하 IE)는 ‘윈도에 끼워 팔기’라는 독점적인 배포방법으로 독점적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IE의 독점적 지위가 가지는 위험성은 국내 웹사이트들에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IE가 웹표준을 준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웹표준을 지키는 것이 무의미하게 여겨지거나 쉽게 간과되고, 심지어는 IE가 아닌 웹브라우저에서는 작동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한 사이트들도 허다한 실정이죠. 때문에 이용자들은 IE외의 브라우저를 선택할 권한을 잃어버리게 되고, 기술적으로 더 불편하더라도 IE를 쓸 수밖에 없게 되어 IE에 갇히게 됩니다. 또한 웹표준을 준수하지 않는 풍토로 인해서 시각장애인의 웹접근성을 떨어뜨리는 불평등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잘 가라, IE!

이 정도만 해도 이미 IE랑 절교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배를 다른 것으로 갈아타는 것만으로도 다른 웹을 만들고 항해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웹이라는 바다가 IE라는 배에 맞추어서 변화되어왔기 때문에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히겠죠. 하지만 그런 불편함도 다른 바다를 만나는 모험의 즐거움이라고 여길 수 있는 자세만 되어있다면 배를 갈아타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결심했다면, 새로운 배를 찾아 봐야겠지요?

IE를 떨게 하는 불여우

IE외의 브라우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애용하는 "FireFox - 불여우"라는 매력적인 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불여우
그런데 왜 하필이면 불여우냐구요?

마지막 때에 짐승은 무너지고, 불신자들은 기뻐하리라. 그러나 모두 소멸되지 않으리니 거대한 새의 재로부터 살아나 불신자들을 잡아 불과 번개로 그들을 덮으리라. 짐승이 다시 살아나 새 힘을 얻으리니 맘몬의 추종자들은 공포에 떨리라.
- 모질라서 7장 15절


마치 요한계시록의 일부인 듯 한 느낌의 저 구절은 불여우 주소창에 about:mozilla라고 쓰면 나타나는 일종의 이스터 에그(Eater Egg)입니다. 이스터 에그란 개발자들이 사용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프로그램 안에 숨겨둔 메시지 등을 의미한다는군요. 장난스러워 보이는 저 모질라서 7장 15절은 "MS의 독점에 불여우로 맞서리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불여우를 소개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불여우는 IE(MS)의 독점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저렇게 유머도 잊지 않고 말이죠. 실제로 불여우가 브라우저 점유율 10%를 넘어서자 IE는 드디어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고 IE6 출시 후 4년 만에 IE7 개발팀을 새로 꾸려 부랴부랴 탭브라우징이나 RSS 기능 등을 추가하고 웹표준에 맞게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불여우가 IE를 움직이게 한 것이지요.(드디어 맘몬의 추종자들이 공포에 떨기 시작한 것일까요??)

그리고 불여우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으로 무료 배포되고 있습니다. 불여우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불여우가 누구나 프로그램의 개발/개선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이기 때문일 겁니다.

또 불여우는 웹표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탭브라우징, 팝업창 차단 관리, 통합 검색, RSS를 이용한 라이브북마크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IE보다 훨씬 편리하게 항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확장기능과 테마를 이용자들이 만들 수 있어 브라우저 자체를 이용자들의 참여에 의해서 만들어 갑니다. 때문에 IE보다 빠르게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고 디자인도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꾸밀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나만의" 웹브라우저를 만들 수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IE에서는 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었던, 이런 것들이 귀찮기보다는 이것저것 골라서 붙여보고 써보고 하다보면 하나의 놀이처럼 빠져드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국내 이용자 커뮤니티가 탄탄하게 형성되어있다는 것이 불여우를 사용하게 되는 큰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불여우가 한글화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면 그것 자체가 커다란 문턱이 되었겠지만 현재 국내 불여우 커뮤니티는 상당히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 실정에 맞는 여러 가지 확장기능도 만들어져 있어서 ‘IE없이는 안되겠어!’ 하고 포기할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불여우를 타고 항해에 나서다

이제 이유는 충분히 들었으니 지금 당장 불여우를 설치해 보세요. 한글 모질라 파이어폭스 (mozilla firefox) 홈페이지인 ‘mozilla.or.kr’로 가면 클릭 한번으로 불여우를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설치과정 역시 매우 간단합니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 불여우만으로도 충분하게 웹을 항해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기능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오늘은 꼭 설치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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