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3호 기획 [서울대 도서관, 저작권법 위반으로 피소]
서울대 도서관, 저작권법 위반으로 피소
학위논문 이용 제한, 과연 문화 발전을 위한 조치인가?

오병일 / 네트워커   antiropy@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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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일,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아래 센터)는 서울대학교 도서관 및 학위논문원문공동이용협의회(아래 학공협)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하였다. 센터에 저작권이 신탁이 된 학위논문 13건에 대해 서울대학교 도서관 및 학공협에서 불법적으로 서비스하였다는 것이다.
학위논문원문공동이용협의회
복사전송권관리센터, 서울대 도서관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

학공협은 대학 내에서 생산되는 학술자료의 공유와 공개를 목적으로, 지난 2003년 4월 서울대학교 주도로 발족하였으며, 현재 160개 대학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이 보유한 8만여 논문 원문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하여, 학공협은 68개 대학의 학위논문 32만 5천여 건을 회원 대학 및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왔다.

센터는 복사와 전송에 관한 권리를 저작권자로부터 신탁받고, 신탁받은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자가 쉽게 저작권자를 확인하여 저작권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이다. 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대학교 도서관 등은 2005년 11월 22일에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의 신청에 의하여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로부터 해당 불법행위에 대한 조정결과를 통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정결과 조차도 무시하고 불법이용을 계속”하였기 때문에 고소에 이르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 도서관 측은 고소 이후 해당 학위논문 원저자로부터 도서관의 비영리적 이용에 대한 이용허락을 받았으며, 허락받지 못한 학위논문에 대해서는 서비스를 중지하였으나, 관리의 소홀로 일부 기관에서 해당 3건의 학위논문에 대한 복제, 전송이 이루어졌다고 하며, 고소에 대해서는 현재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3월 7일부터 ‘디지털 원문의 공개이용’에 대한 동의서를 받지 못한 자료에 대해 도서관내로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다. 센터 역시 법적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동의서 없는 학위논문 원문에 대한 서비스를 3월 13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학공협에서 원문 이용이 가능한 자료는 39개 대학 8만 6천건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한 자료에 대한 허락없는 복사 및 저장을 방지하기 위해 DRM(디지털저작권관리)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원문 공개 동의서를 받기 이전의 논문들,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현재 각 대학 도서관들은 2000년을 전후해서부터 학위논문 저자로부터 원문 공개에 대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따라서 현재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동의서를 받기 이전의 학위논문들이다. 센터의 고소가 있기 전까지 서울대 도서관 및 학공협은 동의서가 없는 학위논문도 원문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매년 생산되는 학위논문 중 극히 일부만이 비공개 요청을 하는 것으로 볼 때, 동의서를 받기 시작하기 전에 창작된 논문의 저자들도 기꺼이 동의를 해 줄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전자도서관
그러나 센터는 그것이 오래 전 자료일지라도 저자의 동의가 없는 제공은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고소 이후에 서울대 도서관이 원저작자로부터 직접 이용 허락을 받은 것을 두고, “고소에 따른 처벌을 현재의 저작권자인 신탁단체가 아니라 원저작자의 인정에 기대어 무마하려 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또한 (서울대 도서관이) “저작권법상의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저작권법이 친고죄임을 악용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건에 대하여만 이용을 중지하거나 저작자와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것에 대해, 이는 “자신의 저작물이 불법적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저작권자들의 권리를 짓밟는 행위이며 계속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불법하게 이용하려는 처사”라고 비난하였다.

센터의 고소는 문화 발전에 역행하는 행위

그러나 교수, 학생 등 학술 정보의 이용 당사자들은 서울대 도서관이 피소되고 서비스가 제한되고 있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계 역시 센터의 고소 조치에 대해 도서관계에 대한 협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보공유연대 IPLeft 정경희 운영위원은 “학위논문은 비영리적 목적으로 생산되고, 서점 등의 유통기관을 통하여 유통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일반 저작물들과 구별되는 특징”이라며,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의 이러한 노력이 진정한 의미에서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 및 이용확대를 통한 문화향상 발전을 이루도록 하는 노력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센터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는 저작권료 혹은 도서관 보상금의 징수가 아니라 저작물 이용활성화를 통한 문화향상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번 고소는 센터의 이러한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재 서울대 도서관측과 센터는 모두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문제가 된 학위논문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에 따라 위반 여부가 판결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고소건의 본질은 몇 개 학위논문의 처리 문제에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고소 대상이 된 논문은 8만여 건 중 13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은 고소 후에 원저자로부터 이용 허락까지 받았다. 이번 고소 건을 계기로 센터와 도서관계가 감정적 대립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 이면에 디지털 도서관의 보상금 규정과 관련한 도서관계와 권리자 단체의 오래된 갈등이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디지털 도서관의 운영과 관련하여 도서관계와 권리자 단체 사이의 합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법적 분쟁을 포함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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