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4호 블로거TO블로거
음악과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그 곳
돕헤드님의 블로그 blog.jinbo.net/dopehead

영은 / 블로거  
조회수: 4400 / 추천: 68
어느 날 은근슬쩍 진보넷에 들어가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다. 처음엔 나의 이야기를 담아내기보다는 그저 내가 잘 알고 있는 활동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들의 블로그를 돌아다니는 것이 좋았다. 마음을 가다듬고 조심스레 슬쩍 나의 이야기들은 시작되었다. ‘블로거투블로거’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러한 코너의 레이더에 나의 블로그가 잡힐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었다니 기쁘기도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내 차례였다. 도대체 어떤 블로그를 소개해야 하는 것일까? 흠... 사실 난 글을 읽을 때 글을 쓴 사람은 많이 고려하지 않는다. 글은 그 사람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는 그 사람을 완벽히 속여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글에 감동받았다고 글을 쓴 사람이 감동적이지는 않다. 글에 분노했다고 글쓴이가 분노스럽지 만은 않다. 그래서 나에게 다른 블로그들은 항상 글만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다음 주자를 선택하기 위해 ‘블로그’가 아닌 ‘블로거’라는 단어에만 집착하다보니 머리에 쥐가 날 것만 같았다.

이번에 내가 소개할 블로그는 ‘돕헤드’의 블로그다. (http://blog.jinbo.net/dopehead/) 돕은 내가 좋아하는 활동가 친구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하다. 돕헤드의 블로그에 들어갈 때는 항상 이유모를 기대감이 생기곤 한다. 아마도 수많은 영역을 넘나드는 많은 이야기들과 그의 느낌들이 나의 호기심천국을 마구 자극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

그가 번역해 올리는 자료들도 그렇고 언제나 홍길동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의 흔적들은 잔잔한 잔상과 때론 명확한 분노로 그의 블로그에 고스란히 남겨진다. 어떤 날은 새만금에서, 어떤 날은 황새울 들녘에서, 어떤 날은 그의 쓸쓸한 작업실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시들시들한 나를 흔들어 깨워주곤 한다.

돕의 언어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기검열을 많이 거치지 않은, 그래서 매우 자유롭고 통쾌한 느낌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국가기관의 하수인들에게 내 신분증을 까 보이고 싶지도 않지만 그따위 거짓 민주주의 권리 행사를 통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호출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내가 국민이 된다는 것은 이 사회의 수많은 비국민(非國民) 구성원들을 배제시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소수자들에게, 비국민 구성원들에게 '배제된다.'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한다는 것도 나는 잘 알고 있다.....’

사실 특별히 다른 이야기들이 아니어도 그의 언어들은 시원하고 명쾌함을 던져주곤 한다.

돕의 블로그에 가면 그의 감상들과 주장들에 진지함을 느낀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느꼈던 진지함이 그의 블로그에서도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내가 그의 블로그에 정말 열광하는 이유는 그가 가지고 있는 유머 때문이다. 가끔 보이는 그의 엉뚱함 때문이다.

그의 블로그에 가면 농사짓는 그 땅을 군홧발로 짓밟는 망령들을 쫓아내고 싶어하는 돕귀신이 있다. 그의 ‘놀라운 지음’이란 글은 ‘지음’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다가 또 다른 블로거 ‘지음’의 이름까지 이야기가 되었다. 그 덕분에 지음을 비롯한 수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하고 웃기도 하였다. 난 그의 그런 가끔 엉뚱하지만 실없지 않은 즐거운 알참이 좋다.

수많은 그의 이야기들을 이것저것 많이 따오고 싶지만 나머지 내용은 다른 분들이 가질 블로깅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놓을까 한다. 돕은 요즘 자신의 음악에 대해 고민이 많다. 다양한 음원에 대한 욕심과 그 욕심에 비례하여 늘어만 가는 전자음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고 있다. 그의 고민에 딱히 명쾌한 이야기를 해줄 수는 없었지만... 난 언제나 돕의 블로그를 찾는 수많은 블로거들이 그의 고민에 함께 할 것이고 언젠가 또 스스로 명쾌한 해답을 찾고 신나게 노래를 부를 돕의 모습을 믿는다.

음악과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그 곳... 돕의 블로그에 한 번 들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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