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6호 미디어의난
독립미디어 유통을 위한 디지털자전거 타기! [2]

조동원 / 독립미디어활동가   jonairshi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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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미디어의 온라인 배급과 공유

이 방식은 집단적 협력을 가능하게 하고, 폭넓은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제작을 자극하면서 공동체 액세스 센터를 개별적으로, 그리고 전국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곧 독립/대안/공동체 미디어 제작-배급-공유-상영을 위한 집단적 협력 네트워크인 셈이다. 물론, 이것이 아직 시험 중이어서, 일정한 진전을 보이며 성과를 낸 것이 아니니, 정말 좋은가?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니 당분간, 주로 미국에 사는 미디어 선수들이 새로운 이륜차, 디지털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지켜보면 된다.
반면, 국내에는 (최소한 비영리적인 맥락의) 진보적 미디어 온라인 공유 프로젝트는 (논의는 간헐적으로 있었으나 실행된 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도 이런 거 하나쯤 필요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현재 시민방송 RTV에서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행동하라! 비디오로! - 액션V”와 같은 프로그램 제작 과정(전국의 미디어 활동가들이 각 지역의 현안을 주제로 직접 기획・제작한 단편들을 모아 각 꼭지로 구성하여 종합하는 것)은 이러한 온라인 배급/공유 시스템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또한, 퍼블릭 액세스 전국 네트워크 차원에서 공동체 액세스TV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온라인으로 배급/공유하면서 제작 소스 공유, 방영 프로그램 아카이브, 새로운 프로그램 기획 제작 등을 더 해볼 수 있겠다. 이렇게 케이블, 위성, 지상파를 통해 액세스된 프로그램이 인터넷에서 아카이브 되는 것, 그리고 이것이 정보공유라이선스를 통해 개작 허용된 것이라면, 새로운 액세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용으로, 그리고 제작 소스로 공유된다는 것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네트워킹 되고 있지는 않지만) 미디어교육 네트워크, 공동체라디오 네트워크는 위와 같이 적용하고 응용해 볼 수 있을 것이고, 현재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http://blog.jinbo.net/crazykorea)의 전국순회 상영회 사례를 보더라도 독립영화 배급 및 공동체상영 네트워크는 바로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고, 진보적 인터넷언론 네트워크 역시 이미 진보RSS와 같은 실험을 살짝 하고 있으니, 영상/라디오 뉴스 콘텐츠는 곧바로 신디케이션 형태로 실험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각 지역의 미디어센터들이 하나 둘 세워지고 있는데 퍼블릭 액세스, 미디어교육, 독립영화/공동체 상영회를 복합적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각 지역 미디어센터는 지역 간 소스 및 콘텐츠 공유의 각 지역 거점으로 역할 할 수도 있겠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아무래도 우리 사회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전면화 시킬 것이고 그와 동시에 이에 대한 지역별 운동, 영역별 투쟁이 거대 장기화될 가능성도 큰데, 이러한 온라인 배급/공유 시스템은 인터넷 독립 미디어 다채널 방송국 등의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데 있어서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쟁점들: 놓쳐서는 안 되는...

굳이 디지털자전거를 안 타더라도, 이와 비슷한 해외 사례들이 여럿 있다. 디지털자전거가 채택하고 있는 기술로서 비트 토런트 자체를 독립 미디어 제작자 및 이용자들을 위한 것으로 만든 인디 토런트(indy torrent, http://indytorrents.org)가 그 중의 하나이고, 독립미디어센터의 비디오 배급 프로젝트(http://video.indymedia.org)도 흥미롭고, 그 외에도 찾으면 찾는 족족 계속 나오는데...
어쨌거나 지금 당장 디지털자전거를 타거나, 인디 토런트를 만들어보든가 하면서 독립/대안/공동체 미디어 콘텐츠의 배급과 공유를 위한 온라인 배급/공유 활동에 참여하자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모두 영어로 되어 있잖아! 언어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다 될 일이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애초에 이러한 해외 사례를 우리도 똑같이 해보자고 이를 소개한 것도 아니었고, 이를 적절히 참조해서 우리 나름의 미디어 공유 공동체, 혹은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을 만들어나가면 될 텐데,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쟁점들이 토론되고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대략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정도가 아닐까.

1. 문화적인 측면

비자본주의적 방식의 대안적 공유의 문화: 문화적 측면에서 이러한 실험과 개척은 훌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이냐? 기술적인 솔루션은 사실 이미 다 나와 있는 것이니, 사실 독립/대안/공동체 미디어 제작자들, 이용자들, 그리고 다양한 공동체 주체들이 이를 나름의 목적과 기획에 맞게 자율적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 아닐 수 없다. 돈도 없고 자원도 없는 조건에서, 많이 참여 할수록 그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발현되는 네트워크의 효과에 기대는 이러한 독립 플랫폼은 그러한 문화가 널리 퍼져야 또 가능하기 때문이다.

2. 경제적인 측면

비자본주의적 방식의 대안적 공유라는 문화적 측면에서 이러한 실험이 실제로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제작에 드는 비용이라든가 이러한 문화가 안정적으로 재생산되기 위한 경제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의 경제적 측면 또한 관건이 아닐 수 없다. 문화적 확산이 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경제적 문제의 해결, 이는 저작권의 문제를 타고 넘어야 한다. 그럴 때에야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 텐데, 정보공유라이선스와 같은 것은 저작권 체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의미가 있을 뿐이지, 가난한 독립 미디어 제작자들의 현실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3. 정치적인 측면

무차별적인 콘텐츠의 공유가 무조건 좋은 일인가? 그렇지 않다. 그러면, 우리는 어떠한 콘텐츠를 공유하면 좋을까? 당장 답은 없다. 심도 깊은 토론과 전략이 필요한 부분이다. 단순한 기술적 솔루션으로서 디지털자전거를 구경하거나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면, 국내외 상황 변화에 대한 정치적 판단과 감각으로 정교한 디자인이 들어가야 한다. 어떤 콘텐츠들이 만들어져야 하고, 어떻게 보여 져야 하는지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택 주민들과 활동가들의 평화항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보다 더 엄청난 국가와 자본의 폭력으로서 FTA가 마구 달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 것인지, FTA로 끝날 것도 아닌 신자유주의 세계화와의 장기적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정세 속에서 이러한 시스템은 바쁜 와중에서도 해볼 만한 것인지 말이다.

그래서 대안 인터넷TV 프로젝트 - 독립미디어온라인플랫폼이라는 주제의 이어지는 다음 글들에서는 디지털자전거를 잠시 세워놓고 참조해 볼 만한 다른 해외의 사례들을 찾아보거나, 위의 경제적 측면들, 정치적 측면들을 좀 더 집중하여 논의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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