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8호(200610) 여기는
포털의 문제는, 뉴스를 완성품이 아닌 원자재로 취급하는 것

이강룡 / 웹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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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오는 11월 말까지 뉴스 서비스 개편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개편하고자 할 내용은, 먼저 로그인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언론 매체 4개를 선정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고, 다음으로 뉴스를 공급하는 각 언론사가 언론사별 뉴스면을 직접 편집하게 한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는 언론사의 원문 기사로 직접 연결된다. 뉴스를 보는 전체 사용자 중에서 로그인하고 뉴스를 보는 회원들의 비중이 아주 높다면 이 개편안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로그인 없이 뉴스를 보는 일반 사용자들은 전혀 변화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사용자들이나 포털 이외의 매체들이 지적해 왔던 것은 포털의 선정적 뉴스 편집 행태인데, 네이버에서 발표한 개편 사항의 주요내용은 그저 회원들의 개인화 서비스의 확충에 불과하다. 이것으로는 기사의 오락화, 편집의 선정성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

웹의 정보는 양의 문제에서 질의 문제, 즉 신뢰도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내가 늘 제안하는 것은, 포털이 언론사로부터 링크만 제공받는 방식이다. 이 방법이 포털과 언론 모두 살 수 있는 길이다. 아니면 언론사들이 뉴스 링크만 공동으로 제공하는 메타 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네이버와 다음 뉴스팀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한다. 포털의 뉴스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는데, 그러면 따로 자리를 만들면 되지 굳이 국정감사에 호출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경미디어연구소의 최진순기자는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유사언론인 포털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정치권의 인식도 있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포털 길들이기가 시작된 느낌이 든다”며 “아직 관련 법제도 미비한 가운데 포털 관련자들을 무조건적으로 국감장에 세우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 “현황 파악을 하는 자리라면 꼭 그곳이 국감장일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여의도 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19일 여의도연구소가 발표한 연구 자료 “포털 뉴스 무엇이 문제인가”에는 포털 뉴스의 몇가지 문제점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자의적 의제설정, 제목 바꾸기, 편중된 기사 출처(조선, 중앙, 동아 기사가 전체 헤드라인의 10퍼센트를 차지하는 반면, 연합, 노컷, 오마이, 프레시안 등의 기사가 5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데일리안 업코리아 등 정부비판적 기사는 첫 화면에 배치되지 않는다는 점도 덧붙이고 있음), 신문법이나 언론중재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 상황. 이 네 가지 주요 문제점은 모두 여의도연구소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관점이다. 이 문제점들은 요약하면 ‘포털 때문에 한나라당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연구소에서 이 자료를 발표한 이후 네이버에서 자사 게시판을 통해 반론문을 냈다. “네이버는 기사 내용의 의미가 바뀌거나 왜곡되도록 제목을 변경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실제 그렇게 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 개별 기사가 아니라 여러 기사들을 묶을 때 새로운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네이버에서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합니다.”
그러자 여의도연구소에서 발표문을 정정했다. “정정 : 기존에 배포하였던 원본파일 13페이지 2번 [포털 뉴스 공급 조건 및 가격]에서 사례 부분에 - 네이버가 아닌 다른 포털사임을 알려드립니다.” 둘 다 변죽만 울리고 있다.

포털에서 특정 정당에 이익, 불이익을 줄 이유는 전혀 없다. 자사의 이익, 불이익에 관심을 둘 뿐이다. 기사 제목 편집에 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 뉴스 편집의 위험성이기 때문에 똑같은 뉴스가 각 포털 사이트에서 서로 다른 제목으로 편집, 게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포털에서, 각 언론사에서 제공받는 뉴스를 하나의 완성품으로 다루지 않고 알루미늄이나 철광 원석처럼 하나의 다른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원자재로 취급한다는 점이다. 돈을 주고 원자재를 사들였으니 그것으로 자동차를 만들든 자전거를 만들든 그것은 포털 자유라는 것이다. 그러니 제품으로 가공되지 않은 무수한 원자재들은 폐기되는 것이 당연하다. 특정 언론 매체에서 제공한 똑같은 뉴스가 포털 사이트마다 각기 다른 편집을 통해 각기 다른 뉴스로 제공되는 것도 이러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에서 뉴스의 권위 추락, 뉴스의 오락화, 선정성 문제가 발생한다.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뉴스를 뉴스로 보지 않고 뉴스 소스로 보는 관점이 우선 폐기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뉴스 개편도 진정한 개편이 아니다.
여의도 연구소 발표에 대한 네이버의 반론

나는 2005년 3월말 ‘언론광장’에서 주최했던 토론회에서 “포털 뉴스는 사회악이다.”라고 말했고 그 이후 여러 질문과 비판에 시달려왔는데,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뉴스를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자재로 취급하는 관점이 바뀌지 않는 한, 포털 뉴스는 여전히 사회악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불치병 같은 것이 아니라 치료나 예방으로 완치할 수 있는 질병 같은 것이다. 몇몇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모니터링하는 인력과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네이버 뉴스 개편안의 미흡한 점까지 참조하여 자사의 뉴스 서비스 개편에 참조하기 바란다. 물론, 뉴스를 소스로 파악한다면 모니터링 백날 해봐야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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