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6호 기획 [브라질의 보편적 서비스, 텔레센터]
텔레센터는 지역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것
브라질의 텔레센터 프로젝트…기술지원과 운영에 대한 컨설팅까지

오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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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선터 설립 전(좌)과 선립 후(우)
브라질의 텔레센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면서 로드리고 아폰소는 자부심이 가득한 웃음을 보였다. 요즈음 너무나 바빠서 곧 브라질로 돌아가야 한다지만, 아폰소는 현재의 바쁜 생활을 맘껏 즐기는 듯했다. 그는 텔레센터가 설립된 지역의 설립 전·후의 사진을 보여주며 텔레센터가 어떻게 지역 공동체를 변화시키는지 설명한다.
“텔레센터는 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텔레센터는 사람들이 모이고, 소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는 공간입니다. 보십시오. 텔레센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점들이 생겨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사회단체들이 텔레센터 설립에 참여

텔레센터 프로젝트는 한 사회단체가 5개 텔레센터의 설립을 지원하면서 시작되었다. 좌파 정부인 룰라 정부는 텔레센터 프로젝트를 지지했고, 현재 상파울로 지방정부가 텔레센터의 설립에 소요되는 모든 재정을 부담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인간개발 지표(Index of Human development)라고 불리는 국가적 기준을 이용하여 공동체를 선택하는데, 이렇게 선택된 공동체들은 주로 전화도 컴퓨터도 없는 가난한 공동체들이다.
텔레센터는 이들에게 네트워크에 대한 기본적인 접속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다만,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이용 시간이 제한될 뿐이다.
아폰소가 일하고 있는 리츠(RITS)와 같은 사회단체들은 텔레센터의 설립을 지원하는데 참여하고 있다. 텔레센터의 구축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과 함께, 텔레센터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해 컨설팅을 수행한다. 하나의 텔레센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술 시스템의 개발 및 업그레이드를 비롯하여, 각 지역의 텔레센터를 자치적으로 운영할 단위를 선정하거나 만들어야 하고, 또 텔레센터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술적, 행정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처음 몇 십 개의 텔레센터를 구축하면서 이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들을 개발했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텔레센터 시스템으로 공개 소프트웨어 이용

텔레센터의 서버는 공개 소프트웨어인 데비안 리눅스를 이용한다. 이들은 레드햇 리눅스를 비롯한 여러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해본 결과, 데비안 리눅스가 가장 안정적이며, 텔레센터에 필요한 기능들을 구현하는데 도움이 되는 디자인들을 많이 갖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텔레센터의 중심 서버는 펜티엄4, 2GHz 프로세서와 약 1G 램을 이용하며,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하드 드라이브가 없는 컴퓨터로 구성된다. 그래서 모든 프로그램은 서버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이용자 컴퓨터는 높은 사양일 필요가 없고, 서버 성능만 강력하다면 30개 내지 50개의 컴퓨터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프로그램으로는 오픈 오피스와 같은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낮은 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잘 작동한다고 한다.
상파울로 전자정부의 중앙 데이터센터에는 두 개의 서버가 구축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복제 서버이다. 새로운 텔레센터를 설립할 때, 텔레센터의 서버는 이 복제 서버의 하드 디스크를 복사하게 된다. 서버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때에는, 우선 테스트 서버에서 여러 기능들을 테스트한 후, 100% 안정성이 입증되면 하드 디스크를 복제 서버로 복사하고, 모든 텔레센터의 서버는 이것을 다시 복제한다. 이미 구축된 텔레센터 서버로의 복제는 원격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각 텔레센터에는 관리 요원들이 있다. 이들은 각 지역 공동체가 선발하지만, 정부로부터 급여를 받으며, 각 지역 텔레센터의 운영을 책임진다. 이와 함께 중앙의 기술 및 운영 요원들이 있는데, 이들은 기술/운영 능력을 입증받은 사람들로 선택되며, 각각 해당 지역의 10개의 텔레센터를 책임진다.
이들은 텔레센터를 계속 돌아다니며, 문제해결을 돕거나 워크숍(일종의 교육 프로램) 등을 조직하는 일을 맡는다. 텔레센터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관리 요원이 없는 경우, 지역의 텔레센터를 지원할 수 있는 중앙 단위가 존재한다. 이들은 긴급 상황시 문제 해결을 지원하며, 인터넷을 통해 지역의 요구가 무엇인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에 대해 파악한다.

텔레센터를 통해 콘텐츠의 생산과 교육은 물론, 지역공동체의 발전도 가능

텔레센터가 단지 네트워크 접속과 이용만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텔레센터 프로젝트는 각 텔레센터를 돌아다니며 콘텐츠 생산과 관련된 워크숍을 조직하는 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각 지역 공동체 주민들에게 정보통신 기술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르친다.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서 웹에 올려놓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데, 각 지역 텔레센터는 각자의 뉴스 사이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 텔레센터의 뉴스는 텔레센터 중앙 포털 사이트에 수집이 된다.
무엇보다 텔레센터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청년들이나 실직자들은 텔레센터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서로 경험을 공유하며, 이를 기반으로 직업을 구한다. 한 사람이 워크숍을 통해 컴퓨터와 인터넷을 배우면, 그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를 전파한다. 사람들은 콘텐츠를 생산하며, 잡지를 만들기도 하고, 지역 공동체를 위한 디자인 센터를 건설하기도 한다.
텔레센터 주변에는 레스토랑을 비롯한 상가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텔레센터의 중요성을 깨달아가게 되면, 지역의 단체나 회사들이 텔레센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돈을 기부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들(텔레센터의 조직자들)은 텔레센터에 어떠한 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각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결정한다. 심지어 사람들이 나중에 리눅스가 아니라 윈도 XP와 같은 독점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텔레센터를 설립할 때, 각 지역 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운영 기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텔레센터 프로젝트 중앙은 단지 각 지역 공동체가 자립할 때까지 재정적, 기술적, 행정적인 지원을 하고, 운영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제공할 뿐이다.
브라질의 텔레센터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들은 현재의 룰라 정부가 텔레센터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4년 동안은 안정적인 지원이 보장될 것으로 믿고 있지만, 텔레센터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는 궁극적으로 각 지역 공동체의 책임이다. 브라질의 텔레센터 프로젝트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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