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6호 Network+Art
조디가 누굴까요?

양아치  
조회수: 3480 / 추천: 51
조디는 한 사람도 아니고, 백인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고, 아이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동물의 이름이나 식물의 이름일까요? 그것마저 아닙니다. 조디는 네덜란드 출신인 조안 헤름스커(Joan Hemmsker)와 벨기에 출신인 덕 패스(Dirk Paesmans)가 조직한 미디어 아트 그룹입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조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룹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엄청나게 유명한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고, 여러 곳에서 전시를 했고, 이들의 그룹 이름이 두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고, 학교수업에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보다... 왜 사람들이 이들의 작업에 관심을 쏟는지 알아보면 재미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들의 작업을 이해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겠지만, 저는 여러분이 이들의 작업을 하이퍼텍스트 예술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음... 개인적으로 하이퍼텍스트 예술이라는 용어를 즐기지는 않지만, 대입해보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안정적 이해방법인 듯합니다. 그리고 재조합이라는 단어를 추가로 대입해 감상해보면 더욱 잘 보일 듯합니다. 아! 그리고 전통적인 내러티브(이야기전개)는 기대하지 않으면 더욱 훌륭한 감상법이 될 듯합니다.
흔히들 하이퍼텍스트는 비선형적, 상호텍스트, 탈 중심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조디의 작업에도 그런 것이 있을까요? 네 당연히 있습니다. 조디의 작업은 비선형, 상호텍스트, 탈 중심적 특징을 지닌 체 텍스트의 물질적 존재인 문자는 물론 디지털의 소재인 에이치티엠엘(HTML), 자바스크립트(Java Script), C언어, 좌표, 아이피(ip), 폼(Form) 등을 동원하고 상호연관 고리인 링크를 통해 상호텍스트를 구현해 내면서 비선형과 탈 중심을 자연스레 연결해 내고 있습니다.(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앞서 전통적인 내러티브를 기대하지 말고 감상해 보자는 언급을 다시 떠올리며 조디의 작업을 보면 분명히 몇 가지 생각이 들것입니다.

첫 번째, 이런 거 나도 할 수 있어!
두 번째, 이런 거 해서 뭐해?
세 번째, 난 더 복잡하고 만들기 어려운 것 만들 수 있어!
네 번째, 이러저러한 생각들.

네... 맞습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많은 생각 혹은 의심을 통해 조디의 작업을 보다 깊이 이해 할 수 있습니다.(이~게 무슨 소리야?) 표준화된 양식(특히 네트웍 시대에서는 사회 문제화 되기도 합니다) 혹은 방식을 통해 조디의 작업을 감상하는 것은 분명 장애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감상법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조디의 작업을 즐길 수 있는 출발이 시작됩니다.

조디의 작업을 볼까요?
jodi.org 검은색 창이 보입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검은색 창과 고정된 창이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기다려 보시면 다운로드 창이 보입니다. 다운로드 받아 실행해보면 잡음과 알 수 없는 이미지가 전개됩니다. 감상을 위해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여보면 조금씩 반응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행을 중지하면 모니터가 무척이나 상해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다행히 컴퓨터를 다시 켜면 원래의 색을 회복합니다) 대부분의 넷 작업은 링크에 기반하고 있는데, 조디의 이 작업은 다운로드를 통한 작업을 감상 할 수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wwwwwwwww.jodi.org 사이트에 접속해보면 수많은 텍스트, 기호, 좌표, 등고선, ip 등이 링크를 통한 하이퍼텍스트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잊지 마세요. 전통적인 내러티브를 잊자!! 조디의 불친절해 보이는 에이치티엠엘(html)을 넘기다 보면 도대체 알 수 없는 기호와 이미지 그리고 문자들이 재조합되어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촘스키의 생성문법, 소쉬르의 랑그와 빠롤, 들뢰즈의 리좀까지 동원해 이해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조디의 작업은 당신의 자유로운 이해를 작품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비 표준화된 감상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조디의 작업을 통해 재미있는 네트워크 작업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호 텍스트, 비선형, 탈 중심 그리고 재조합이 혼합된 조디의 작업을 통해 시스템(혹은 표준화)이 요구하는 이해선상이 아닌 탈 시스템적 이해를 통해 당신을 엔드유저가 아닌 프론트 유저(파워 유저와 조금 달리 사용하고 있습니다)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에 조디의 작업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알 수 있습니다. 나도 하겠다!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