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7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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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살에 컴퓨터 배우는 심현애 할머니… 한글에서 에이치티엠엘까지

서현주  
조회수: 4402 / 추천: 49
서현주(이하 서) : 오늘은 뭐 배우셨어요?
심현애(이하 심) : 한글에서 내년 1월 달력 만드는 걸 배웠어요. 이메일 보내고 받는 것도 배우고, 에이치티엠엘도 조금씩 배워요.

서 : 컴퓨터는 왜 배우세요?
심 : 애들이고 어른이고 다 컴퓨터를 하잖아요.

서 : 그럼 키보드 자판은 다 외우셨어요?
심 : 외우긴... 자판을 다 못 외워서 하나하나 보고 쳐요. 5분에 60타 정도 치나봐요.

서 : 컴퓨터 배운지 얼마나 되셨어요?
심 : 올 봄에 복지관에서 배웠는데 까먹어서 다시 배우고 있어요. 안 쓰니까 잊어버려서 다시 배우기 시작했는데, 워낙 배우려는 노인들이 많아서 몇 달 기다렸어요. 빨랑빨랑 배워야 하는데... 배운 거 잊어버리면 손자한테 배우기도 해요.

서 : 뭐가 제일 배우고 싶으세요?
심 : 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운 사람들끼리 ‘실버컴퓨터세상’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난 남들이 올려놓은 글도 읽고 그림도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자주 들어가는데, 사람들이 (에이치티엠엘을 이용해서) 꽃그림도 올리고 시도 올리거든요. 게시판에서 글씨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는 걸 보면 나도 빨리 배우고 싶어져요. 가끔은 회람으로 들어가서 원본을 베껴서 메모장에 붙이고 그대로 따라 해보기도 해요.

서 : 컴퓨터를 하니까 뭐가 제일 좋으세요?
심 : 밤에 외국에 사는 시누이한테 메일을 보내놓으면 아침에 답장이 와 있어요. 신기하더라고요.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손자랑 대화도 되고... 전에 손자가 숙제를 프린트 해달라고 해서 내가 해주기도 했어요. 우리나라의 김치에 대해 조사해 가는 건데, 프린트해주고 나도 따라 공부도 하고 그래요.
컴퓨터로 이것저것 연습도 하고 가끔 게임에 들어가서 컴퓨터로 고스톱도 하니까 노인들은 지루하지 않아서 좋아요. 하루에 3-4시간씩 시간 보내는 건 쉬워요. 또 세계를 다 아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난 초등학교 밖에 안나와서 영어를 할 줄 모르는데 컴퓨터 배우면서 영어도 조금 배우고...

서 : 컴퓨터 배우면서 힘드신 건 없으세요?
심 : 그냥은 컴퓨터의 글씨를 못 보니까, 보안경 쓰고 안경 쓰고 컴퓨터를 배워요. 그런 건 안 힘든데, 사이트가 개편을 해서 모양을 바꾸면 난 너무 불편해요. 전에 것이 익숙해서 편하니까요.

서 : 다 배우면 뭐하실 거에요?
심 : 얼마 전에도 카페에다 꽃그림 넣은 연하장을 하나 올렸어요. 그런데 (직접 카페에 올려놓은 게시물을 보여주면서)봐요! 그림이 안 뜨잖아요. 남들은 멋있게 올려놓는데, 나는 배울 게 너무 많아서 홈페이지 만들려면 아직 멀었어요. 하지만 다 배우면 내 홈페이지는 직접 만들고 싶어요.

사진 : 김정우 / 네트워커 :: patcha@patcha.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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