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7호 맥으로
맥 이용자들의 생명줄 ‘핫라인’

신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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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지난달 25일 새벽에 한국의 매킨토시 사용자들을 위한 인터넷 음악방송국을 표방한 ‘애플캐스트(www.applecast.co.kr)’라는 사이트가 문을 열었다. 인터넷 음악방송은 흔하디 흔한데 굳이 따로 만든 건 기본적으로 ‘우리끼리 놀자’는 생각 때문이랄 수 있다. 하지만 매킨토시 사용자는 인터넷 방송 이용하는 것도 불편한 한국의 현실도 따로 만드는데 한몫을 했다. 이 방송국의 운영 방식을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웹브라우저로 이 사이트의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에 ‘OnAir(온에어)’라는 표시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엠피3(mp3)음악 재생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스’가 뜨면서 바로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사이트의 방송 일정표 링크를 누르면 ‘아이칼’이라는 일정 관리 프로그램에 방송시간표가 기록된다. 물론 아이튠스(http://www.applecomputer.co.kr/itunes/)와 아이칼(http://www.applecomputer.co.kr/ical/)이라는 프로그램이 컴퓨터에 깔려 있어야 하는데, 둘 모두 애플컴퓨터가 무료로 배포하는 것들이다. 아이튠스는 최근 윈도용으로도 나왔다.

음악방송을 들으면서 청취자들끼리 채팅하고 신청곡을 엠피3 파일 형태로 방송진행자에게 보내고 하는 일은 ‘핫라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이 프로그램은 윈도용도 있기는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주로 쓴다. 이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은 이렇다.

채팅, 자료실 운영 기능이 있는 핫라인 서버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트래커’라고 불리는 개인 서버 등록소에 자신의 서버를 등록한다. 이 서버를 이용하려면 핫라인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이용해 접속한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에 ‘applecast.co.kr’에 접속하면 애플캐스트가 운영하는 채팅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http://www.hotspringsinc.com/pages/060down.html’에 가면 구할 수 있다.

전세계 매킨토시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는 핫라인은 불법 소프트웨어나 동영상이 유통되는 통로라는 오명도 있지만, 상업적인 포털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도 간단히 끼리끼리 모이는 채팅 공간이나 각종 정보 공유 공간을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누구나 접속하게 할 수도 있지만, 회원에게만 접속을 허용하는 폐쇄된 공간을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 맥사용자의 ‘생명줄’ 구실을 한다고 할 핫라인은 2004년 1월7일 새벽 2시에 특히 북적거릴 전망이다. 이 시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매킨토시 전문 전시회인 맥월드엑스포 개막연설이 시작되는 때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좁스는 최근 몇 년동안 이 개막연설에서 컴퓨터업계 전반의 주목을 받는 새로운 제품을 발표했다. 그래서 연말께부터 이번엔 어떤 제품이 나올지를 놓고 미국에서는 온갖 추측과 소문이 나돌았다.

한국의 열혈 맥 사용자들은 핫라인에 모여 채팅을 하면서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이 개막연설을 본다. 이 채팅 자리에서는 영어 잘하는 이들의 연설 통역과 컴퓨터에 능통한 이들의 신제품에 대한 즉석 분석과 평가를 들을 수 있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핫라인은 매킨토시 사용자 외에는 모르는 ‘그들만의 아지트’ 구실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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