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8호 http://
세상에 공짜란 없다?

서현주  
조회수: 2759 / 추천: 42
"또야!"
요즘 잘 나가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의례 “또야!”라는 말이 나온다. 광고들 때문이다.

사이트 한복판에 떡하니 떠있는 ‘달걀 프라이광고’, 페이지를 옮겨 다닐 때마다 팝업으로 뜨는 서로 다른 ‘바꿔치기형 광고’-이런 경우 ‘오늘 하루 다시 열지 않기’를 클릭 해도 소용이 없다. 기사 내용으로 옮겨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형 광고’, 홈으로 갈 때마다 뜨는 ‘문지기형 광고’, 화면 여기저기에 더덕더덕 붙어있는 ‘도배형 광고’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난 이런 광고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 ‘공짜 사이트에 들어왔으니까 이정도야 참아야지’하며 날 놀리는 것만 같다. 마치 지뢰밭을 걷고 있는 것 마냥, 자칫 마우스를 잘못 누르면 어김없이 광고 페이지로 들어가 버리는가 하면, 기사를 읽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무조건적인 광고타임 5초. 이것만이 아니다. 지워도지워도 다시 뜨는 광고팝업을 지우며 난 내 인내력을 시험하게 된다.

얼마전 모 인터넷 언론사에 시민사회단체를 분노하게 만든 광고가 하나 떴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WTO를 빨리 비준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람들의 항의표시가 이어졌고 이후 원고를 기고하지 않겠다는 단체들도 나왔다. 이유는 달라도 조선일보에 글을 기고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온라인업체들의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는 수익모델일 것이다. 그래서 회원이나 접속자 수가 많은 곳이라면 의례 광고유치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광고에도 예의는 있다. TV를 보는 시청자나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에게도 최소한의 선택권은 주어진다. 프로와 프로사이에 광고를 보기 싫고 듣기 싫다면 광고시간에는 채널을 돌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신문은 넘겨버릴 수 있다. 그러나 내용으로 넘어갈 때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뜨는 인터넷 광고는 어쩌란 말인가.

이쯤 되면 광고는 폭력이 된다. 사이트 방문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광고는 더이상 광고가 아니라 내게는 ‘폭력’으로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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