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8호 나와
앞서가는 정보화, 두려운 선생님들
교육 정보화에도 유행이 있다? … 교육현장의 요구보다 교육부의 공문으로 만들어져

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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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주(이하 서): 학교에는 컴퓨터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계신 선생님이 몇 분이나 되나요?
공민경(이하 공):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계시고, 부장님과 기획담당, 네트워크 담당, 홈페이지 담당, 그리고 전산을 담당하고 있는 저 정도에요. 교과과목은 사회를 가르치고 있지만, 별도로 전산업무를 맡은 지는 2년 됐어요. 생활기록부를 전산처리하기 위한 연수도 하고, 서버 관리하고, NEIS나 CS에 선생님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인증처리와 같은 업무를 해요.

서: 다른 선생님들이 컴퓨터에 관해 많이 물어보시죠?
공: 그럼요. 한번은 모니터를 켰는데도 컴퓨터가 안 된다고 해서 봤더니... 모니터 전원이 꺼져 있더라고요. 하드에 불이 들어오는데 모니터 화면이 안나오니까 망가졌다고 생각한 거죠. 결국 모니터 전원이 따로 있는 줄 모른다는 이야기이인데... 모르는 만큼 컴퓨터에 대한 두려움도 커요. 하루종일 컴퓨터 한 번 안 켜는 선생님도 계시니까요.

서: 수업 중에도 컴퓨터를 사용하나요?
공: 수행평가를 위한 리포트 작성이나 프리젠테이션, 영상제작 등에는 많이 쓰여요. 주로 학습자료를 보여주는 용도죠. 하지만 선생님들이 바라는 것은 교과교실을 마련하고, 학생들이 수업 중에 모둠별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하세요. 수업 중에 수행평가를 끝낼 수 있어야 협동학습도 가능하니까요. 지금 교실에 대형 텔레비전이 있기는 한데, 뒤에 앉은 아이들도 잘 볼 수 있도록 빔프로젝트도 하나씩 있으면 좋겠고, 전지 크기의 종이가 인쇄되는 프린터도 있으면 수업하는데 도움이 될거에요. 소프트웨어도 다양하게 깔면 좋겠고요.

서: 현재 학교 컴퓨터의 사양은 어느 정도인가요?
공: 대부분 98년도에 들어온 컴퓨터들인데, 윈도우95에 한글96과 오피스 정도가 깔려있어요. 스피커가 안나오는 것도 많고... 전에는 소프트웨어도 복사해서 많이 썼는데, 불법소프트웨어 단속 때문에 정품만 깔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소프트웨어가 워낙 비싸니까 컴퓨터마다 깐다는 건 엄두도 낼 수 없어요.

서: 학교 홈페이지도 있나요?
공: 그것도 교육정보화의 하나로 만들었어요. 홈페이지 담당 선생님이 있지만, 관리도 힘든 마당에 내부에서 만든다는 건 엄두도 못내거든요. 그래서 예산을 2백50만원 올렸더니 확~ 깎았더라구요. 안만들면 계속해서 공문이 내려오고... 처음 홈페이지 만들 때 ‘선생님방’을 만들고 싶었는데, 예산 때문에 못 만들었어요. 그런데 올해 교육부의 권장 사항이 ‘선생님방 만들기’래요. 교육청의 한해 목표와 맞춰서 정보화도 진행된다고 봐야죠.

서: 그럼 어떤 교육정보화가 돼야할까요?
공: 교육부가 정보화를 주도하면서 말만하고 예산만 주는 것보다, 교육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컴퓨터에 대한 두려움에서 깨어나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해요. 선생님들이 컴퓨터를 다루는 수준이 낮은 반면,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정보화는 너무 앞서가는 경향이 있거든요. 생활기록부를 NEIS에 입력하는 문제만 해도 기술평준화를 하겠다는 취지가 있었지만, 입력에만 맞춰 선생님들 교육이 이뤄지다 보니까 그 취지가 제대로 살지 못했어요. 컴퓨터와 관련된 연수를 받기는 하지만, 수업과 실무는 다르니까요. 학교에 전산요원도 필요하고, 선생님들도 상시적으로 연수를 받아서, 업무를 위한 컴퓨터로 자리 잡아야 하는 거죠. 선생님들이 ‘하자하자’해서 정보화가 이뤄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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