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8호 맥으로
가까이 하고 싶으나 너무 먼 한글문서

신기섭  
조회수: 4385 / 추천: 58
매킨토시 컴퓨터를 쓰면서 신경 쓰이는 것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용자와 문서를 주고받는 일이다. 한국에서 표준 워드프로세서로 통용되는 아래아한글은 매킨토시용도 출시됐지만 ‘아래아한글97’ 이후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그래서 그 이후 버전으로 작성된 파일은 매킨토시에서 읽을 방법이 없다. 게다가 아래아한글97은 요즘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

매킨토시 운영체제가 기존의 ‘맥오에스’에서 유닉스를 바탕으로 한 ‘맥오에스텐’으로 바뀌면서, 한글의 사용은 더 불편해졌다. 기존 ‘맥오에스’를 하드디스크에 설치한 뒤에 ‘맥오에스텐’ 내부에서 ‘클래식 환경’이라는 걸 이용해 ‘맥오에스’를 다시 실행시켜야 아래아한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가 맥오에스텐용 아래아한글이다. 맥오에스텐이 처음 나온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 아래아한글이 맥오에스텐용으로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97 이후 버전의 아래아한글을 제대로 쓰는 유일한 방법은, 매킨토시에서 윈도 운영체제를 쓸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인 ‘버추얼피시(www.microsoft.com/mac/products/virtualpc/virtualpc.aspx)’를 설치하고 윈도용 아래아한글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실행 속도가 아주 느리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점차 사용자가 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를 사용하는 것은 그나마 쉬운 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맥오에스텐용으로 나와있기는 한데, 한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며 국내에서는 구입하기도 힘들다. 어렵사리 구하더라도 한글 처리가 제대도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이걸 해결하려면 패치프로그램으로 처리해줘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homepage.mac.com/patchman/’에서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최신 맥오에스텐인 10.3판(‘팬서’)에 포함된 ‘텍스트 편집기’는 워드 문서를 읽고 워드 문서로 저장하는 기능이 추가돼, 이제 엠에스 워드 문서 처리가 조금 더 쉬워졌다.

한국 기업 ‘씽크프리(www.thinkfree.co.kr)’가 만든 ‘씽크프리 오피스’라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이 제품은 윈도와 리눅스, 매킨토시에서 모두 작동하는 것으로, 아래아한글의 경우 97판까지 읽고 저장하는 게 가능하다. 엠에스워드 문서 또한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소프트웨어도 실행 속도가 느리다는 평을 듣는다.

매킨토시에서 문서를 작성해 읽기 전용으로 배포하는 것만 생각한다면, 이런 워드프로세서들을 쓰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효과적인 방식이 피디에프(pdf) 파일로 만드는 것이다. 윈도에서 피디에프 파일을 만들려면 값비싼 소프트웨어를 함께 구입해야 하지만, 맥오에스텐에는 간단히 피디에프 파일을 만들 수 있다. 텍스트 편집기나 워드프로세서(가장 추천할만한 것으로는 표 작성 기능을 갖춘 멜렐(mellel, www.redlers.com)이 꼽힌다)에서 문서를 작성한 뒤에 인쇄를 선택한다. 이 때 나타나는 대화상자에서 ‘PDF로 저장’ 항목을 선택하면 곧바로 피디에프 파일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원래 문서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어떤 운영체제, 어떤 컴퓨터에서도 열어볼 수 있는 문서가 만들어진다.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