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0호 미디어의난 [미디어센터,미디어 민주주의를 위한 전진 기지]
2004년, ‘지역 미디어센터 네트워크’에서‘지역 미디어운동 네트워크’로

조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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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미디어 민주주의의 진전과 영상미디어센터의 등장
전국 차원의 지역미디어센터 설립 추진과 공공적 영상 문화 활동의 전개
▶지역 미디어센터 네트워크에서 지역 미디어운동 네트워크로

2001 - 2003 : 지역 미디어센터 네트워크 워크숍의 행보
‘(영상)미디어센터’는 지역 영상문화 인프라로써 미디어 의 공공영역 형성(혹은 탈환)을 통해 한국의 미디어운동이 시민권을 획득하며 그 실체를 알리는 실천적 개념이기도 하다. 이 운동을 주체의 측면에서 볼 때, 기왕의 독립영화운동이나 언론개혁운동의 주체들이 앞장서고 있다면, 자기 운동에 미디어를 활용하는데 상대적으로 친근한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를 쌓아온 노동운동과 정보통신운동 등의 활동주체들과 겹치기도 하지만, 새로운 운동 주체의 형성도 기대해 볼만 한 것이다.

더 나아가, 미디어센터가 주류 미디어의 제작 능력과 표현력의 대중적 확산 차원의 미니 방송국 혹은 공공 미디어 도서관에서 머물지 않고, 진보적 미디어운동의 지역적 근거지이자 새로운 미디어운동의 주체가 형성되기 위한 인큐베이터로써 자리매김하도록 개입하고 설립 추진을 선점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2001년 10월 대전에서, 초보적인 수준의 영상미디어, 라디오 등을 활용한 경험을 가지고 대략 11개 지역 활동가들이 모인 ‘제1회 지역 미디어센터 네트워크 워크숍’은 지역 미디어센터 추진 주체들이 처음으로 함께 모여 생기 있는 토론의 장을 열었던 자리였다. 그 1년 후 2002년 10월의 ‘제2회 워크숍’에서는 지역의 미디어센터 설립운동이 퍼블릭 액세스 활동 및 (대안) 미디어 교육 활동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 지역별 이슈 중심으로 논의되었다면, 지난해 2003년 5월의 ‘제3회 워크숍’은 안팎으로 영상미디어센터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폭넓게 형성되는 분위기 속에서 공적 지원 하의 본격적인 설립 추진 전략을 논의하였다는 특징을 보여주었다. 이어서 작년 11월 말에 개최된 ‘제4회 워크숍’은 공적 지원에 대한 추진 전략과 더불어 각 지역의 아래로부터의 미디어운동 활성화 전략을 중심으로 한 2004년 네트워크 및 상호 지원 계획을 도출해 내는 토론회로 전개되었다. 이렇게 지금까지 3년이 넘는 동안 4회에 걸친 지역 미디어센터 네트워크 전국 워크숍을 통해 보다 긴밀한 지역 네트워크 형성의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지역 미디어센터 네트워크의 새로운 의제들
이와 같이,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미디어운동은 미디어센터라고 하는 지역의 거점을 구축하는 차원에 집중하면서 나름대로의 물질적 토대를 쌓아가며, 이를테면 그 본격적인 운동의 발아를 위한 ‘형성기’ 혹은 첫 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차원의 지속적인 미디어센터 설립 추진을 위한 영상 미디어 활동의 전략에 대한 공유와 토론이 필요한 시점에서 열린 제4회 워크숍의 의제는 ‘지역 미디어 운동 활성화 전략’이기도 했다. 이제 형성기 이후 ‘발전기’, 혹은 그 두 번째 단계로 이어져 본격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지역 미디어운동은 어디로 방향타를 잡아 나가야 하는 것일까. 이를 가늠하기 위해서라도 아래의 몇 가지 핵심적인 질문들에 대한 토론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1. 각 지역 차원에서 현재 느슨하게 결집되어 있는 여러 (부문)운동 단위가 어떻게 실질적인 미디어 실천의 현장을 조직하고 경험하면서 보다 힘있는 미디어운동의 실체로서 발전할 것인가? 즉, 한편으로는 각 (부문)운동에서 대안적 미디어의 활용 경험을 통해 자체 역량을 강화하면서, 어떻게 민주적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각 (부문)운동에서도 필수적인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지역 차원의 통합적인 미디어운동 연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 중앙 및 지방 정부로부터의 공적 지원의 확보와 미디어센터의 독립적인 운영 구조 확보.
- 지역 협의체 차원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및 운영 방식에 대한 개방적인 접근 구조의 마련.
- 지역의 여러 사회운동, 시민운동, 문화운동, 교육운동과의 교차점을 가시화해내며 연계 사업을 도출해 내고 공동 추진하는 접근.
- 또한, 어떻게 다른 지역, 다른 나라,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산하고 네트워크할 것인가?

2. 위의 다층적 미디어운동 결집을 위해서, 행동 계획 마련과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는 상시적인 공유·운영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 웹사이트(media-center.or.kr), 지역 미디어센터 네트워트 워크숍, 활동 주제 영역별 워크숍(지역 권역별 교류와 주제별 네트워크), 분기별 지역 대표자 회의 등.
- 지역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정책적 대응과 미디어 활용 전략의 마련: 특히,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지역 공동체라디오 운동, 뉴미디어를 활용한 전국 대안언론 네트워크(인터넷방송국, IMC 등), 지역 미디어교육 연계 프로젝트(초중고-문화기반시설-미디어센터-지역방송국), 지역 퍼블릭 액세스 교육 및 제작 지원 프로젝트 등 현재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인 실험과 사업들.
- ‘미디어센터의 미디어센터’로 역할해야 할 미디액트의 ‘네트워크’로서의 활동과 사업의 구체화.

2004년, 지역 미디어운동의 새로운 발견과 발전 전략
이러한 문제들과 토론, 실천과정 속에서 2004년의 과제는 미디어센터 설립운동을 넘어 지역 미디어운동의 네트워크로 거듭나고, 시청자운동, 언론개혁운동, 독립영화운동 등과 함께 미디어운동의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면서 전체 사회운동과의 연대가 어떻게 가능하며 그래야 하는지를 실험하고 예증하는 것으로 집약된다고 본다.

즉, 새로운 미디어운동의 연대를 준비하고 있는 전국의 활동가들은 명확하게 미디어운동을 통한 민주적 공공영역의 탈환!을 위해 정치적 상상력을 발현하고, 현실 속에서 실험하며 구체화할 수 있는 과제들과 현장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출해내면서, 미디어 민주주의를 위한 진지전을 벌여나가는 전략 구상이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디어센터 설립운동은 곧 대안 미디어운동의 통합적 진지 구축 작업으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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