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3호 기획 [온 라 인 음 악 시 장 의 수 익 분 배 구 조]
뜨고 있는 온라인 음악 시장, 실제 창작자는 찬밥

오병일  
조회수: 3988 / 추천: 47
지난 6월 5일, 이효리, 비 등 국내 대중가수들이 출연한 가운데 ‘청소년을 위한 F+ 콘서트’가 열렸다. 그런데 이들은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NO 불법 음반 불법 사이트!’라고 쓰여진 띠를 두르고, 최근에 이슈가 된 MP3폰 추방을 위한 시위를 벌였다. 가수들까지 동원되어 인터넷 상의 MP3 음악 파일 공유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에 음악 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자못 심각한 것 같다.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작사, 작곡가들이 없어서 음악 산업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며, “수익이 나지 않아서 제작사가 음악을 제작할 여건이 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국내 음반시장은 지난 2000년을 경과하면서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다. 2000년에 4천억 원 수준이었던 음阜쳄揚?지난 2003년에는 2천억이 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3년에 50만장 이상 팔린 앨범은 53만 여장의 판매를 기록한 김건모 8집 하나뿐이다. 2000년에 MP3 음악 파일 공유 프로그램인 소리바다 서비스가 시작되었던 것과 맞물리면서 음반 시장 축소의 주요 원인으로, 인터넷 상에서 자유롭게 공유되는 MP3 음악 파일이 지목됐다.

온라인 음악시장, 오프라인 음반 시장 추월

이에 반해 온라인 음악 시장은 급속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00년에 450억 규모였던 온라인 음악 시장은 2003년에는 1,850억으로 오프라인 음?시장을 드디어 추월했다. 또한 소리바다, 벅스뮤직 등의 온라인 서비스가 저작권 소송에 휘말리면서 유료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야후 코리아, 네오위즈 등 포털 업체들이 온라인 음악 시장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음악 시장은 계속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프라인 음반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에 반비례하여 온라인 음악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면 전체 음악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실제로 2003년 전체 음악 시장 규모는 약 4천억 원 정도로 2000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 제작자들은 실제로 체감하는 수익은 대폭 감소했다고 말한다. 온라인 음악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실제 음악 창작자들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적다는 것이다.

온라인 음악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핸드폰의 통화연결음(컬러링)이나 벨소리 서비스, 그리고 벅스뮤직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MP3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등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통화연결음이나 벨소리 등 핸드폰에 기반한 서비스가 주된 수익원이 되고 있다. MP3 음악과 달리 통화연결음 등은 이용자들이 복제할 수 없으므로 유료 서비스가 기반을 잡았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인터넷 기반 서비스들은 아직 시장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 저작권 관련 단체들이 소리바다, 벅스뮤직, MP3폰 등에 법적 소송을 불사하는 이유도 인터넷 기반 온라인 음악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이다.

온라인 음악시장, 실제 창작자는 찬밥

또한 통화연결음이나 벨소리 등의 수익이 모두 음악업계에 가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콘텐츠 제공자(CP: Contents Provider)에게 수익이 분배되기 때문이다. 특히 통화연결음의 경우 이동통신사가 수익의 50%를 차지하며, 저작권자, 실연자, 음반제작자 등 음악업계로 돌아가는 수익은 31.7% 에 불과하다. 통화연결음 1통에 700원을 지불한다면, 이 중 9.6%인 67원 정도만이 실제 창작자인 작곡·작사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온라인 음악 시장의 수익 배분 구조에서 실제 창작자들이 얼마나 배제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음악업계는 소리바다, 벅스뮤직, MP3폰 등의 이용을 제약하는 이슈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였을 뿐, 정작 산업계 내부의 불평등한 구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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