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4호 리눅스야놀자!
‘공짜’ 리눅스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I

김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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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누/리눅스(GNU Linux)는 ‘자유소프트웨어(Free software)’에 포함되는데, 영어로 Free는 공짜의 의미와 자유라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공짜 좋아하면 머리가 벗겨진다’는 속담이 있지만 프로그래머가 아니고서야 리눅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공짜’라는 의미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 있을까? 적어도 필자는 그렇다. 필자는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을 더 좋아한다.

그냥 자유소프트웨어는 공짜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많은 자본들이 리눅스를 비롯한 자유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주장이 쉽지는 않다. 왜냐하면 자본은 이윤이 남기 때문에 참여할 것이며, 이윤이 남는다는 의미는 어떤 면에서는 공짜가 아님을 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 안보기관인 NSA(National Security Agency : 미국국가안전보장국)도 보안을 이유로 리눅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하니 더욱 조심스러워 진다.

1998년 오픈소스 이니셔티브(Open Source Initiative, 이하 OSI)를 창설한 에릭 레이몬드와 같은 사람들은 자유소프트웨어를 자본주의를 강화하고 개선하는 도구로 보고 있다. 사실 에릭 레이몬드는 자유소프트웨어 재단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목적에 맞는 운동을 새롭게 시작했는데, 그것이 OSI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정의와 자유소프트웨어 정의 사이에 문헌상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자유소프트웨어는 ‘자유’를 오픈소스는 ‘생산의 효율성’을 더 강조한다. 그러한 OSI에는 자본가들을 위해 자유소프트웨어를 새롭게 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당근! 레이몬드는 당연히 자유소프트웨어를 공짜라는 개념과 연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용하는 자유소프트웨어 공동체 사람들이 공짜라는 개념에 매우 인색하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자유소프트웨어 공동체 사람들은 자유소프트웨어의 자유를 공짜라는 의미로 사용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이 이야기하고 있다.

“’자유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구속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의 자유에 있는 것이지, 무료라는 금전적인 측면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의도하는 이러한 자유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료 맥주(free beer)’가 아닌 ‘언론의 자유(free speech)’와 같은 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자유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

자유소프트웨어 재단을 창설한 리차드 스톨만은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의 영감을 1776년 미국 독립선언의 이상인 자유, 공동체 그리고 자발적 협동 정신에서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정신은 ‘자유 기업’과 언론의 자유 그리고 자유소프트웨어에 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스톨만은 ‘자유 기업’까지 언급하면서 Free는 공짜가 아니고 자유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스톨만까지 이렇게 주장하니 난감할 뿐이다. 그렇다면 ‘자유소프트웨어=공짜’의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 것일까? 또 그렇게 주장해서도 안 되는 것일까? 또 공짜라고 주장하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러면 아직 공짜의 희망을 버리지 말고 자유소프트웨어 정의부터 한번 뒤져보도록 하자.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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