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5호 표지이야기 [대 학, 정 보 화 i n g]
스마트 카드로 통일되는...
대학 정보화, 거침없는 전진 계속되나

이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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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출근 도장을 찍듯, 학생들도 이제 출석 도장을 찍어야 한다면? 숙명여대(이하 숙대)에서 핸드폰으로 출석을 체크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현재 숙대는 출석 체크에만 10분 이상 소요되는 100여명 규모의 교양 수업에 한해서 2D 바코드형 학생증과 RF-IC칩이 내장된 학생증을 이용해 학생 스스로가 출석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10분이 늦으면 자동으로 지각이고, 끝나기 10분 전 체크되면 결석이 되는 셈이다. 이는 월/일/시/분/초를 단위로 한 실시간 타이밍 체크 방식으로 어느 수업 때 언제 수업에 들어왔는지가 기록 데이터베이스에 남게 된다고 한다.

나아가 핸드폰으로도 가능하게끔 했다. 핸드폰으로 바코드를 다운로드 받거나, 핸드폰에 특정 IC 칩을 내장하면 된다. 게다가 핸드폰은 무선 근거리 인식 방식(RFID 방식)과 적외선을 쏴 주는 방식(IR 방식)까지 있다. 학생증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이러한 핸드폰은 출석 체크 외에도 도서관 출입 시, 도서 대출 서비스 및 결제 시에 사용할 수 있다. 핸드폰만 있으면 학생증을 소지하지 않아도 학내 생활을 전혀 불편함이 없게끔 한다는 게 대학 당국의 계획이다.

숙대 정보통신처 정동해 씨는 “지난 학기부터 시작됐고 현재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현재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눠져 있는 수신부를 앞으로 하나로 통합해 시스템을 보다 안정화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구체적으로 전자 출·결석 기록 서버를 학사 행정 데이터베이스와 연동시키는 일이 남았으며, 이는 통합 수신부 개발과 함께 외부 전문 업체에 위탁해 개발 중이고, 이르면 올 2학기 내에 완성 단계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 학생증으로 통일되는...

숙대는 2003년 이른바 ‘스마트카드 프로젝트’와 ‘모바일 대학 건설’을 모토로 스마트카드와 핸드폰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학교를 건설하겠다고 밝혔었다. 2004년 신입생부터 일괄적으로 스마트 학생증을 발급하기 시작했고, 학내 주요 시설을 RFID 시스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2D 바코드 학생증을 소지한 학생이 많지만, 점차 2D 바코드 인식기는 사라지고 수 년 후에는 모든 시스템이 스마트 학생증 중심으로 바뀔 예정이다.

정보통신처 한 관계자는 “앞으로 RFID 학생증 및 모바일 감식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은행권에서 RFID 금융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보급률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FID의 시장 공급 능력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숙대 학생증은 금융 서비스와 주요 학교 시설 출입, 도서 대출 서비스, 출석 체크 등 다기능 ‘신분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숨어 있는 문제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생증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플라스틱 카드다. 앞면에는 바코드가 있고 뒷면은 은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마그네틱 밴드가 있다. 학번이 기재된 바코드 학생증은 이미 여러 대학에서 도서관 출입 및 도서 대출 시 활용돼 오고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 카드는 바코드와는 상대가 안되는 향상된 기능들을 가져 사회적으로도 도입 여부를 놓고 수년 동안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서울대의 경우 작년 스마트 학생증 확대 재발급과 관련해 학내 반대 여론과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었다. 서울대는 총학생회측과 공동으로 발급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와 개인 정보 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공청회까지 열어야 했다. 2004년부터 신 스마트 카드를 발급하게 된 서울대의 경우는 여전히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영역으로 남아 있으며 발급 주체는 은행이 아닌 학교 당국이 맡고 있다(네트워커 통권 5호 참조).

숙대 또한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공청회를 열어 학생들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정동해 씨는 “주민등록번호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학생증에 주민번호를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당시 고심을 많이 했는데, 결국 (우리 학교는) 넣기로 했다”며, “대신 분실 또는 유출에 따른 피해는 분실 당사자에게 책임을 넘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적어도 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정보 보호에 대한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또한 스마트 카드 및 핸드폰 사용에 따른 학사 정보 데이터베이스의 거대화도 걱정거리다. 학사 정보가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학력 및 학적 사항 등 상당히 많은 개인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점차 지문과 같은 생체 정보와 행위(위치) 정보까지 담을 수 있게 되면 더 이상 학사 정보 보안 문제를 우습게 여겨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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