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5호 표지이야기 [대 학, 정 보 화 i n g]
[인터뷰]“좌석 배정에 지문 요구해 어이 없어...”

이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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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도서관 지문인식기계 도입을 적극적으로
저지했던 법학부 3학년 박철우(28) 씨

지문인식기계 도입을 왜 반대했는가
우연히 지나가다 기계를 보게 됐는데 도서관 좌석 배정에 지문이 요구된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학생만이 이용하고 학생증이 있는데 민감한 개인 정보인 지문을 ‘별다른’ 이유 없이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학교가 학생 대표자들과의 협의 사항을 위반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고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대처했는가
바로 총학생회에 알렸다. 동시에 정보 인권과 관련된 시민사회단체에 자료를 요청해 다른 도서관 사례를 알아봤다. 총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동안 (본인은) 서울시에 질의서를 보내 설치 사실을 확인하고자 했다. 행정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까지 생각했었다.

지문인식기계 도입저지 때 주위의 반응은 어땠는가
총학생회와 일부 대학 언론사는 학교에 적극적으로 맞서려고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생소해 하면서도 지문 날인만은 탐탁스럽지 않다는 반응이 일반적이었다. 지문인식기가 자신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부분은 몸으로 와 닿지 않았던 모양이다.

철거됐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에서 쉽게 해결돼 한편으로 허탈하기도 했지만 놀랐다. 며칠만에 철거될 줄은 몰랐다. 설치 후 1주일만의 일이다. 이럴 바에야 처음부터 도입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의 반응을 떠보자는 것도 아니고.

지문인식기계 외에 학내 정보인권과 관련된 문제가 많은데...
남아있는 문제가 아주 많다. 올 초 엑셀 파일로 신입생 전원의 주민번호를 게시판에 공개한 사고가 있었는데, 학사 관련 개인 정보도 패스워드가 주민번호 뒷자리로 통일돼 있어 위험하다. 또한 학생들의 개인정보 중 일부는 제휴 관계에 있는 우리은행에 일괄적으로 제공되고 있고, 학생 회관 곳곳에 도난 방지를 위해 설치된 CCTV가 돌아가고 있다. 학내에서 정보 인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작업에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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