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5호 리눅스야놀자!
‘공짜’ 리눅스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 둘

김영식  
조회수: 3905 / 추천: 54
1985년에 리차드 스톨만은 자유소프트웨어 재단을 창설하고 구체적으로 4가지 자유를 규정했다. 이 4가지 자유를 보장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유소프트웨어’라고 정의했다. 프로그램을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도 실행할 수 있는 자유를 ‘자유 0’으로,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이를 자신의 필요에 맞게 변경시킬 수 있는 자유를 ‘자유 1’로, 이웃을 돕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복제하고 배포할 수 있는 자유를 ‘자유 2’, 그리고 프로그램을 향상시키고 이를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다시 환원시킬 수 있는 자유를 ‘자유 3’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4가지 자유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지만 ‘공짜’라는 의미와 연관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자유 1’과 ‘자유 3’은 소프트웨어 생산에 관한 것으로 소프트웨어의 내용을 비밀로 유지하거나 사유재산으로 보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나머지 ‘자유 0’과 ‘자유 2’는 이용에 관한 것으로 재산권이나 저작권을 무시하고 공짜로 배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럼 자유소프트웨어에 대해 그들의 설명을 직접 들어 보자.

“유료 또는 무료로 수정하거나 그렇지 않은 상태로 어느 누구에게나 그리고 어느 곳에라도 자유롭게 복제하고 배포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로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만든다는 것의 의미는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서 별도로 요청할 필요도 없고, 또한 비용을 지불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자유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 강조는 인용자)

즉, 소프트웨어가 자유소프트웨어 정의에 충실하다면, 자유소프트웨어의 4가지 자유를 반드시 실천해야 하고 그것은 공짜 소프트웨어로 귀결된다. 처음 유료로 구매한다는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구매한 사람은 언제든지 공짜로 배포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또 자유소프트웨어의 공짜의 의미는 일정기간 무료로 사용하는 셰어웨어(share ware)나 독점 소프트웨어로서 공짜인 프리웨어(freeware)와는 질적으로 다른데, 이들 소프트웨어는 4가지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자유소프트웨어의 공짜의 의미는 4가지 자유의 결과로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4가지 자유를 기본으로 하는 자유소프트웨어의 자유는 자유소프트웨어 공동체의 주장과는 상관없이 정치-문화적 의미뿐 아니라 경제적 의미를 강하게 포함하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소프트웨어에 담을 친다면 더 이상 자유 소프트웨어가 아닌 것이다. 이것은 비단 ‘자유소프트웨어를 누구나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배’적 의미로 한정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유소프트웨어가 가격이 없는 즉, 교환가치를 갖는 상품이 아닌 비-시장적 관계(non-market relations)로 존재한다는 것이고, 또 시장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서도 자유소프트웨어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수많은 특허를 독점하고 있는 IBM 등 컴퓨터 자본이 자유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고, 자유소프트웨어를 그들의 기계에 적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독점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또 정보기관의 참여는 그 만큼 자유소프트웨어가 기술적으로도 보안상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자본이나 정보기관마저도 자유소프트웨어에 기여하게 유도하고 있다는 의미로, 자유소프트웨어의 강한 흡입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것이 자유소프트웨어에 담겨 있는 특별한 그 무엇이다.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