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5호 여기는
링크냐 펌이냐

이강룡  
조회수: 5429 / 추천: 48
최근 인터넷 사용자들, 특히 블로그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링크와 펌에 관한 토론이 활발하다. ‘펌’ 보다는 ‘링크’를 적극 활용하기를 권하지만, 원론적인 논의에서 그치는 것보다는 인터넷 사용에 서툴거나 사전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이 논의의 주된 내용이다.

링크는 각종 참조 자료 정보의 전자적 등가물

링크란 서로 다른 두 웹 문서를 서로 연결해 주는 장치로 다른 매체와 뚜렷이 구별되는 웹의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멀티미디어 자료를 링크로 삽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이 매체와 다르고, 시간과 분량의 제약 없이 링크를 통해 더 풍부한 참조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 매체와도 다르다. 월드와이드웹 이전에도 링크의 개념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고, 하이퍼텍스트 개념도 웹의 등장 이전부터 있어온 것이지만 웹의 등장과 더불어 비로소 가장 효율적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글을 쓰려고 할 때 내가 하려고 했던 것보다 더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한 문서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이 글을 링크하여 나의 의견을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예전에는 책과 같은 종이 문서에서 주로 주석으로 처리되곤 했던 참조 문서 목록들이 웹의 등장 이후 전자적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 바로 링크라고 할 수 있다.

링크 대신 펌을 더 선호하는 것이 인터넷 사용자 일부 소수의 행위라고 한다면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서 ‘링크냐 펌이냐’ 하는 논란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논의가 본격적으로 벌어진 계기는 네이버를 비롯한 몇몇 포털 사이트에서 ‘펌’ 기능을 서비스에 구현하면서부터 비롯된 것 같다. 블로그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네이버 블로그를 ‘펌 블로그’ 라고 부를 정도인데, 이는 블로그 안에 ‘스크랩(펌)’ 기능이 있어 다른 이의 글을 손쉽게 내 블로그에 퍼올 수 있어 다른 블로그 내용을 단순히 모아둔 짜깁기 블로그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포털 블로그 중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블로그 사용자들에게 영향력 또한 크기 때문에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문에 대한 링크를 권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원문에서 추가된 내용이나 수정 사항은 결코 펌 문서에서는 반영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펌과 펌을 거치다 보면 출처 정보는 사라지거나 잘못 표시되기 십상이고 자칫 원문과는 전혀 다른 의도로 잘못 해석되기도 쉽다.

펌 문화의 양면

<네트워커> 5호에도 다뤘듯 ‘펌’ 행위는 인터넷 문화의 일부이다. 펌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기능도 있고, 반면 순기능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펌보다 더 나은 방법이 존재하긴 하지만, 펌 행위 자체는 어떤 정보를 다른 이들과 나누려고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됐던 효순·미선 사건 때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도,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대중들의 펌 행위는 적지 않은 역할을 했으며, 어떤 사실을 빠르게 전파할 때에 유용한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컴퓨터 칼럼니스트 김중태님은 링크를 거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무조건 펌 대신 링크만을 강조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보다 쉽고 효율적인 방법론을 통해 무분별한 펌 행위를 걸려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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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태문화원(http://www.help119.co.kr)에 실린 ‘링크와 펌 예절’에서 인용



‘펌’ 보다는 링크를 활용하는 것, 원론적이긴 하지만 늘 한결 같은 결론이다. 인터넷 대중들이 이에 관해 토론하는 것은 아마도 펌을 부추기는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비판, 보다 편리한 링크 기능에 관한 고민, 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실 왜곡과 다양성 상실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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