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5호 Network+Art
Blog + Art

양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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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블로그가 이렇게까지 성장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블로그 이전에 포럼 화가 남한의 인터넷 문화를 주도하고 있었고, 싸이월드(혹은 제국)가 등장하면서 (온전한?) 블로그 문화가 남한에서는 성장하기가 어렵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데릭 드 커코브 (Derrick de Kerckhove: 이론가, 맥루한 프로그램 디렉터)가 블로그를 세 번째 인터넷 문화라고 언급했을 때도 저는 부정하는 측에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자본 콘텐츠 제공자의 욕심

사람들이 홈페이지 혹은 사이트에 익숙하지 않을 때, 자본 콘텐츠 제공자들은 첫 번째 욕심을 보여 준 적이 있었습니다. 아쉬운 용량을 유저들에게 주면서 상업 광고를 유도했으며 그나마도 이익이 되지 않으니, 서비스 제공에 비용을 받거나 그렇지 않으면 폐쇄하는 식이었지요. 그래서 당시에 일반 유저들의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홈페이지들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아티스트들의 홈페이지가 없어졌다는 것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뭘까요? 예술가들이 제공했던 콘텐츠들은 우리가 흔히 미술관이나 영화관 혹은 무대에서 볼 수 있던 작품들과 동일합니다. (물론... 여전히 남한의 문화는 볼 것이 부족합니다.) 그런 예술가들의 콘텐츠들이 비즈니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존이 아닌 제거 대상이 되고, 오프라인 문화가 부족한 남한에서 문화를 생산하는 예술가들의 흔적들이 사라지는 현상을 단지 비즈니스의 결과로만 받아드려야만 할까요?

자본 콘텐츠 제공자들은 인터넷 사업 초기의 시행착오를 블로그 시대에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의 시행착오는 물론 앞으로의 시행착오까지 철저히 배제하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싸이월드(혹은 제국)의 사례처럼 ‘착한 마케팅’을 우선해서 고려할 것이고, 블로그를 꾸밀 시각 이미지는 달콤한 그것(?)으로 채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스스로를 공적인 기능으로 여기지 않는 이상, 블로그 문화가 가지고 있는 1인 미디어 매체로서 가치를 자본 콘텐츠 제공자들이 지켜 줄까요? 현재까지는 그들의 입장이 우선합니다. 역시 한정된 용량을 제공하고 블로거들의 콘텐츠를 소유하고 감시하는 입장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 렇. 다. 면. 다시 사라질 콘텐츠의 시대를 맞게 된다는 이야기일까요? (음... 아마도)

Net.Art

고속 인터넷이 남한에 도입됐을 때 예술가들은 뉴 미디어의 그것(?)을 다양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남한의 Net.Art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았고 장영혜라는 작가도 배출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Net.Art에 익숙하지 않다면, 구글을 이용해보세요) 제가 보기에는 이런 성과는 대단한 것입니다. Net.Art는 어느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던 배경에서 자생적인 움직임으로 생긴 것이기에 자랑스러워 할만한 남한 문화입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남한의 인터넷 문화는 자본 친화적인 것이기에, 이들의 노력들은 점차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초원에서 늘 보던 멋진 코끼리, 훌륭한 하마, 아름다운 사자가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와 동일합니다. (음... 그건 안되겠죠? 관심을 주세요.)

Blog.Art

블로그 시대가 도래되면서 예술가들의 움직임도 보입니다. 아직 공론화 된 것은 아니지만 Blog.Art라는 장르 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블로그 환경과 예술이 교차하며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면 Metabetablog (http://glowlab.bl ogs.com/metabetablog), Muteblog(http://glowlab.blogs.com /muteblog/), BlogStop(http://dew.blogspot.com), Sarah & Ahmad (http://selampit.blogspot.com), Index of(http://www.be-tween.net/ index_of), Playing Grounds(http://www.playinggrounds.net), Avoidinglife Video(http://www.avoidinglife.com/videos.php)등 있습니다. 이들이 선보이고 있는 블로그 프로젝트들은 남한의 상황과는 달리 설치형 블로그에서 이들의 작업을 보여주고, 텍스트보다는 이미지 혹은 영상이 중심이 되는 작업들이라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이들의 작업에서 생각을 발전시켜보면 소프트웨어 아트의 원리가 블로그로 옮겨오면 재미있을 듯합니다. (음... 생각해 볼 만하죠?)

남한에는 아직 상위의 내용과 유사한 프로젝트는 없습니다만, 10월에 Blog.Art 1.0(가제)라는 작은 프로젝트가 있을 예정입니다. 7명 내외의 블로거들이 참여할 예정이고 블로그 문화에 일조하신 블로거들의 워크샵과 세미나를 통해 행사가 준비 될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Net.Art의 초기 움직임처럼 예술가, 공학자들의 움직임이 우선해서 진입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타 분야의 활동가들의 관심으로 남한에서 장르로 인식될 것이고 일반인들에게도 그 의미가 전달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프로젝트도 Net.Art와 같이 블로거들은 물론 유저들의 관심이 없다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와 같은 경고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지난 Net.Art 문화의 그것과는 다른 상황이 블로그 문화에서는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럼 10월까지 Blog.Art 1.0 프로젝트를 기다리며 한 마디 할까 합니다. 여러분의 아트 포스팅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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