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7호 http://
정보 사회의 ‘흑’장미빛 전망

이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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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진전, 특히 정보통신혁명이 포드주의의 경직적 생산체제를 넘어 유연생산체제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했다. 이에 조응하여 극단적인 노동유연화가 이루어졌다. 정보사회의 장미빛 전망을 내놓는 이들의 예상, ‘노동이 실현되는 사회’와는 정반대로 노동착취가 극대화되고 있다.

영국의 대처수상,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일본의 나까소네 수상이 취한 노동유연화정책과 이에 반대하는 노동자에 대한 공격은 한국에서도 김대중, 노무현정권에 의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개혁의 이름으로 노동자에게 가해졌다.

18개월이면 컴퓨터의 파워가 두 배씩 증가한다는 인텔의 공동설립자 무어의 주장이 대략 맞아 들어갈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네트워크 외부효과 그대로 정보통신부문을 넘어 전산업부문의 고착과 독점은 심화되고 있다.

수출은 날로 늘어나지만 소수재벌, 독점자본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소위 ‘고용 없는 성장’의 그늘아래 노동유연화는 강화되고 청년실업, 빈곤은 오히려 늘어날 뿐이다.
독점과 빈곤은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전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화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WTO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지구적인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는 FTA 그리고 FTA를 매개로 한 지역화, 블록화가 전세계 노동자 민중에게 정글의 생존법칙을 강제하고 있다.

노무현정권과 자본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목표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전국민의 파견노동자, 시간제노동자화’를 들고 나왔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그나마 26개 업종에 제한되어 있던 파견제를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전업종으로 확대하고 시간제노동 범위를 확장하고 기한마저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

한일BIT 이후 한일FTA에 이르기까지 협상과정에서 일본은 비관세장벽으로 한국의 강력한 노동운동을 거론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무노동무임금과 같은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놓고 있다.

비정규노동자의 열린우리당 점거농성에 이은 민주노총, 한국노총의 연대 총파업선언은 노동자의 생존, 실존의 선언이다. 한일FTA를 저지하기 위한 원정투쟁을 포함한 앞으로 2주간의 반세계화 공동투쟁기간 선포는 한일 노동자를 비롯한 전세계노동자가 자본이 강제하는 노동자간의 경쟁을 거부하고 하나됨을 선언하는 것이다.

자본독점이 극단화되면서 대박의 환영을 쫓다 불꺼진 유리창 너머, 노동자의 생존은 노동자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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