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8호 사람들@넷
‘등산’이 좋다

김은주  
조회수: 3425 / 추천: 51
2002년 ‘창단’이래 군부대 규모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하게 된 알프스등산클럽(http://www.alpsmt.co.kr) 유연한 대표가 그런 사람이다. 평범한 셀러리맨이던 유 대표는, 평소 즐기던 산행을 위해 인터넷 카페(cafe.daum.net/alps mt)를 개설, 그냥 누구들처럼 단순한 산악 동호회를 운영해가고 있었다. 눈떠보니 유명인이 돼 있다는 말이 있었던가. 그도 그랬다. 욕심(?) 없이 시작한 동호회가 어느새 천 명 단위를 넘더니 급기야 카페 규모로는 ‘미어터질’ 지경에 이른 것이다. 결국 카페와 별도로 홈페이지를 만든 유 대표는 현재 회원 6000여 명이 넘는 카페의 주인이면서 산악회 클럽 대장이고 ‘알프스등산클럽’이라고 하는 ‘회사’ 대표다.

말이 클럽이지 사실 알프스등산클럽은 그 규모 면에서 여행사의 그것 못지않다. 이렇듯 최근 2년 사이 급격히 성장한 클럽의 운영을 위해 유 대표는 최근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늘어난 회원들의 요구가 다양화되면서 다듬고 챙겨야 할 일들이 늘어서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성장한 만큼 유 대표가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 역시 홈페이지 관리다. 구체적이다 못해 꼼꼼하기까지 한 산행일정과 회원 준수 원칙 등, 세심한 배려와 운영 방침을 상세히 알 수 있다.

이곳 알프스등산클럽이 여기까지 성공적으로 온 데에는 여타의 다른 동호회에서 볼 수 없는 ‘대원 준수 사항’이 철저히 지켜진 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페이지의 철저한 관리와 서비스만큼 실제 산행이나 여행에서 대원들을 향한 ‘주인장’의 관리는 원칙적이며 또 철저하다. 정한 원칙에 위배된 행동을 한 회원들은 온라인 상에서나 오프라인 상에서 ‘즉결심판’ 없이 자격 박탈이다.

일례로 여행과 산행이라는 목적 외에 ‘불순한 의도’를 품고 참여한 산악 대원들에게는 경고 조치하고 시정이 안 될 시에는 바로 자격을 회수(?)한다. 사이트 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더 철저하다. 생사고락을 함께 한 대원들간의 정감 있는 대화글들도 가능한 정제되길 바라는 게 유 대표의 바램이다. 당연히 비방하는 글이나 광고물에 대한 색출에 있어 단호하다.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는 이런 ‘쓸모없는’ 내용의 게시물들 때문에 고심하던 유 대표는, 얼마 전 처음 가입자에게는 글 쓸 자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강령’하나를 만들어 카페 게시판에 올렸다. 가입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다는 카페의 성격 때문에 처음 가입 후 광고문구만 올리는 회원들이 많은 것에 대한 경계인 셈이다.

여행 등의 목적을 함께 해야 하는 사람들과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또 불시의 사고가 생길 수 있는 산행 등의 안전을 위해 알프스등산클럽과 알프스산악회 카페에는 연일 안전 관련 유의사항과 일정 공고 등이 올라온다. 프린트물만 가지고 모든 준비를 완료할 수 있게끔 ‘물샐 틈 없는 보안’을 사이트 안에 무장해 놨다.

미처 준비해 가지 못한 사진기 걱정 같은 건 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 후 돌아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확인해 본인에게 필요한 사진은 현상만 하면 된다. 단 한 달의 유효 기간이 지나면 불가능하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사이트 관리를 하는 김연실 씨는, 이렇듯 원리원칙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 알프스등산클럽에 대해서 ‘애초 상업성을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어서 순수 아마추어 등산가들의 참여가 오히려 극대화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좋아하는 일도 남이 시켜서 강제로 하면 싫은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유사 동호회 클럽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잡음들을 생각할 때, ‘알프스’가 갖는 이 같은 차별성은 몇 년 사이 급성장과 더불어 짧은 기간 갖게 된 안정성 및 회원들간의 단합이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다시말해 자신들이 좋아 가입한 클럽이라지만 클럽의 기준과 원칙을 철저하게 수호한 점, 이점이야 말로 알프스클럽인들의 자랑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유연한 대장은 발목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을 했다. 운영상의 고민을 공지 사항과 함께 올린 유 대표의 글 꼬리말들은 ‘건전한’ 여행 모임의 동반자들의 훈훈함이 전해진다. 유 대표가 웃음으로 넘길, 더러는 코믹한 꼬릿말들도 보인다.

‘그런데 대장님 오른 발 왜 다치셨어요? 혹시....총 맞고.....’

어떠하든 이들 동지들은 유 대표가 병원에 있는 동안 카페든 홈페이지든 그들 산악회를 움직이는 든든한 ‘지기’들이다. 기자가 요구한 ‘좋은’사진을 위해 대장의 지시를 조직력 있게 구해준 이들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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