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8호 Network+Art
Pac Manhattan

양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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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팩맨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이라면 팩맨을 아케이드 게임 장에서 즐겼을 것이고 90년대를 거친 분들은 비디오 게임으로 그리고 2000년대는 PC로 팩맨을 즐기는 게임입니다.

* 팩맨을 기억 못하시는 분들을 위한 안내입니다~!!

검은 바탕에 파란색 미로가 있습니다. 길 가운데에는 하얀 점들이 있고 주변에는 귀신들이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파워 필(Power Pill)과 과일이 있습니다. 좌우로 넘나드는 길도 있습니다. 팩맨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팩맨은 몇 가지 색을 가진 귀신들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하얀 점을 먹습니다. 그리고 팩맨이 파워 필(Power Pill)을 먹으면 귀신들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하얀 점들을 다 먹고 나면 다음 스테이지로 옮겨갑니다. (기억나시죠?)

팩맨은 많은 사람들이 해봤을 게임이고 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팩맨에 등장하는 귀신의 모습을 잘 압니다. (누구는 그러더군요. 팩맨 모르면 간첩이라고…….)

팩 맨하탄?

팩 맨하탄? 맨하탄 팩? 아무튼.. 팩맨은 알겠는데 팩 맨하탄(www.pacmanhattan.com)은 뭘까요? 팩 맨하탄은 뉴욕대의 ITP(Interactive Telecommucations Program)에서 제안한 미디어 프로젝트입니다. 음... 뉴욕 대에서 제안한 미디어 프로젝트라고 하니... 뭔가 그럴싸해 보이죠? (근데 별거 아닙니다.)

팩 맨하탄은 게임 팩맨과 유사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4명은 귀신이 되고 1명은 팩맨이 됩니다. 팩 맨하탄 귀신은 게임에 등장하는 귀신처럼 팩맨을 잡으러 다닙니다. 그리고 팩맨은 도망 다니며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 됩니다. 그리고 파워 필(Power Pill)을 팩맨이 먹으면 귀신들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게임 팩맨과 동일한 거죠. 재미있게도 팩 맨하탄을 즐기는 사람들은 팩맨의 모습과 귀신의 모습을 갖추어 맨하탄 지역을 뛰어다닙니다. 귀신 복장을 한 사람들이 맨하탄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팩맨을 잡으러 다니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아... 즐겁습니다.

Can you see me now?

팩맨과 같은 놀이는 다른 미디어 프로젝트에서도 있었습니다. Can you see me now? (www.canyouseemenow.co.uk)라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팩 맨하탄과 유사하나 보다 미디어 장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즐기는 놀이입니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팩맨이 현실 공간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 등장합니다. 그리고 현실 공간의 귀신들에게 자신의 정보를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을 이용해 알립니다. 물론 귀신들의 정보도 동일하게 GPS를 통해 알립니다. 보다 정확하게 설명한다면 남한의 술래잡기와 유사해서 GPS를 이용해 술래를 잡으러 다니는 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실공간에서 술래를 잡으러 다니지만 본인들의 눈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을 이리저리 다니며 술래를 잡으러 다니는 장면을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사람들이 GPS 장치를 들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술래를 잡고선 좋아하는 모습이란... 참... 어색하겠죠? (뭐... 하지만 부럽기도 합니다.) 다른 생각도 듭니다. 서로를 감시하는 장치를 통해 놀이를 한다는 것이 뭐 그리.. 즐겁지만도 않다는 겁니다. 불쑥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네.. 맞아요. 그겁니다.) 프로테터…….

‘Pac Manhattan’, ‘Can you see me now?’가 주는 즐거운 놀이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두 프로젝트는 미디어 환경에 무겁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즐기며 공유 하며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프로젝트는 미디어 장치가 엄청나게 드는 것도 아니고 동원할 사람들의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게다가 재원이 엄청나게 드는 것도 아닙니다. 이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놀이 방식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미디어 환경 영향 아래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수단화하며 미디어 환경을 즐겨보자는 의미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요즘 겨울이 예전만큼 춥지는 않습니다. 간단한 차림을 한 후 동네 친구들과 함께 팩맨처럼 뛰어다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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