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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호 2007년 5월 : 인터넷, 수갑차고 체포되다 : 세상이 끝날때까지 아직 10억년 >>

SF는 SF다

글쓴이 : 최세진  
1936년 Astounding지 표지

SF에 대한 글들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처음에 어떤 글을 쓸까 고민을 했었는데, 역시 첫 글은 SF 그 자체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 글부터 이야기보다는 자료들의 나열 같아서 조금 재미없는 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SF에 흥미 있는 분들이라면 간단히 읽는 ‘SF 개론’이라고 생각하고 읽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SF라고 하면 제일 먼저 뭐가 떠오르시나요? 스타워즈나 쥬라기 공원, 배트맨, ET, 백투더퓨쳐 같은 영화들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많은 SF 팬들이나 작가들이 방금 나열한 영화들을 SF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듣는다면 어떨까요? 댄 시몬스라는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SF 영화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SF 영화는) 그 짧은 생애동안 거의 아무것도 읽지 않고, 비디오에 쳐 박혀서, 만화책이나 배틀스타 갈락티카, 스타워즈 같은 비디오나 보고 자라서는 SF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건방진 26살 짜리가 쓰고 감독한 것들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SF하면 책 보다는 영화를 먼저 떠올리는데, SF는 우선 문학의 한 장르로 출발했습니다. 과학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여튼.. 오래전부터 SF가 영화나 애니메이션, 만화책, 게임 등으로도 영역이 넓어져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나오는 SF는 책으로 나오는 SF에 비해 아직도 질적인 면에서 한참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SF라는 장르가 추구하는 과학적 엄밀성이나 사회에 대한 비판, 미래에 대한 사색을 화려한 시각적인 특수효과로 대체해버린 대부분의 자칭 SF 영화들은 아무리 많이 봐줘도 SF라고 부르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SF라고 알고 있는 대부분의 영화는 SF팬들이나 작가들이 SF가 아니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그 영화들만 보고 SF가 그런 것들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만 보고 한국 ‘좌파’에 대해 평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SF라면 영화로만 떠 올렸던 분들은 이제 그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싹 지우시고, 진짜 SF가 펼쳐놓는 이야기들을 함께 구경해보시기 바랍니다.


빼앗긴 자들

알다시피 SF는 영미 문화권에서 나온 장르이고, 주로 미국에서 발달해왔던 문학 장르입니다. 그러다보니 절대적으로 많은 작품들이 미국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고, 국내에 번역된 작품이 극히 드문 형편입니다. 특히 최근 작품들은 거의 번역된 게 없고, 과거에 나온 대표작들조차도 국내에 소개된 것은 극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장르문학이 발달하지 않은 특수성도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인의 취향일수도 있고, 문화적인 특색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성공적인 장르 문학이 ‘판타지’ 분야라고 하더군요. 주로 ‘무협 판타지’라고 하는데, ‘무협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SF가 무엇인지 이야기해야 할 텐데, SF가 어떤 것인지 정의내리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SF는 그 표기 방법에서부터 여러 가지가 존재했는데, 현재 영어권에서는 일반적으로 SF, Science Fiction(과학 문학), Sci-Fi(싸이 파이)라고 표기하고 읽지만, SF계의 초기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휴고 건즈백은 Scientifiction(과학적 소설)이라고 표기하기도 했고, 일부에서는 Scientific Fiction(과학적 문학)이라고 쓰기도 합니다.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표기 방법이라면, SF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리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1960년대 SF계에서 뉴웨이브(New Wave) 운동을 주도했던 좌파 작가들을 중심으로 몇몇 작가들은 SF를 Speculative Fiction(사색 문학 혹은 사변 문학)이라고 주장했었습니다. 이 표현은 뉴웨이브 운동이 활발하던 60년대 잠시 사용되었다가 한동안 중단된 후 최근 다시 사용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때 사색 문학이란 현실 세계에 대해 깊은 고민을 던져주는 문학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과학 소설 뿐만 아니라 공포 소설, 판타지, 추리 소설, 대체 역사 소설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기존의 SF라는 개념보다는 훨씬 방대한 개념이지만, 과학 소설이라고 할지라도 현실 세계에 대한 사색적인 전망을 보여주지 못하는 작품들은 SF가 아니라고 제외하기도 합니다. SF를 사색문학이라고 주장하는 작가들의 경우는 흔히 각 장르를 섞어서 작품을 만들거나, 장르 사이를 넘나들며 작품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몇몇 뛰어난 작가들의 경우 SF, 판타지, 공포, 추리 등 장르마다 문학상을 휩쓸어서 각 장르마다 팬을 두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SF를 Science Fantasy(과학 판타지)라고 정의하기도 하는데, SF의 외피를 띄고 있지만, 빛보다 빠른 여행이나 텔레파시, 시간 여행 등 비과학적인 유사 과학을 사용한 작품들에 한정해서 과학 판타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중력의 임무

SF의 정의가 무엇인지, 즉 어떤 것을 SF라고 하는지는 작가마다, 평론가마다, 팬마다 천차만별입니다. 그 중 몇몇 유명한 SF 작가들이 내린 정의를 소개해 보자면, 브라이언 올디스는 “SF란 진보하고 있지만 아직 혼란스러운 우리 지식으로, 우주 안에서 인간에 대한 정의(definition)와 그 위상(status)을 연구하는 작업이다”라고 정의했고, 로버트 A 하인라인은 SF를 “현실 세상, 과거와 현재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자연 및 과학적 방법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능한 미래에 관한 현실적인 사색”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문학 장르 치고는 아주 거창하죠? 이런 정의는 아주 고전적인 SF에 대한 정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SF라는 장르 자체의 역사가 짧다보니 ‘고전적’이라는 그 단어가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이들이 정의에 사용한 과학성, 깊은 사색, 현실성, 사회에 대한 이해 등은 SF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진지한 정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이야기 드렸듯이 SF가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 주장이 나오고, 하부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다른 장르와 그 구분선이 모호해지기 시작하자, 프레드릭 폴이라는 작가는 “SF란 SF팬들이 ‘이건 SF야’라고 가리키는 것들”이라고 정의하기도 했고, 데몬 나이트는 “SF란 우리가 SF라고 부르는 것”, 노먼 스핀라드는 아예 “SF라고 출판되는 모든 책은 SF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SF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SF에는 다시 여러 가지 하부 장르가 있는데, 우선 SF에 묘사된 과학의 형태에 따라서 하드 SF, 소프트 SF, 사회 과학 SF 등으로 나뉘어집니다. 하드 SF는 물리학, 생물학, 천문학, 화학 등 과학 기술적인 논리에 치중하는 특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르이고, 소프트 SF는 과학적 배경보다는 그 속의 인간에게 초점을 맞춘 SF를 이야기합니다. 사회과학 SF는 기술적인 과학보다는 사회과학적인 관점을 강조한 SF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 외에 다시 SF가 다루는 테마에 따라 하부 장르가 나누어지기도 하는데, 시간여행, 군사 SF, 대체 역사, 페미니즘, 동성애, 사이버펑크, 뉴웨이브, 종말과 종말 이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등 여러 가지 장르가 있으며, 각 장르는 나름대로의 고유한 역사와 용어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배경 지식 없이 처음 접하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앞으로 차차 다양한 SF를 소개하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의와 장르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하드 SF와 사회과학 SF를 즐겨 읽으며, 군사 SF 빼고는 대부분의 테마를 대체로 다 좋아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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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진 :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 저자, 현재 귀국 후 활동 모색 중. http://blog.jinbo.net/neosc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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