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19호 표지이야기
첫번째 이야기, 인터넷트랜드
2005 인터넷 어떻게 바뀔 것인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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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컴퓨터와 컴퓨터의 경계없는 얽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각각의 컴퓨터 앞에는 각각의 사람들이 있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그러하듯이 인터넷도 다양하고 또 변화무쌍하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이후로 많은 열풍들이 지나갔다. 하나쯤 갖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만들었던 이메일, 대화와 만남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채팅, 매주 동창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던 커뮤니티, 그밖에도 P2P, 인스턴트 메신저, 인터넷 뉴스, 지식검색 등. 이 모든 열풍들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지금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다.

2004년은 블로그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펌질’로 대표되는 블로그의 대성황은 수많은 사람들을 블로그로 끌어들였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개설된 블로그의 수는 천만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2005년의 인터넷은 어떤 모습일까?

블로그는 계속된다

본격적인 개인미디어 시대를 열어젖힌 블로그는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한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인가? 적어도 대다수의 인터넷 기업들은 후자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NHN) 블로그는 개인 사진첩 기능인 ‘포토로그’ 서비스를 도입했다. 블로그에 있어서는 한발 뒤쳐져 있던 다음(Daum)도 최근 블로그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 DAUM은 사진을 슬라이드로 편집할 수 있는 ‘My TV’ 기능과 자신의 인맥 네트워크를 시각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친구 갤러리’ 서비스 및 온라인 RSS 서비스를 가지고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사회운동정보화’에 앞장서온 진보네트워크센터도 2004년 7월 블로그서비스를 개통하여 진보진영 블로거들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블로그들의 상호 연계를 강화하는 메타 블로그 서비스와 블로그를 이용한 기업 홍보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블로그는 집단이 아닌 개인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개인간의 연계가 손쉽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커뮤니티를 압도하고, 탁월한 편의성과 사용자의 일상을 전반적으로 기록하는 온라인 생활공간이라는 점에서 단명해버린 개인 홈페이지를 뛰어넘으며, 막대한 생산력과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인터넷 언론과 차별성을 갖는다.

블로그는 개인성을 표출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의 내면적 욕망이 가장 잘 발현될 수 있는 도구로서, 변화한 사회적 조건과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트랙백, RSS, 펌링크 등의 고유의 기능들은 아직 완전히 만개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블로그의 성장, 진화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휴대폰 인터넷에 접속하다

지금까지의 인터넷은 사실상 유선랜과 데스크탑으로 대표되는 유선인터넷과 휴대폰의 부가기능으로 여겨졌던 무선인터넷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물론 노트북과 PDA가 대중화되어 있고 네스팟과 같은 무선랜 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존의 유선인터넷이 기반이다.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역시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많이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주된 용도는 벨소리/멜로디 다운로드, 게임, 모바일뱅킹 등 제한적인 서비스에 그쳐 유선인터넷과의 연동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2005년에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인터넷의 물리적 환경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휴대인터넷의 등장 때문이다. 휴대인터넷 서비스는 노트북, PDA, 핸드셋, 스마트폰 등 다양한 휴대기기를 통해서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나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다. 올해 안에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며, 유선과 무선, 방송망을 하나로 통합해 보다 다양한 통신방송 서비스를 지원하는 광대역통합망(BcN)도 올해 하반기에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이러한 물리적 환경의 변화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보다 쉽게, 보다 오래 접속해 있도록 할 것이 분명하다. 디지털카메라, MP3 그리고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휴대폰은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현실로 끌어내리는 것과 동시에 현실의 더 많은 자료를 인터넷으로 퍼 올릴 것이다. 물론 그것은 휴대폰과 PDA 등에 익숙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고, 그로 인한 정보 격차는 더욱 심화될 소지도 안고 있다.

프라이버시와 정보공유

블로그를 비롯한 개인서비스 및 일상생활과 보다 밀접해질 유무선 통합 인터넷 환경은 정보의 생산과 공유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는 먼저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개인의 생활을 온전히 옮겨온다고 할 정도로 막대한 양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무수하게 생산되고 또 소비되는 다양한 형태의 저작물들의 저작권문제를 극복하고 정보가 유통되고 공유될 수 있을 것인가? 2005년 인터넷에서 프라이버시와 정보공유의 문제는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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