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20호 교육과
인터넷 속의 아이들, 인권의식 신장 필요

김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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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다. 방학에는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살까? 지역별로 차이가 심하긴 하겠지만 학원에 최소 두세 시간, 친구들과 만나서 놀기 두세 시간, 텔레비전 보고, 밥 먹고, 잠자고, 그 외에 무엇을 할까? 남학생들은 주로 롤플레이게임(RPG)이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할 것이고, 여학생들은 카트라이더 같은 게임이나 채팅에 빠져 있을 것이다. 아마, 부모들과 가장 많이 싸우는 부분이 이런 부분으로 알고 있는데, 난 아니요 하실 분 있는지 궁금하다.

게임을 하는 것 말고도 아이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인터넷 서핑이고, 하나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이용한 관람이라고나 할까? 숙제라고 생각하신 분도 있을 텐데, 그것은 정말로 특이한 경우이다. 이런 얘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은 학생의 인권-넓게 생각하면 인권이지만-말고 다른 얘기를 해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인터넷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인터넷은 유용한 만큼 무섭다. 억울하게 당한 것을 풀어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한 인간을 파멸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것이 인터넷이다. 연예인 X파일이 그렇고, 외국인 강사의 한국인 비하발언으로 인한 소동이 그렇다. 문화방송의 구찌 파동도, 모 교사의 학생 폭행 사건도 인터넷에 올려진 글이나 영상이 발단이 돼 확대된 문제일 것이다.

학생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모 국회의원의 수배 당시 성인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이 많이 되었다든가, 경관살해범의 주민등록번호로 인터넷에 접속한 아파트로 경찰들이 출동했더니 초등학생이 접속했다던 일화들은 유명한 얘기들이다. 문제는 학생들은 그런 행위에 대해 죄의식을 못 느낀다는 것이고, 그런 행위를 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서 맞고 등을 하는 것은 애교수준이라 할 것이다.

학생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되었다. 그들의 문화 속에서 나타나는 언어파괴라든가 하는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 가장 큰 문제는 익명성을 이용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사이버 상의 불법적인 거래, 다른 이의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이용하는 경우라 할 것이다.

얼마 전 한 학생이 필자의 사진을 학생이 운영하는 카페에 올렸다. 물론, 필자의 동의는 없었다.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안 하면 선생님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학생도 있었다. 둘 다 애교이고, 장난이라는 생각으로 넘어갔으나, 어느 누가 어떻게 가공해서 어떤 방식으로 전파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학생들은 정보의 공유나 보호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왕따 동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저 재미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피해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인권의식의 부재인 것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법률을 제대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법을 왜 지켜야 하며, 개인의 정보와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터넷 언어가 국어를 파괴하니 고쳐야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중요할까, 다른 이들의 중요한 정보는 절대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끔 하는 것이 더 중요할까. 우리 모두 고민할 문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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