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21호 사람들@넷
‘한국대중음악’ 틀에서 인디 보기
음악웹진 ‘가슴(gaseum)’

김은주  
조회수: 3901 / 추천: 50
웹진 가슴의 박준흠(가슴 발행인겸 연구소장) 편집장이 가슴(gaseum)을 창간하기 전, 30대 초반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고 첫 번째 뮤지션 인터뷰를 한 대상은 산울림의 김창완 씨였다. 잘나가는 음악 웹진의 편집장인 그가 당시의 상황을 회고하며 기사에 대해 일축한 한마디는 ‘조금 짜증난다’는 것이다. “인터뷰가 아니라 가져간 질문지를 그냥 읽고 김창완 씨의 대답을 받아 적는 수준”이었기 때문.

‘가슴’ 창간

그러나 그 보다 궁극적인 그의 고민은 청중과의 교감이 문제였다. 기본적으로 음악평론이 ‘동세대’에게 고하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그리고 생각하는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자극을 줄 수 없다면 자기만족적인 글만을 쓰던가 뭔가 다른 유익한 것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믿어서다. 어쨌든 그는 이후 절절한 고민 끝에 음악 웹진 가슴을 창간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그리고 ‘일이 타당하면서도(대의명분을 가지면서도) 운영해 나가는 문제에 있어서 현실성이 있냐?’라는 것들의 가능한 접점이 무엇인가를 되묻는 시간을 가져본 결과, ‘가슴’이 가장 밀접히 접근한 해답이었던 것이다.

‘한국대중음악’ 틀에서 인디 보기

그는 말한다.

“세상의 변혁을 위해서는(특히 대중음악판에서는) 먼저 중앙매체들이 달라져야 하는데, 이를 기대할 수 없다면 저희와 같은 ‘인디’, ‘마이너’ 매체들이 많이 생겨나서 제대로 활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대로 가슴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노라면 편집 방향이 진지하게 인디, 마이너 음악(문화)을 다루려고 한다는 것을 쉬이 알게 된다. 그는 중앙 매체에서 기사를 다루는 방향성과 다른 점을 인디 음악을 다루더라도 ‘한국대중음악’이라는 큰 틀과 맥락 하에서 다룬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차이점인데, 결코 인디, 마이너 음악(문화)을 ‘이슈거리나 기사거리’라는 관점으로 대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어떤 대상을 선택하느냐’와 함께 중요한 것은 ‘어떤 관점으로 대상을 보느냐’ 그리고 ‘정말로 그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느냐’라는 점입니다”

그의 소망 … 한국판 ‘올 뮤직 가이드’ 제작

그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한다. 한국판 ‘올 뮤직 가이드’(All Music Guide/ www.allmusic.com/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완벽한 대중음악산업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 그러나 그것은 그의 말처럼 ‘국가 또는 대기업의 지원이 없으면 만들기 힘든 거대한 규모의 프로젝트’라서 현재로서는 꿈만 꿀 수밖에 없는 입장이란다.

올해로 창간 6주년!

한편, 1999년 11월에 창간한 웹진 가슴은 올해로 창간 6주년을 맞는다. 그 사이 약 2년의 휴간경험도 했고, 격주간 업데이트 체제에서 일간·주간 등의 부정기 업데이트 체제로 변화를 주었다. 사이트를 돌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발행인이면서 연구소장인 박준흠 편집장은 웹마스터이면서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다. 가슴은 음악산업정책연구소도 운영중이다. 음악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연구와 교육, 컨설팅은 물론이고 음악산업대학교를 기획·운영하고 교재를 출판하는 연구모임이다.

새로운 방식 개인 미디어 등장할 것

“한 웹 기획자에게 현재 20대들의 온라인 트렌드 현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 특히 문화예술사이트들이 고전하는 이유로 대개의 10-20대들이 특별한 문화적인 취향‘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긍정적인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결국’이라는 표현을 빌어 이렇게 전망했다.

“새로운 방식의 개인미디어들이 등장하든지, 아예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질 것이고 IT·방송·통신이 융합된 형태가 유력할 겁니다. 성공적인 모델은 그 사이트에 간다는 것 자체가 이 시대의 트렌드에 동참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관건일 겁니다.”

그에겐 물론 ‘가슴’이 그런 매체여야 할 당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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