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24호 표지이야기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관계를 통한 관계의 확장, 소셜 네트워크가 뜬다!

오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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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자신이 하는 사업을 좀 더 대중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플래쉬로 제작하기를 원했다. 그는 신뢰할만한 플래쉬 제작자를 원하지만 자신이 직접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김씨는 자신이 평소에 신뢰하고 있는 디자이너에게 적당한 사람이 있는지 문의하였다. 디자이너는 연관된 직종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으므로 그 중에서 실력이 좋은 사람을 김씨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친구의 친구를 통한 관계의 확장

우리가 원하는 지식이나 사람을 찾을 때 통상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물론 공개적으로 모집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지원한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적절한 지식이나 기술을 갖춘 사람인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이 신뢰하는 사람을 소개해준다면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친목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나와 죽이 잘 맞고 친한 친구의 친구라면 나와도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나의 관계를 확대해 나간다.

나는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중심에 있다. 나의 친구 역시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내 친구의 친구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사람들은 서로 그물망과 같은 인적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만일 나와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분석할 수 있다면, 현재는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여섯명만 거치면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몇 단계만 거치면 모두 연결된다는 얘기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A씨를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내 동생의 학교 동창의 친구의 남편의 회사 상사가 A씨라면 몇 단계를 거쳐 나와 관계가 있는 셈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교수는 이를 실제로 실험을 통해 증명하였다. 1967년 그는 미국 내 임의의 두 사람의 거리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하였는데, 그 결과 평균적으로 6명만 거치면 미국 내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여섯 단계 분리(six degrees of separation)" 법칙이라고 한다. 지구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남한에만 4500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어도 나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을 몇 단계만 거치면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란 ‘인맥’ 혹은 ‘지인 네트워크’ 등으로 번역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이나 인맥의 확대를 활성화하고 지원하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를 ‘소셜 소프트웨어(Social Software)’ 혹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으로 부른다. 소셜 네트워크 기술(Social Network Application, SNA)은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전문지인 ‘BUSINESS 2.0’에서 2004년을 대표할 기술로 선정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소셜 소프트웨어가 뜬다!

국내의 대표적인 ‘소셜 소프트웨어’의 하나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이다. 사람들은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을 가꾸고 표현한다. ‘미니홈피’는 자신을 중심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진지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미니홈피’에 고립되지 않는다. 자신이 신뢰하는 친구들과 ‘일촌’ 관계를 맺는다. 이는 단순한 ‘링크’의 의미를 넘어, 나와 그가 서로 ‘신뢰’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촌 파도타기’는 친구의 친구 관계를 통해 인맥이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다.

소셜 소프트웨어는 ‘커뮤니티’와도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초창기에 사람들은 주로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였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아이러브스쿨’과 같이 오프라인에서의 관계에 기반을 둔 온라인 커뮤니티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다양한 주제의 온라인 카페를 통해 나이, 공간에 상관없이 새로운 관계를 넓힐 수 있었다. 그러나 서비스의 중심은 커뮤니티로부터 미니홈피, 블로그 등 개인 미디어로 변화하고 있다.

소셜 소프트웨어 vs 커뮤니티

커뮤니티는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미리 설계된 공간에서 사람들은 그 공간(주제)의 성격에 맞게 소통한다. 간혹 오피니언 리더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커뮤니티에서 일관된 중심을 이루는 것은 개인이라기 보다는 커뮤니티의 테마이다. 그러나, 소셜 소프트웨어는 우선 개인에 기반을 둔다.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을 통해 각 개인은 욕망에 따라 자신을 표현한다. 또한 자신의 욕망에 따라 다른 사람과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미리 정해진 주제나 틀은 없으며,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표현하고 관계를 형성한다. 이런 의미에서 상향식(bottom-up), 분산화(Decentralized),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 등이 소셜 소프트웨어의 특성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물론 커뮤니티와 소셜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칼로 무를 자르듯이 구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커뮤니티 역시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모습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커뮤니티 자체가 하나의 중심이 되어 다른 커뮤니티와 관계를 확대해 나가는 커뮤니티의 네트워크를 상정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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