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25호 사람들@넷
문화적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위하여
문화사회’를 꿈꾸는 문화연대 http://www.culturalaction.org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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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 간의 대결양상으로 도서정가제 관련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이즈음, 지난 달 14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는 문화연대와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한 ‘출판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문화연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올바른 출판·독서문화의 진흥과 출판유통구조의 개선을 모색해 보는데 역점을 뒀다.
문화연대는 또 같은 날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문화 다양성, 그리고 경인지역 새방송 토론회’를 열고 방송의 공공성과 문화 다양성 및 문화 다양성 확보를 위한 ‘경인지역 새 방송의 이념과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1999년, 6월 26일 ‘(가칭) 문화개혁시민연대’로 시작, 창립한 문화연대는 ‘문화가 꽃피는 사회, 문화사회를 건설’하자는 구호와 함께 시작되었다. 창립 후 문화연대는, 우리사회가 경제발전을 사회발전의 유일한 방식인 양 여긴 결과 삶의 터전을 황폐하게 만들었다며 문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연대 사업을 추진했다.
문화연대가 말하는 ‘문화사회’는 개인들이 타인과 연대와 호혜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꿈과 희망과 욕망을 최대한 구현하며 공생할 수 있는 사회이다. 문화사회는 따라서 삶을 자율적으로 꾸려나갈 수단과 조건이 갖추어진 사회요,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 사이에 착취나 억압, 파괴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사회이다.

문화연대는 또 사회발전을 위해 “문화적 관점을 채택하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문화발전의 과제와 전망을 본격적인 ‘사회적 의제’로 떠올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문화 분야만 유독 개혁의 ‘사각지대’인 양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문화연대는 문화개혁을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데 그 당위를 둔다.

한편, 1999년 창립 후 7년의 해를 넘기면서 문화연대가 일궈 오고 제안해 온 일련의 문화 사업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최근, 축제 모니터링 사업을 처음 제안했던 지금종 사무총장은 “지역축제에 대한 처음의 문제의식이 오늘날 얼마나 해소되었나”라고 자문하면서 문화연대 축제 모니터링단의 활동을 평가해 보기도 했다.

“축제 개최가 지방자치단체의 과시성 이벤트, 단체장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루어진다거나, 축제의 주인이 되어야 할 지역민이 객체로 전락한다거나, 조악한 프로그램 양산, 반환경적 운영 등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음으로써 시민의 세금을 좀먹는 일들이 이젠 사라졌는가? 자문자답컨대,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각 축제의 연륜이 쌓이는 데다 상호 벤치마킹 등으로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노하우 제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연대 축제 모니터링단의 축제 평가가 한몫 단단히 했다고 자부한다.”

문화개혁에서 필요한 일은 우리의 삶과 문화를 왜곡시키는 관행, 의식, 제도, 전통, 정책 등을 근절하는 것이다. 우리 문화의 수준을 낮추고, 문화를 왜곡하고, ‘인간발전’의 기회를 앗아가는 집단과 세력에 대한 감시도 필요하다. 오늘날 가장 큰 문화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국가와 시장, 그리고 문화제국주의 세력이다. 문화연대는 바로 이 지점에서 국가기관과 자본에 의한 문화 권력 및 자원의 독점 경향, 다국적 문화산업의 문화주권 침탈에 따른 문제점을 비판하고 시정하는 노력을 강조한다.

문화개혁의 목적은 우리사회의 문화 역량과 창조성을 높이는 데 있다. 한 사회의 창조성은 구성원들이 자유와 평등, 연대와 호혜 속에서 각자 꿈을 펼치고, 마음껏 자신들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마련된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 자유롭게 자기 생각과 행위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뿐만 아니라 표현 수단까지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계급, 민족, 성, 세대, 지역, 직업 등의 차이와 무관하게 ‘문화적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문화 역량과 사회적 창조성은 이런 문화적 다양성이 전제된 이후 차이가 만들어낸 조화로 민족문화, 대중문화, 예술문화, 소수문화가 꽃필 때 비로소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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