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29호 여기는
사람 중심으로 돌아가는 인터넷 ‘웹2.0’
정보소유가 아닌 정보접근을 지향한다

이강룡  
조회수: 4584 / 추천: 65
요즘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 ‘웹2.0’에 대한 관심이 높다. 팀 오라일리(Tim O’Reilly)가 명명한 ‘웹2.0(Web 2.0)’은 인터넷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은 기존의 웹과 충돌하는 것이 아니고,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가리키는 말도 아니다. 웹2.0이란 무엇일까?

이전의 웹과 웹 2.0의 차이를 구별하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면, 넷스케이프와 구글의 차이, 더블클릭과 애드센스의 차이, 아카마이(Akamai)와 비트토런트(BitTorrent)의 차이를 들 수 있다. 가령 더블클릭이 주로 매체 사이트에 한정된 광고를 집행했다면 애드센스나 오버추어는 전세계 거의 모든 사이트를 그 대상으로 삼는다. 비트토런트 같은 P2P 서비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서비스는 더 우수해진다”라는 원칙 위에 서 있다. 웹2.0은 이렇게 풀뿌리 역할을 하는 개인 사용자들의 참여가 많이 구현된 서비스들을 포함한다. 브리태니커 온라인이 1.0 시대를 상징한다면 개인들의 참여가 필수적인 위키피디어는 웹 2.0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위키피디어의 원칙은 비트토런트와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검토할 수록 버그는 줄어들 것이다.’ 디렉터리 중심의 웹 분류 구조가 태그(tags)라고 불리는 키워드 중심의 동적인 분류 체계로 바뀐다. 최근에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딜리셔스(del.icio.us)와 플리커(Flickr)는 이러한 태그 기능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웹 2.0에서 중요한 것은 플랫폼의 개념이다. 웹 2.0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태우님의 블로그(http://twlog.net)
에서는 웹 2.0을 이렇게 정의한다.
“플랫폼으로 구성된 환경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들이 직접 아무 것도 할 필요없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참여하고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인터넷 사회에서 가장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무엇인가 할만한 틀만 제공해주면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그 도구를 사용해서 무엇인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멋진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하나의 플랫폼인 웹상에서 이러한 현상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wikipedia, eBay, del.icio.us, amazon, wordpress/MT,
심지어는 싸이월드까지. 기본 틀만 제공해주면 viral marketing이 원하던 그대로 벌떼같이 어딘가에서부터 우루루 몰려든다. 이에 따라 자연히 플랫폼으로 제공되는 나의 제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성공적인 플랫폼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하나 있는데 이는 바로 ‘개방성(openness)’이다. 개방성이란 내 것을 내가 지키고 네 것을 네가 지키는 것과 동시에 서로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빌려주고 나눌 수 있도록 함을 뜻한다. (중략) 정보화와 분산화로 시작하는 새로운 체제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파이어폭스 속 또 하나의 작은 플랫폼인 그리스몽키는 이러한 모습을 부족함 없이 잘 보여주고 있다.”
얼마전 웹2.0 컨퍼런스에 다녀온 윤석찬님이 블로그(http://channy.creation.net/blog)에 남긴 글을 보자.

“작년에 이어 실리콘 밸리에서 두 번째로 열린 웹2.0 컨퍼런스는 (중략) 900명이 넘는 인파가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걸로 봐서 한해 동안 웹2.0이 이슈 키워드로 떠 올랐다는 사실에 적이 놀라기도 했다. (중략) 웹2.0은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적 조류로서 웹을 재탄생 시키고 있는 것이다.”

“올해 컨퍼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웹2.0이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짚어 보자. (중략) 팀 오렐리가 이 용어를 처음 쓸 때 정의를 ‘Web as Platform’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에 반해 Web1.0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단어는 포탈(Portal)이다. 포탈은 문턱을 말하는 것으로 어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문을 통과해야 한다.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기차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장소를 말한다. 플랫폼은 어떤 기차든지 서고 원하면 타고 가면 되는 곳이다. 포털 위에 있는 서비스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지만 플랫폼 위에 있는 서비스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이것이 웹2.0의 정의이다.”


웹 2.0이 지향하는 것은 정보의 접근이지 정보의 소유가 아니다. 포털로 대표되던 거점 중심의 네트워크 대신 개인 사용자들의 참여가 더욱 요구되는 풀뿌리 네트워크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대두된 것이다. 말하자면 웹의 기본 ― 하이퍼링크가 가장 하이퍼링크다워질 수 있는 ― 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다. 웹 2.0이라고 굳이 명명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것은 결국 돌아가야 할 지향점이었을 것이다. 우리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새로 발명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발견해야 할 그 무엇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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