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0호 표지이야기 [다시 웹을 사고한다]
웹으로 들어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새로운 관계
블로그, 소셜네트워크, RSS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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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는 웹 2.0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블로그를 열심히 쓰고 있는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논쟁거리다. 흔히 'Web+log에서 we가 빠진 단어' 또는 ‘1인 미디어’로 설명하지만 블로그와 웹 2.0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한 정의는 아니다.
블로그가 웹 2.0이라면, 무엇이 웹 1.0에 해당할까? 그것은 개인홈페이지, 커뮤니티 서비스, 온라인 출판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홈페이지, 커뮤니티, 온라인 출판 ->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
먼저 블로그는 제작과 관리가 번거로웠던 개인홈페이지를 대체해서 웹 공간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블로그의 간편한 글쓰기와 날짜별로 관리되는 방식이라는 특징은,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의 디지털 기기의 보급과 발전에 힘입어, 인터넷 공간에 개인의 분신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다음으로 블로그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대체하면서 모임(커뮤니티)과 개인의 관계를 역전시킨다. 모임이 먼저 있고 모임의 질서를 통해서만 개인이 표현되던 것이, 개인이 블로그를 통해 정체성을 구축하고 ‘고유링크(permalink)’, '트랙백(trackback)', ‘덧글’ 등의 기능을 이용해서 타인들과 1대 1로 관계맺는 것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1대 1의 관계는 의외로 넓게 확장될 수 있으며 이에 주목한 다양한 소셜네트워크(social network) 서비스들이 출현하고 있다(<네트워커> 24호 표지이야기 참고). 또한 이렇게 생성된 관계들의 네트워크는 독특한 문화를 갖는 공간,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을 이룬다.
또한 블로그는 기존의 어떠한 툴보다도 훨씬 더 쉽게 온라인 출판과 컨텐츠 배포(contents syndication)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RSS(really simple syndication, <네트워커> 29호 ‘레니의 떼끼’ 참고)라는 기술이 있기에 가능해졌다. 기자 또는 저자의 입장에서는 단지 자기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 자신의 RSS를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배포가 완료된다.

온라인 출판, 북마크와 이메일 -> RSS
반대로 독자는 북마크를 눌러가며 수많은 미디어와 블로그를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RSS 수집기에 거의 실시간으로 새 글들이 모이고 자신이 원하는 형식과 분류에 정리된다. RSS 수집기로 배포된 글들을 읽는 것은 마치 이메일 수신함을 열어보는 것처럼 간편하면서도 스팸메일과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다. RSS가 웹 2.0이라면 북마크와 이메일은 웹 1.0인 셈이다.
아직 많은 웹사이트들이 RSS를 제공하고 있지 않고, 그 이유 때문에라도 RS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소수로 남아있다. 그러나 곧 관계는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RSS에 길들여질수록 북마크와 이메일에 대한 의존도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며, RSS를 제공하지 않는 웹사이트는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변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SS 수집기로 컨텐츠를 배포한다는 점에서 블로거와 기자 또는 저자 사이의 형식적 차이는 없어진다. 독자가 웹사이트나 블로그를 방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컨텐츠를 담는 형식이나 브랜드는 의미가 약화된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가능성과 어떤 과제를 부여할 것인가? 지금 바로 RSS 수집기를 설치하고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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