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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에서 주고받았던 소소한 대화들이 사라져가고, 동네서점도 그 자리를 지켜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대학로에 그 자리를 지켜줄 작은 인문서점이 생겨 여러 블로그들 사이에서 추천되고 있다. 문화의 아름다운 소통의 공간, 이음아트. 이음아트 지기를 네트워커가 찾아가 보았다.
서점공간이 참 예쁘다는 소개가 많던데. 아늑하고 커피가 제공되는 것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신건가요?
아이디어는 특별한건 없어요. 나무소재를 좋아해서 직접 인테리어를 했고, 재활용할 수 있게 북박이를 사용하지 않았고요. 일반 업소는 북박이를 사용하는데 그러면 다시 사용할 수 없어서 폐기처분되죠. 여기가 좁은 편이지만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로도 이용되기를 바라는 맘에서 꾸며봤습니다.
예전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일반회사에서 관리직을 했었죠. 그러다가 회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일은 그만두게 되었지만 이일 저일 겪다보니 (가장으로서 돈을 벌기위해 부지런히 뛰었고) 벌써 중년이더라고요.
이음아트는 언제부터 하고 싶으셨는지...
생각은 오래되었어요. 책을 사보는 입장에서, 다 읽은 후 이 책은 좋은 책이고 새책인데 다른 사람과 돌려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스크랩북 보여주면서) 여기 북크로싱 운동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효과적으로 책을 나누어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죠. 책을 사서 모아두기보다는 ‘아름다운 가게’처럼 말이죠. 저는 책을 좋아해요. 그래서 책에 관련되는 일을 고민한거 같네요. 책의 유통을 아는 것도 아니지만 헌책과 새책이 공존하는 그런 공간을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종로2가 부근에 그런 서점이 있었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엔 김용욱 교수의 책을 여러 권 구입했죠. 아주 저렴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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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내부 |
중소 오프라인 서점의 상황은 어떤가요?
여기서 서점 열고 보니까 작은 서점 같은 경우는 근 몇 년간 50%정도 폐점됐고, 특히 책을 공급받는 유통과정에서 어려운데요. 출판사들이 작은 서점에 직접 공급하는 것은 사라져가고 도매상이나 유통경로를 통해 배본되고 있어요. 그러니 대형서점들의 유통조건이 우리보단 좋죠. 여기 대학로에 여러 서점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없어졌어요. 대학로에 서점이 없다는 것이 의아스러웠죠.
다른 서점과 달리 이음아트만의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요.
특별히 수입서적, 사진서적, 디자인관련서적들이 좀더 있어요. 여기 주변에 예술대학이 있기 때문인데... 인문학서적도 있고요. 어떤 일을 하던 간에 인문학적 소양이 있어야 창조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과학서적도 있는데 자기 정체성의 고민을 할 수 있게 하고 사회문제도 생각할 수 있겠죠.
이음아트는 독자와의 만남이라는 행사가 있긴 한데 어떤 마케팅개념으로 하는 건 아니고요. 정기적이지도 않아요. 다만 대형 서점과 다른 차별화되는 만남의 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음아트에서 책도 보실 수 있고, 만남의 공간으로 이용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냥 일하시다가 빈 시간에 오셔서 차도 마시구요.
저는 이음아트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소통의 공간이 되길 바래요.
단골손님이 계신가요?
많죠.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대형서점은 너무 넓어서 시간이 너무 걸리고 해서 불편했는데 이곳은 찾는 책이 있어 좋다고 하시네요.
책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전 직장생활하면서 음...그러니까 87년도부터 지금까지 독서노트를 작성해왔어요. 여기다 들여온 책들도 그때의 기록을 적지 않게 활용했죠. (웃음)
집에 책은 몇 권이나 있으신데요?
한 이삼천 권...서점하다보니 많은 책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습디다.
서점하시면서 어려울 때 변하지 않게 힘이 되는 것이 있다면요?
나누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을 살고 있는데... 문화소통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작은 자부심도 가지게 되고요. 좋아하는 책을 가까이하는 것도 만족해요. 이런 기쁨을 이웃들과 더욱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본에는 100년 넘은 서점이 있다고 하던데 저도 이일을 오랫동안 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회에서 자아실현을 이루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 걸까요?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허락이 안 되고 있죠.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이 해왔던 관념대로 반복하고 있고요. 젊은 세대들에게 주입시키고 기계적으로 대하고... 사실 위에서나 아래에서 용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하여 사회가 부추겨주고 기성세대는 보다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면
조병준씨라고 학교선배이기도 한데, 문학평론가시고 시인이시죠. 여러모로 제게 힘이 되는 분이세요. 서점일 외에도 인생 선배님이나 마찬가지죠. 그리고 제 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일 시작한다고 경제적으로 부담을 안겨주었을 텐데, 뒤에서 말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니까요.
하고 싶은 일 하며 살기
어제는 학생인 손님이 다녀가면서 어떻게 이런 책방을 하게 되었는지 자신(학생손님)도 이런 일을 하고 싶다며 이런 저런 것을 물어보았다. 우선 하고 싶은 일이었다고 조금이라도 문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노라고 답했다.
세상에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느냐는 말 무수히 들었다. 그렇게만은 살 수 없는 게 세상살이 아니냐고.
그런데 정말 그렇게 살 수 없는 것인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일지라도 쉼 없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진대)
노력과 고통이 뒤따르는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자신의 적성, 취향에 맞는 쪽에서 일하는 것이 옳은 게 단순하게 맞는 산술적 답변 아닌가.
(2005/11/27 이음아트 한상준님 블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