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2호 학교이야기
스승 찾기

김현식 / 포항 대동중학교 교사   yonorang@eduhop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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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스승 찾기’ 코너가 운영되고 있다. 민원인이 찾고자 하는 현직 교사의 이름을 입력하면 재직하고 있는 학교와 생년, 과목, 연락처 등이 바로 나온다. 모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사람 찾기’의 주요 대상이 ‘선생님’이었기에,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교사는 공무원 신분이기에 교육청에서 한꺼번에 개인의 신상 정보를 수집하여 인터넷을 통하여 그 정보를 공개한 것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다른 공무원도 신상 정보가 인터넷에 다 공개되고 있는가? 또한 교육 공무원이라고 해서 자신의 신상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 전화번호부에 자신의 번호를 공개하지 않을 권리가 있듯이 교사라고 하여 자신의 신상 정보를 인터넷에 반드시 올려놓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행히 어떤 교육청에서는 ‘스승 찾기’ 서비스를 아예 하지 않고 있거나, 비공개를 원하는 교원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청도 있다. 내가 속해 있는 경상북도 교육청에서는 비공개 교사 명단을 보고하도록 공문이 내려왔다. 사실 방법이 뒤바뀐 것 아닌가? 공개를 원하는 교사의 동의서를 받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립학교는 정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사립학교 재단 이사회에서 정관을 만드는데, 이 정관은 공익을 위하여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하지만 사립학교 정관이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감독관청인 교육청에서도 정관을 공개하지 않는 사립 재단에 대해서 별다른 지도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관을 공개하지 않는 큰 이유는 사립학교 정관이 상당히 비민주적인 독소 조항을 가지고 있거나, 정관에 근거하여 운영되지 않는 사립학교 현실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자문하는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할 때 교원 위원은 3 배수를 뽑아서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다. 공립학교의 경우 교원 위원을 민주적으로 선출하도록 규정하였기에, 다수표를 얻은 교원이 당연히 교원 위원이 되지만, 정관에 의해 선출하도록 한 사립학교법에 의해 사립학교에서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3 배수 추천이라는 독소 조항이 버젓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학급 회장을 뽑을 때 학생들이 3명을 뽑아서 그 중에 마음에 드는 학생을 담임교사가 뽑는다면 학생이나 부모들이 민주적이라고 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기막힌 규정이 학교의 민주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지금 교육 정보화는 공개해야 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오히려 보호해야 할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학교 홈페이지를 둘러보자. 불필요한 개인정보와 이미지들이 버젓이 공개되어 있고, 정작 필요한 학습 자료와 학부모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정보는 꽁꽁 숨어 있다. 학칙이나 학교운영위원회 규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학교는 거의 찾을 수 없다. 반대로 교사들의 개인정보가 너무도 쉽게 노출되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제대로 된 교육 정보화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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