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5호 표지이야기 [오픈 웹, 닫힌 전자정부를 열어라!]
인터뷰 : 김기창 교수 (고려대학교 법대)

오병일 / 네트워커   antiropy@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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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픈웹 운동을 처음 제기하게 된 개인적인 계기가 있으신지요?

1994년~2002년 기간 동안, 저는 12Mb 램, 100Mb 하드디스크 사양의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했습니다. (영국에서 근무하던 기간이었습니다.) 윈도95가 출시되자 더 이상 이 컴퓨터로 윈도를 가동할 수 없었고, 그래서 1997년부터 리눅스를 대안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총 설치 규모 약 70Mb 정도로 리눅스를 심고, 이를 가동하여 이메일, 문서작성, 인터넷(텍스트 브라우저) 등 제가 필요로 하는 모든 일을 불편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에 있던 기간(학생으로 3년 반, 교수로 7년) 중, 한국 언론 등 한국 인터넷은 거의 가보지 않았었습니다.
2003년 3월 고려대에 부임하면서, 컴퓨터를 비로소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램 크기가 10배로 늘어났고(128Mb), 하드는 40배로 늘어났습니다. 그동안 해오던 습관으로 리눅스를 사용하려 했는데(그래픽 기능 등 모든 것을 구비한 풀 버전 리눅스, 저는 데비안 리눅스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야 말로 악몽과 같은 현실에 직면하게 된 셈입니다. 제일 절망적인 것은 제가 근무하는 학교의 도서관 웹사이트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항의와 요청과 좌절의 연속인 셈이었지요.
그러던 중, 4월 말 유럽연합(EU) 재판소에서 진행된 MS 반독점 소송이 유럽에 크게 보도되었고, 마침 한국에서도 같은 내용의 소송이 서울 고법에 계속 중이길래, 문제 제기를 하려면 이때가 좋겠다고 판단하여 일을 시작한 것입니다.

Q. 5월 8일, 6월 17, 18일 계속 민원 신청을 하고 계신데요. 정보통신부에서 민원에 대한 답신 혹은 관련된 답변이 있었는지요?

묵묵 부답. 5월8일 제출한 민원에 대하여는 '비공식적'인 답신이 있었으나, 정통부의 공식적 입장은 전혀 전달된 바 없습니다. 결국 오늘(6월 22일), '윈도'를 사용하여, 그리고 한시간이 넘도록 허비하며, 기억할 수조차 없이 많은 ActiveX 콘트롤을 내려 받아 설치한 끝에 정통부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팝업 창이 난무하고, 이용자가 원하지도 않은 온갖 프로그램을 '보안'이라는 명목으로 마구 설치하는(그리고 그 설치를 위하여 '관리자' 계정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것을 강요함으로써 황당한 보안 위험에 나의 컴퓨터를 노출시킬 것을 강요하는), 그야말로 야만적인 수준의 한국 웹사이트의 '진수'를 지겹도록 겪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민원을 제기하였습니다. 5일 안에 답신이 오겠지요, 이제....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무법천지라는 느낌 밖에는 없습니다.

Q. 며칠 전에 오프라인 모임을 했고, 정책수립을 위한 간담회도 준비중인 것 같은데요. 정보통신부 및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이 문제에 대한 교류가 있는 상황인지요?

우리가 준비중인 정책 제안서의 내용이 자발적으로 수용되어 소송을 피해보자는 취지로 우리가 요청하여 준비되게 된 것입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정통부 관계자도 일단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참석자 중 일부는 막상 간담회의 결과, 사태의 자발적 교정 가능성에 대하여 오히려 더 비관적인 느낌을 안고 귀가하셨다는 분도 계십니다. 부처간에 서로 떠넘기기, 서로 다른 부처 핑계 대기 등등... 행자부, 정통부, 국정원 삼각 핑퐁이랄까...

Q. 소송은 언제쯤 진행하실 계획이신가요? (물론 정보통신부와의 논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비밀입니다. 다만 긴밀히 협의 중인 로펌이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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