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5호 뜨거운감자
언젠가 공유되지 않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파일...
P2P 전면 유료화를 둘러싼 논의들

홍지은 / 네트워커   idiot@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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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을 끌어온 싸움의 종지부를 찍으려는 것일까? 지난 5월 24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아래 음제협)등 음악 권리자 단체 3곳은 P2P(Peer To Peer) 업체들을 대상으로 P2P 서비스의 전면 유료화를 요구했다. 유료화 시점은 6월 12일로, 그 때까지 권리자 단체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P2P 서비스의 유료화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다수 P2P 업체들이 권리자 단체에서 제시한 기술 기준을 준수하기에는 시간적, 금전적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음제협과 유료화를 합의하고 기술 테스트를 진행 중인 소리바다를 제외한 대다수 P2P 업체들은 엠피쓰리(mp3) 파일 공유를 막아놓은 상태이다.

6년에 걸친 공방전

음악 권리자 단체와 P2P 업체 사이의 갈등은 2000년 5월 ‘한국판 냅스터’라 불리는 소리바다가 문을 연 이후부터 시작됐다. 2000년 당시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음반 시장은 이후, 침체일로에 놓이게 되는데 음반 업계는 그 원흉으로 P2P서비스를 지목했다. 그리하여 2001년 1월 음반업계는 소리바다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소리바다는 결국 법원으로부터 서비스 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고 검색 서버를 폐쇄하게 되었다. 하지만 얼마 후, 소리바다는 ‘소리바다 2’를 내놓았고, 이후 음반 업계와 소리바다를 위시한 P2P 업체 사이의 본격적인 권리 다툼이 시작되었다. P2P 업체들은 네트워크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며 계속 반발하고 있지만, 음반 업계들은 ‘파일공유=저작권 부정’이라는 논리를 굽히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 역시 작년 겨울, 우상호 법안(*)을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켜 권리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도둑질' vs '자유로운 문화 이용'

양측의 이러한 공방전 속에서 네티즌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5년 전만해도, 대다수 네티즌들은 음반 업계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와 권리자 단체들이 지속적으로 벌여 온 저작권 보호 캠페인으로 네티즌들의 생각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저작권자들의 주장을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않고 기술 발전에 대한 태클 걸기”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한 쪽에서는 “공유란, 독점을 통한 폭리를 반대하는 것이지,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도둑질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P2P 서비스의 유료화에 대해서는 찬반을 떠나서 그 실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네티즌도 있다. 즉, 같은 돈을 낸다면, 음원의 질을 보장할 수 없는 P2P 보다는 차라리 ‘멜론’과 같은 S2C(Server to Client : 서버 대 개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한편 창작자 입장에서 P2P 유료화를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유료화가 소수의 유명 가수들의 이익만 보장하지, 다수의 무명 가수들에게는 오히려 자신들의 음악을 유통시킬 통로를 차단한다는 이유에서였다.

P2P는 통제의 대상인가?

이처럼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저작권과 P2P 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음악 권리자들이 P2P의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P2P 서비스에 대한 저작권자들의 개입에 일정한 제한이 가해져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었다.
P2P 협의회 회장 전현성 씨는 “현재 음제협 등은 P2P에서 집(zip)파일까지 막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P2P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음악 파일만이 아니다. 그러니 사업자 입장에서 무슨 근거로 집 파일을 막을 수 있겠는가? 이는 결국 P2P 사업자가 책임질 수 없는 부분에까지 책임을 지라는 소리다. 또한 이런 과도한 규제는 P2P 이용자들에게 큰 불편을 안겨줄 것이다."라며 권리자 단체들을 비난했다.
광범위한 파일 필터링 요구뿐만 아니라, P2P 서비스의 가격 체계와 관련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음제협 등은 음악을 내려 받는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를 주장하지만, P2P 업체들은 종량제로는 수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일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음악을 내려 받을 수 있는 ‘정액제’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권리자 단체의 이번 발표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빠져 있었다. 이는 그간 음원사용료에 대해서 시민단체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권리자 단체가 자신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네트워크에 대한 새로운 이해

음제협 등이 통보한 유료화 시점인 6월 12일이 지난 이후, P2P 유료화 논의는 다시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서로의 입장만을 밝히며 그간 반복된 이야기들을 되풀이 중이다. 때문에 그간의 논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네트워크 담론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공유연대의 김정우 사무국장은 “아무도 유료화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에서의 '공정이용(fair use)'에 대한 개념 도입이 필요하다. 토지의 경우 ‘그린벨트’처럼 공익적 이해를 위해 사적 소유권을 제한하는 제도가 있다. 인터넷에서도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전송권은 저작권자들의 권리보호만을 염두에 두지, 공익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는다. 네트워크를 바라보는 이런 시각을 바꾼다면 훨씬 더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P2P는 ‘속도와 공유’라는 네트워크의 속성을 가장 잘 구현한 것이다. 그것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정보를 전파하고 가공시킬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체계에서 “가치가 있는 곳에 권리가 있다.(If value, then right)"는 종래의 고정적 재산권 개념을 강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수많은 ‘창조’가 네트워크의 정보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감안할 때, 지적재산권의 무차별적 적용은 그 본래 목적인 창작 활동의 고취를 오히려 방해할 것이다. P2P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 우상호 법안 : 2005년 12월, 열리우리당 우상호 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를 통과한 저작권법 개정안. 저작권법 고발 시 일부 비(非)친고죄 도입 허용, 불법복제물에 대한 임의적 폐기와 삭제 가능,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기술적 보호조치 의무화 등, P2P 서비스를 비롯한 인터넷 전반에 대한 강력한 규제들을 골자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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