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5호 장애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 콘텐츠 현황

임장순 /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학습지원센터 소장   hopenew@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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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 기기의 개발과 그 사용을 위한 교육 현황을 살펴보았다. 그러면, 과연 시각장애인들은 이 정보화 기기를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가? 과연 어떠한 콘텐츠들이 제공되고 있는가? 대표적인 것을 꼽아 보면 다음과 같다.

전자도서의 보급으로 시각장애인의 독서량 증가
먼저, 전자 도서의 제공을 들 수 있다. 정보화 사회 이전에는 점자 또는 녹음 도서로 공급되던 서적들이 이제는 전자적으로 제공되고 있어서 스크린 리더를 이용하여 컴퓨터상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스크린 리더를 이용한 독서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점자서적의 경우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의 점자 읽기 속도가 빠르지 못하여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고, 독서하는 데에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했기 때문에 대단히 피곤한 일이었다. 그런데 전자 서적의 경우에는 스크린 리더의 낭독 속도를 조정할 수 있어 개인의 인지 능력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녹음 도서의 경우 읽는 속도를 조정할 수 없을 뿐더러 내용을 자유로이 오고갈 수 없었지만, 전자 서적으로 제공되면 내용의 어느 곳이든지 쉽게 접근하여 필요한 곳을 읽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독서를 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시각장애인의 독서량이 많아지고 독서로 여가를 보내는 시간도 급격히 늘어났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 도서관 서비스가 시각장애인 복지관을 중심으로 많이 제공되고 있다. 또한 효과적이고 편리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독서 보조 프로그램도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재 시각장애인용 포털 사이트인 ‘넓은 마을’, ‘아이프리’에 전자 도서관이 개설되어 있으며 국립중앙도서관에도 시각장애인용 전자 도서관이 있다. 또한 기존의 녹음 도서를 인터넷을 통하여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녹음 도서관도 한국시각장애인 복지재단과 노원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넓은마을 등 시각장애인 전용 포털의 이용
둘째로 시각장애인 전용 포털 사이트의 개설이다. 비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포털 사이트도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곳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긴요한 정보들이 많지 않다. 있다 하더라도 시각장애인들이 스크린 리더를 이용하여 접근하는 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1995년 개설된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정보 공간인 ‘넓은마을’이 텔넷 기반으로 개설되었고, 2000년도에 ‘아이프리’, ‘마이피스’ 등이 추가로 개설되어 시각장애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이러한 포털 사이트를 이용하여 시각장애인계의 소식을 접할 수 있고, 전하고자 하는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다. 또한 게시판을 통한 자유로운 의사 표현으로 시각장애인계의 여론 형성의 장이 되고 있다. ‘넓은마을’, ‘아이프리’로 대표되는 시각장애인 전용 포털 사이트들은 이밖에도 동아리 활동 지원, 전자 도서관 개설 등 시각장애인들이 원하는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여 일반 인터넷 환경에서는 접할 수 없는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로 정보화 교육 콘텐츠이다. 시각장애인 정보화 교육방법에서 언급했듯이, 시각장애인 정보화 교육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이동이 불편한 시각장애인이 정보화 교육장까지 와서 교육을 받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정보화 교육장이 없는 지방 거주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사이보 정보화 교육장이 개설되었다. 이 교육장에서는 컴퓨터의 기초 사용법을 비롯하여 각종 응용 프로그램의 사용법, 시각장애인에게 긴요한 사이트 사용법, 시각장애인 정보화 기기의 최근 변화 내용 등을 신속하게 등록해 놓아 시각장애인의 정보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삼성 안내견 학교의 정보화 교육장과 한국 시각장애인 연합회,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 그리고 정보문화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배움나라’ 등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 교육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무수한 콘텐츠에 대한 제한없는 접근이 가능해야...
위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콘텐츠에 관하여 살펴보아 알 수 있듯이, 현재로서는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다. 아직 이러한 콘텐츠들을 개발하는 데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이 성숙되어 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완전한 사회 통합을 지향하는 장애인 복지의 관점에서 볼 때, 시각장애인용 특수 정보화 콘텐츠가 개발된다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비시각장애인들과 구별되는 별개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비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시각장애인들도 아무런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시각장애인 전용 포털 사이트도 하나의 과도기적 수단이지 최종적인 해결책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인터넷에 제공되는 무궁무진한 정보에 시각장애인들이 접근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다음 호에서는 이러한 시각장애인의 정보 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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