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6호 블로거TO블로거
반짝반짝 빛나는, 깜찍명랑발랄쟁이!
_푸훗_의 블로그 (http://graymental.egloos.com)

푸른별리 / 블로거  
조회수: 4804 / 추천: 80
어느 날 내게도 이모가 생겼다!

우리어머니는 아들만 셋인 집안의 고명딸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특히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이거 우리 이모가 사준 옷이다~ 울 이모랑은 나이차이가 별로 안 나서 옷 고르는 센스도 짱이야~”, “어제 우리 이모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갔었다~” 등등 이모와 함께 한 일상에 대해 자랑하면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이모, 특히 ‘나이차이 얼마 안 나는 처녀이모’는 언니보단 이해심도 많으면서 엄마보단 젊은 세대 감각을 잘 아는, 소녀들의 완벽한 친구 아닌가. 흑흑. 그래서 나의 크고 원대한 꿈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나이차이 별로 안 나는 이모 갖기(?)’였다.

그런데 평생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던 이 꿈이, 지난 봄 이모의 OK사인과 함께 이루어진 것이다! 아. 과연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ㅠ_ㅠ! ‘이모 - 조카관계 맺음 기념’으로 이모는 내게 볕 좋은 봄날 데이트 신청도 해줬더랬다. 허나 이건 데이트 신청 덧글을 늦게 본 나의 불찰로 성사되지 못했다. 엉엉.

푸른별리의 5살 터울 이모의 이름은 _푸훗_. 이글루스에서 ‘쓸데없는 것들의 박물지’(http://graymental.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사연은 깃들기 마련이다. 그 사연은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삶 속에서, 그리고 그 삶을 적어 내려가는 글 속에서 우러나오게 된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블로그에 빠져들게 되면 마치 그 블로거와 오랫동안 함께 생활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그 블로거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곤 한다.
푸훗의 사연은 ‘병원, 300일’이라는 카테고리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자신의 투병생활을 눈앞에 펼쳐질 듯 섬세하게 그려내는 푸훗. 이 카테고리 안에 담긴 글을 읽다보면 어느덧 그의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때로는 세상을 등져버릴 것 같은 조소가, 때로는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감동이 200% 그대로 내게 전해지는 느낌이다. 사실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 올라오는 새 글에는 덧글을 거의 안 달게 된다. 그의 글에게 우러나는 그대로의 느낌이 그 어떤 판단과 의견으로 인한 덧칠 없이 고스란히 다른 이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라며.

하지만 푸훗이 반짝반짝 빛나는 진짜 이유는, 무려 깜찍명랑발랄쟁이라는 데에 있다! 전동휠체어라는 애마가 생겼다며 “히히히. 투표하러 갈 때 첫 운전을 할 것이다. 아싸 민주노동당 만세!”라고 외치는 장난꾸러기이자, ‘포춘쿠키’의 데뷔앨범에 실린 ‘siesta'라는 곡이 자신의 낙서가 모티브가 되어 만들어진 곡이라며 “나 푸훗양이 영감의 원천이 되어 만들어진 곡이 있다. 그리고 공중파도 탔다구, 깔깔”이라고 떠벌리는 자랑쟁이가 바로 푸훗이다. 모든 블로거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턱턱 말을 먼저 놓고 다니는 당돌한(!) 이 이기도 하고. 항상 본인이 17세라고 강력 주장하고 다니지만, 이따금 학창시절을 추억하는 그의 글을 읽다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푸훗은 ’국민학교‘ 세대라는 것을.. -.- 허나 누구도 푸훗의 우김에 반항(?) 할 수 없다. 뻔뻔한 당당함이 푸훗을 사랑스럽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니까. 그리고 그것이 바로 블로거들로 하여금 푸훗의 블로그에 머물도록 하는 이유니까. 오늘도 많은 팬들이 푸훗의 “깔깔”에 녹아들고 있다. 히히.

푸훗의 관심사는 다양하다. 책, 음악, 요리, 드라마, 장애인문제, 시사문제, 여성문제 등등. (푸훗의 블로그에 있는 다섯 개의 카테고리 가운데 ‘잡담’이 쓰이는 카테고리는 고작 하나 뿐. 나머지 네 개의 카테고리는 각각 책 리뷰, 좋은 책 글귀, 음악 리뷰, 투병일지로 꽉 차있다. 아니, 이렇게 전문성 있는 블로그였단 말얏? +_+!) 자칫 지루할 법한 문제도 푸훗을 통해 걸러지고 나면 신나는 수다거리로 바뀐다. 장애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찰 후에 ‘깔깔’을 덧붙일 수 있는 블로거 있으면 나와 보라지.

그래서 난 우리 이모가 느무~ 좋다. 속 깊은 따뜻함을 지닌 발랄한 수다쟁이 우리 푸훗이모! 요즘 취업해서 일하느라 바빠 포스팅할 시간도 빠듯해진 이모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우엥~ㅠ_ㅠ 잘 지내는지 궁금해욧), 올해가 가기 전에 우리 꼭 같이 손잡고 서점에 놀러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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