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7호(200609) 파워인터뷰
정보격차 해소와 빈곤 운동에서 중요한 몇 가지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남운 / 네트워커   the1tre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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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정보화 과정으로 인해 정보격차, 정보소외의 문제는 빈곤층 내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그 대책으로 올해부터 14개 부처가 참여하는 정보격차해소위원회(위원장 정통부 장관)를 운용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14일, 빈곤사회연대는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실과 공동으로 ‘빈곤층 인터넷 통신비 지원 방안 모색 토론회’를 주최하여, 빈곤층에 대한 정보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제안하였다. <네트워커>는 지난 8월 23, 24일 열린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수련회에 찾아가, 지금의 정보격차와 빈곤화 상황에 대해 한 수 들어보았다.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유의선 씨는 푸근한 미소로 맞이해 주었고, 촌철살인과도 같은 답변들과 ‘연대가 연대다워야 연대지~’라는 풍자(?)로 기자의 얼굴을 붉히게 했다. 유의선 씨는 <네트워커> 독자들이 빈곤층 정보격차와 불평등 문제의 해소를 위해 연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빈곤층의 확대, 연대하는 운동


남운(아래 남) : 2004년에 빈곤사회연대가 발족하였습니다. 그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유의선(아래 유) : 2002년도 최옥란 열사(*)의 최저생계비 투쟁 이후,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연석회의의 전체 평가과정이 있었습니다. 그 때 주거, 교육, 의료, 소득 등의 사회 전반의 보편화된 빈곤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빈곤사회연대를 발족하게 되었습니다. 연대란 전체조직에 도움과 힘이 되고 이를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각 단체의 활동 영역이 있기 때문에, 연대체에서 모든 영역을 다루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반빈곤 운동을 공동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죠.


남 : 개인적으로 반빈곤 운동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유 : 저는 개인 운동사로 볼 때 주목받는 운동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원래 실업운동으로 시작했습니다. 반빈곤 운동의 기반은 사회저변에 형성되고 있는 빈곤층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고, 아직 조직되지 않은 주체들을 접하면서 운동의 소중한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남 : IMF 이후 사회는 실업증가와 경제적 결핍을 가져왔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빈곤화 현상은 어떻습니까?
유 : IMF 경제위기 이후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와 신용불량자 확대 등 개인에게 책임을 부담시키는 정책으로 지금의 심각한 빈곤문제를 불러왔습니다. 연구자들은 지금을 신빈곤 상황이라고 규정합니다. 비정규직, 신용불량자, 여성빈곤자 등이 신 빈곤층에 포함돼 있습니다. 예전에는 직장이나 기술이 없는 상황으로 빈곤했습니다. 이전에는 절대 빈곤층이 있었다면 지금은 노동빈곤층이 생기는 문제입니다. 노동빈곤층이란 노동시장 내에 머무르면서도 최저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자들을 말합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10초에 한 명씩 자살을 기도하고 1시간에 한 명꼴로 실제 자살이 일어나는데 대부분 생계고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빈곤했던 사람들은 자살을 시도하지 않아요. 자신의 삶에 익숙해져 있고 생계방식이 체득돼 있기 때문입니다. 신 빈곤층은 미래를 예측한다거나 기획할 수 없는 망막함 때문에 자살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불평등한 정보격차로 인한 빈곤층의 소외


남 : 개인적으로 인터넷 정보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 : 연대체에서 사무국장만 5년을 해왔습니다. 제가 조직적 능력이나 실행 능력이 뛰어나서 일을 해온 것이 아닙니다. 연대체에서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정보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인터넷 정보화와 관련해서, 일상적으로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실제 삶에 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저는 요리사이트에서 가끔 가이드를 받아 요리를 하는데요. 하지만, 어머니에게 직접 배워서 만드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죠. 정서적으로나 직접적으로 상호 교환되는 것이 있으니까요. 인터넷 정보화는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수많은 데이터가 동일화, 문서화돼서 삶의 다양성을 소멸시키는 한계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남 : 지난 7월 토론회(빈곤층 인터넷 통신비 지원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빈곤층 인터넷통신비 지원에 대해 요구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 : 현재 빈곤이란 최저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최저생활이란 사회일반 수준의 경제적·문화적·사회적 소비를 누리며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철도노조와 철도요금 할인제도 공대위에 결합하고 있는데요, 서울역은 빈곤층을 위한 철도요금 할인 제도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죠. 명절에 차표를 구입할 돈이 없으면 고향에 갈 수 없게 됩니다. 그 돈이 없으면 당장 굶어 죽는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권리의 문제라는 것이죠. 혹자는 ‘가난한 사람이 핸드폰을 굳이 가질 필요가 있나?’라고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러나 이미 이동통신은 사회적으로 일반적인 문화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도 그런 맥락입니다. 보통 TV에서도 인터넷을 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습니다. 그러나 중산층 이상, 부모의 학력 또는 자신의 학력이 고학력일수록, 집에 인터넷통신망이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반면, 빈곤층은 인터넷을 배울 기회가 부족하고, 활용능력도 부족하며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정보접근 기회, 정보 활용 능력의 차이와 정보격차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관계망의 단절을 가져오고 사회적인 인간으로서 권리를 제한받습니다.
빈곤층 인터넷 통신비 지원방안은 정보격차에 대한 실질적 지원방안의 하나로 인터넷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입니다. 이런 지점에서 소박한 삶을 영위하고 서로 상호소통 가능한, 사회적 관계가 유지 가능한 기본적인 조건들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남 : 빈곤층 인터넷 이용자 실태에서 청소년층에 초점을 맞추셨는데요. 그들에게 컴퓨터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라고 생각됩니다. 인터넷을 통해 빈곤 청소년층에게 빈곤 해결을 위한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유 : 인터넷에 관련해서 청소년층에 집중했던 이유는 인터넷이 이미 그들의 문화로 자리 매김하고 있고, 그만큼 욕구도 많기 때입니다. 중장년층은 인터넷을 사용할 만한 여유도 없고, 삶을 지탱해야하는 무거운 생계고가 있습니다. 특별히 통신비 지원을 통해서 빈곤 청소년층이 교육, 문화 등을 충분히 공급받아 성장 이후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부분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빈곤 청소년층이 인터넷을 통해 게임, 음악, 학업 등 무엇을 하던 간에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대부분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은 정말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낮은 기준이기 때문에 빈곤에 대한 인식을 고정시키고 현실의 심각한 문제를 희석하고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현재 빈곤은 개인이 빈곤상태에 들어가게 되면, 가구가 빈곤상태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로 인해 자녀의 교육은 어려워집니다. 자녀는 다시 불안정한 노동에 처하게 되지요. 반복적인 빈곤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겁니다. 이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 비율은 이용용도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용도 1가지만 선택하도록 한 응답률임
※ 자료 : 전체 국민은 ‘05 정보격차 지수 조사(KADO,'04.12) 기준 (2006.한국정보문화진흥원)


접점 못 찾는 정부의 복지정책


남 : 지난 토론회에서 빈곤사회연대가 의원실에 중점적으로 제시한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유 : 토론회는 현애자 의원실에서 정보격차에 대한 사업 일환으로 제안해 왔습니다. 정보격차에 대해 중심 지점을 애기하자면, 의원실측은 통신 기업체를 사회 공공부문으로 이끌어내자는 것이었고, 향후 기초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으로까지 갈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저희 입장은 국가가 책임을 지지 않는 한 민간에게 떠넘겨버리는 양상이 될 뿐이라는 판단 하에, 통신지원법 개정안을 통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남 : 정부 각 당의 복지에 대한 입장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유 : 복지운동단체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너무나 단호하고 명쾌합니다. 단체들의 문제제기와 반박에 대해 복지 병에 안달이 났다고 주장합니다. 중요한 문제는 복지정책의 효율성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효율성도 웬만해야지 하며 정책기준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것은 복지정책을 철저히 관리적 차원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한나라당에 대응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열린우리당인데요. 참여복지를 지향하며 열린우리당이 내놓은 것은 근로연계복지였습니다. 이것은 최저생계비가 낮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로 나온 것이고 빈곤층에게 노동을 통해 임금을 확보해주겠다는 애깁니다. 복지는 공공으로 누려야 하는 권리입니다. 이런 면에서 열린우리당 역시 관리적인 측면이 강하고 이것은 빈곤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해결할 만한 지점이 없다는 말입니다. ‘사회적 기업일자리’, 빈곤 되물림 방지를 위한 ‘아동빈곤 대책’, ‘안정적인 일자리’ 등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일자리 수가 늘어나겠지만 양호한 일자리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빈곤이 반복되는 정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남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유 : ‘민중은 경험을 믿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빈곤층 각 주체가 반빈곤 운동의 자기조직화와 실천을 통해서 사회적인 울림이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고요. 운동진영 안에 새로운 주체의 발견으로 빈곤운동뿐 아니라 새로운 운동 영역을 생산해내는 지점이 있기를 바랍니다.


남 :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최옥란 열사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의 재산기준 때문에 수급권을 박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해 2002년 3월 26일 죽음을 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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