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39호(200611) 리눅스야놀자!
내 친구 리눅스[1] - 뭄풀기 : 목표세우기

인동준 /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활동가   fosswithyou@gmail.com
조회수: 4113 / 추천: 489
리눅스가 만들어지고 한국에 보급된 것도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특히 컴퓨터 세계에서는 강산이 스무 번은 더 변했을 시간이 흘렀는데, 과연 리눅스는 얼마나 우리의 옆에 다가와 있는 것일까요? 저도 리눅스를 아주 깊이 이해하고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는 "리눅스와 친해지는 법"을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습니다. 적어도 항상 MS윈도를 써야 하는 상황은 벗어날 수 있게요. :)

연재 순서
1. 몸풀기 : 목표 세우기
2. 체질 전환 : F/OSS 응용프로그램으로 바꾸기
3. 문제 해결하기 : 일반적인 문제 해결 방법론
4. 리소스 찾아내기 : Know-how? Know-Where!
5. 실전! 리눅스 데스크탑 : 우분투 최신버전 설치
6. 설정, 관리 : 한번 설치로 끝까지 가기

보통 리눅스 안내서를 보면, 과정들이 술술 잘 풀려나가고, 똑같이 따라 하면 될 것처럼 되어 있는데, 실제로 해보면 그게 그렇게 쉽게 되지가 않습니다. 길가에 조그만 돌멩이에 발을 걸려도 긴장하거나 넋이 나가 있으면 완전히 넘어질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게 익숙하지 않고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뭔가 조금만 이상한 상황이 발생해도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게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런 상황들이 늘상 발생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도 열에 일고여덟은 같은 난관에 부딪히고, 지금 리눅스를 좀 쓴다하는 사람도 사실 그런 어려움에 똑같이 좌절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면, "역시 난 컴맹이야. 난 안돼."라며 좌절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럴 때 대처 방법을 이미 어딘가의 누군가가 정리해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겁니다. 하나는 그런 선례들을 미리 습득해서 해결책을 알아놓고, 배경 지식들을 엄청나게 사전에 공부해 놓는 방법일 테고, 또 하나는 그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고, 문제가 정확히 어떤 것이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하는 "방법론"을 익히는 것일 겁니다. 대부분 리눅스 안내서는 전자의 방법을 택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 그래도 생소한 리눅스인데, 뭔 이상한, 알아 들을 수 없는, 내가 이걸 꼭 다 알아야 하는 의심이 드는 여러 지식들을 같이 공부하게 되고, 그래서 결국 "이런 건 나와 맞지 않아"하고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작하기

먼저 묻고 싶습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은 컴퓨터를 "어떤 용도"로 활용하고 계십니까? 이 질문의 답에 따라 여러분이 리눅스를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써도 어떤 걸 쓸지, 어떻게 쓸지에 대한 그림이 나옵니다. 한번 찬찬히 생각해 보세요. 웹(인터넷) 서핑? 그래픽 작업, 사무, 게임, 채팅, 멀티미디어? 물론 한 가지 용도로만 컴퓨터를 사용하진 않겠지만, 내가 "주로" 사용하는 용도가 무엇인지는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그 용도를 위해 어떤 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운영체제(아래 OS)는 사실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사용자 측면에서는. 그것은 단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 사용자는 그 OS에서 돌아가는 응용프로그램들을 골라, 익히고 활용할 뿐입니다. 여러분이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이 OS, 저 OS(맥, 리눅스, 윈도우...)에서 다 돌아간다면, OS를 바꾸는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도, 어렵고 복잡한 문제도 아닙니다. 그저 설치 과정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설정하는 과정을 한번 통과하면 그뿐이죠.


세 번째 단계는, 만일 내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자유(공개)소프트웨어(Free/Open Source Software, 아래 F/OSS) 가 아니고, 그 프로그램이 리눅스 등 다른 OS용으로도 만들어져 있지 않으면, 대체할 수 있는 F/OSS 소프트웨어를 알아보고, 익혀 대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활동일 뿐 아니라, F/OSS의 온상인 리눅스에 익숙해지기 위한 좋은 과정입니다. 이 다음 순서로 그런 F/OSS를 분야별로 대표적인 것을 알아보고, 간단히 익혀보도록 합시다.

사실 이것들보다 먼저 하면 좋은 일은 주위에 있는 조력자를 구해놓는 것입니다. 주변에 리눅스에 관심 있거나 쓰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세요. 너무 잘하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함께 고민하며 익혀 나갈 비슷한 수준의 사람을 구하는 게 길게 보면 더 좋겠습니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조직하세요. :) 누군가의 어리석음, 게으름, 삽질조차 내게는 교훈의 원천이 됩니다.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기도 하고요. 고수의 경우는, SOS를 외쳤을 때 몇 번이라도 와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전화로, 온라인으로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대개 고수들도 반복삽질을 통해 “몸으로 익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와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수 있는 사람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그런 사람을 구할 수 없다면, 제게 연락 주세요. (이래도 되는 걸까? -_-)

마음가짐

자신감과, 문제를 내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합니다. 이게 사실 중요한 것으로, 이런 마음이 있다면 대개 대부분의 문제는 이르던, 늦던 반드시 풀리게 마련입니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누구의 도움도 거부하고 혼자 끙끙 앓아가며 고민만 한다는 게 아니라 하는데 까지는 어려움을 감수하고 부딪쳐 보겠다는, 반복되는 삽질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말합니다. (이게 분명 그럴 가치가 있는 일이란 걸 잊지 마세요.) 보통 몇 번 해서 안 되면 “난 안돼”라고 생각하고 얼른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며, 심지어는 그 사람에게 완전히 맡겨 “알아서 해 주세요. ^^”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이후에 그런 일이 반복됐을 때(반드시 문제는 반복됩니다.) 또다시 쉽게 무너지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무조건 일단 시작해 보라고, 바로 하드디스크 정리하고, 자료 백업하고, 리눅스 CD를 넣고 재부팅하세요! 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자신 있으면 물론 바로 시작해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달 정도는 여유를 두고 천천히, 하나씩 준비를 하세요. GNU 자유라이선스(GNU/GPL)등 리눅스와 자유소프트웨어에 대한 철학을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적어도 한번은 그 어려움을 딛고 앞으로 나가게 해 줄 겁니다. “배우기 귀찮어! 그냥 윈도우 쓸래.” 라는 생각이 들 때, 자신을 붙잡아 줄지도 모릅니다. ;-D “아.. 리눅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지.”

자, 이제 자신감을 채우고 든든한 조력자를 구했다면, 이제 “체질 전환하는 일”을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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