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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왼쪽)과 안젤라(오른쪽) |
네트워커: 여성네트워크지원프로그램(Women’s Networking Support Programme, 이하 WNSP)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챗: WNSP는 여성의 네트워크 활용을 지원하는 국제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90년대 초, 진보통신연합(Association for Progressive Communications, 이하 APC)의 멤버 네트워크로 활동하던 유럽, 미국,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의 여성활동가들은 여성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정보사회의 전략에 대해서 논의해 왔다.
그 결과 1993년에 있었던 비엔나 인권회의(Vienna Human Rights Conference)와 쿠알라룸푸르 인터독 워크샵(Interdoc workshop)등 두 번의 국제회의를 통해서 정보통신 여성전략에 대한 고민을 국제적으로 이슈화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APC는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성불평등 해소 및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권리 신장’을 주요 목표로 이 프로그램을 발족시켰다.
네트워커: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챗: APC WNSP는 정보통신정책을 통해서 성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해 왔다. 특히 우리는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정보통신 정책생산, 학술연구와 평가, 트레이닝, 정보통신 기술지원을 위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을 통해서 각 지역의 여성 활동가들이 정보통신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으며, 자신들의 운동을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화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정책에 있어서 여성 이슈들을 반영시키기 위한 활동들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덕분에 최근 유엔을 비롯한 많은 국제회의에서는 젠더가 하나의 중요한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네트워커: 그동안의 성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듣고 싶다.
챗: 90년대 초만 해도 여성들에게 정보통신은 그렇게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오히려 정보통신은 소외된 이슈였다. APC WNSP는 95년 베이징 세계여성대회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면서 여성운동에서 정보통신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세계여성대회 이후 각국 정부들은 국가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게 되었다.
최근 우간다의 경우, 정보통신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여성전략을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간의 자문회의를 구성하기도 했다. 또한 유엔의 각 하위기구들과 각국의 재단들도 여성의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창기 APC 내의 몇 명의 활동가들로부터 시작된 APC WNSP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라틴아메리카 등 각 지역별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으며, 30여 개국 수백 명의 여성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네트워커: APC WNSP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들은 무엇이었는가?
안젤라: 초기 APC WNSP를 시작할 때, 여성운동 내에서도 정보통신에 대한 여성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정보통신기술을 단순한 통신도구로만 이해했지, 여성 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보지를 않았다.
챗: 언어적 제약도 풀기 어려운 난관 중의 하나였다. 아프리카의 경우는 대부분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라틴아메리카의 경우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소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지역 프로그램과 국제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많은 단체들이 지역 프로그램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트워커: APC WNSP가 국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을 텐데?
안젤라: 베이징 세계여성대회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APC WNSP 활동가들은 이 회의를 위해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만들고, 대회소식을 이메일과 인터넷을 통해서 전세계로 알렸다. 이 회의를 통해서 APC WNSP 활동가들은 정보통신기술이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중요한 도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으며, 특히 여성의 권리신장을 위한 정보통신기술의 새로운 가능성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트워커: 한국의 여성운동진영에도 APC WNSP와 같은 프로그램이 중요할 것 같다. 한국여성운동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챗: 우리는 그동안 여성전자네트워크교육워크숍을 통해서 한국의 여성활동가들과 소통해 왔다. 한국적 맥락에서의 정보통신 여성전략은 다른 국가들, 특히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의 여성 전략과는 상당히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여전히 접근권이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적으로 인프라가 가장 발전한 국가이다. 오히려 한국의 경우는 정보사회에서 제기될 수 있는 여성과 관련된 새로운 정책적인 이슈들에 대해서 분석하고, 성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라이버시 등을 비롯한 인터넷 권리에 대한 여성관점의 정책적인 분석도 중요하다.
네트워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챗: APC WNSP는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바꾸어 놓았고 어떠한 한계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올해 12월에 있을 정보사회세계정상회의(WSIS)를 위한 수 차례의 준비회의를 통해서 여성의 이슈를 중요한 의제로 제기해 왔으며, 이번 회의가 정보사회에 있어서 여성의 위치를 자리매김할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APC WNSP 홈페이지 http://www.apcwomen.org
사진 : 김정우 / 네트워커::patcha@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