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6호 표지이야기 [미디어 전쟁이 시작됐다]
집회현장의 영상취재 열기, 미디어전쟁이 시작됐다
경찰, 인터넷방송, 영상독립군…인터넷 동영상으로 승부하자

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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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11월 9일 시청 앞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5만여명의 노동자들은 ‘손배·가압류’의 부당성을 외치고 있고 이를 둘러싼 전투경찰들이 보인다.
“참을 수 없다. 손배가압류 박살내자.”
“참을 수 없다. 손배가압류 박살내자. 노동탄압분쇄! 투쟁!투쟁!”
대형트럭 위의 노동자가 선동하는 구호를 외치자, 여기에 따라 시청 앞 광장에 모여 있는 노동자들은 구호를 외치고, 카메라의 플래시가 정신없이 터져 나온다.

시위대를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

저녁 6시가 넘어서면서 화염병이 등장했다. 던져지는 화염병을 따라 카메라 셔터가 눌려지고, 영상카메라의 조명은 화염병 불빛만큼이나 환하게 켜져서 꺼질 줄을 모른다. 전투경찰들이 방패로 바닥을 긁으며 시위대를 향해 전진할 때, 카메라를 든 사람들도 발빠르게 움직인다.
시위대가 종로와 광화문으로 흩어지자 그 뒤를 전투경찰들이 쫓아간다. 시위대와 전투경찰 모두를 쫓아 카메라 역시 움직이고 있다.
‘전국노동자대회’에는 경찰과 노동자들의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 이날 노동자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은 또다른 싸움을 예고하는 전초전이 되었다.
경찰측은 2년 8개월만에 등장한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강조하면서 노동자들의 난폭성을 부각시키려 했고, 반면 이날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행해진 경찰폭력에 대해 인권단체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폭력을 고발하는 규탄대회까지 열었다.
양쪽 모두 전국노동자대회를 촬영했던 영상물을 증거로 내밀었다. 결국 치열한 접전은 경찰과 노동자, 시민사회단체들 간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집회현장 보도는 우리가 담당한다

집회현장의 3대 무기를 꼽으라고 한다면... ‘스피커’와 ‘방패’ 그리고 ‘카메라’를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이중 집회현장에 등장하는 영상카메라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다. 경찰의 카메라와 인터넷 방송국에서 나온 카메라, 단체나 개인이 들고 나온 카메라까지. 가장 많은 수는 경찰들이 들고 나온 카메라다.
경찰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집회현장에서의 폭력행위에 대한 채증(증거수집)을 위해 촬영되는 것인데, 이중 일부가 동영상으로 제작돼 지방경찰청의 홈페이지에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 방송국에서 나오는 카메라의 수도 만만치 않다. 노동의소리(http://www.nodong.com), 참세상 방송국(http://cast.jinbo.net), 노동자뉴스제작단(htpp://inp89.org), 민중의 소리(http://voiceofpeople.org) 등 대안방송을 표방하며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는 곳들과, 오마이 TV(http;//www.ohmynews.com)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밖에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영상활동가들이나 개인적 관심에 따라 집회를 촬영하는 개인촬영가들이 있고, 각 시민사회단체에서 들고 나온 카메라들도 있다.
경찰, 인터넷방송국, 개인촬영가들 모두, 집회현장을 촬영하고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나간다는 점에서는 그 역할이 같다.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동영상이 만들어지고 인터넷에 올라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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