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6호 표지이야기 [미디어 전쟁이 시작됐다]
동영상을 통해 본 인터넷 방송의 어제와 오늘
대우자동차 사건으로 본격적 활동…속보에서 더 나아간 방송과 영상에 대한 고민필요

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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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서비스의 위력을 보여준 계기가
바로 대우 자동차 해외매각저지 투쟁을
보도한 것이다.
집회현장에서 촬영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일이 됐다. 그러나 처음부터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캠코더를 들고 집회현장에 나타났던 것은 아니다. 우선 장비자체가 흔하지 않았다. 지금이야 이백만원에서 삼백만원 사이면 컴퓨터에 장착된 질 좋은 동영상 편집장비와 캠코더를 구입할 수 있지만, 결코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주목하지 않는 이슈에 대한 접근을 통해 생명력 얻어

인터넷 방송이 시민사회운동의 하나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다. 그러나 이때는 고작해야 웹에서 스트리밍서비스를 해본다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다. 동영상 촬영을 위한 캠코더도 흔하지 않았고 편집장비 또한 구하기 쉽지 않았던 시절이다. 동영상 방송을 시작한 참세상 방송국의 경우도 개인들이 구입한 카메라를 사용했고, 영상편집기도 고작 한 대가 다였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내보내는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다 본격적인 활동을 통해 인터넷방송의 위력을 보여주게 된 계기가 바로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저지를 위한 총파업과 강제진압을 전달하면서부터다.
2001년 2월 대우자동차 공동투쟁본부 소속 체포결사대 50여명이 오전 7시 방배동 김우중(대우그룹 전회장)의 자택을 기습점거하는 장면을 참세상 방송국이 촬영해서 보도하면서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특종’을 잡은 것이다, 이 영상의 파급력은 컸고, 이후‘2001대우자동차총파업영상중계단(이하 영상패)’이 꾸려졌다.
당시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팔 수 있을 때 팔자’는 것이었다. 시사프로그램 정도에서만 ‘정리해고 당한 개인 노동자의 삶’을 접근해서 다뤄졌는데, 그나마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었다. 이런 기성언론에 비해, 인터넷 동영상 방송은 일반시민들에게 숨겨진 진실을 알렸다는 의미가 컸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통해 대우자동차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 ‘요즘 대우자동차 영상이 화제다’해서 찾아 들어가서 봤는데, 그때 참세상 방송국도 알게됐다” 회사원 김경민씨의 말이다.
그만큼 일반 시민들의 사이트 접속이 높았던 것이다. 대우자동차 문제가 주목받고 있지 못한 때, 웹을 통한 파급력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줬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영상패 내에서 활동하던 정용택씨의 평가는 이렇다. “미디어운동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대국민 유감을 표명하도록 만들었을 정도다” 영상패의 활동은 같은 해 9월까지 이어졌다.
그일을 계기로 시민사회단체는 동영상을 통해 어떻게 시민들한테 접근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컴퓨터편집장비를 마련하는 곳들이 생겨났고 더 많은 카메라가 집회현장에 나오게 된 것이다. 경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우자동차 문제 이후로 경찰도 카메라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용택씨의 설명이다.

속보경쟁에서 나아가 본격방송으로써의 고민을 시작할 때

동영상 방송은 먼저 시작했지만, 물량이나 조직적인 움직임에 있어서 경찰들에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요즘의 인터넷 방송에 대한 문제의식의 하나다. 집회현장을 찍는 데 있어서 경찰이 훨씬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또한 내용면에 있어서 이제 또다른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정용택씨는“운동진영이 속보경쟁을 하다보니 사건의 인과관계와 설명보다는 층돌 등 개별사안을 찍어서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인터넷 방송 자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영상미디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명준 소장의 말이다.
“속보적 성격도 필요하다. 하지만 제대로 하라는 거다. 그마저도 구멍이 보인다.”며 “대우자동차 사건 보도 이후로 기존의 영상물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사고를 했어야 했다. 이제 인터넷 방송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이 필요한데... 인터넷의 특성이 무엇인가? 지금의 인터넷 방송은 기동성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본다는 배려가 없다” 여기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 김명준씨는 “개인영상자원활동가를 넓힌다는 것으로는 안되고 개방적 시스템의 통신원체제가 필요하다”며 “무조건 올리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영상활동가들이 오랬동안 쌓아온 영상의 노하우와 기술을 배우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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