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네트워커> - 정보화에 대한 다른 시각
7호 Network+Art [Network+Art]
슈퍼플렉스의 쓸모 있는 일

양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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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플렉스는 그들만의 엔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엔진이냐고요? 아~뇨. 그럼 오토바이 엔진이냐고요? 아~닙니다. 그것은 슈퍼플렉스 엔진을 말합니다. 슈퍼플렉스 엔진의 모습은 과학, 도덕, 예술의 개발을 현대성으로 옮길 수 있는 아주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성능은 대단합니다. 그들의 엔진은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활발하게 움직입니다.(음... 엔진이라는 재미없는 은유가 거슬립니다) 그들의 예술철학은 예술이 단지 명상이나 미학적 실험을 하기 위한 것만이 아닌 직접적인 사회활동의 도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슈퍼플렉스는 역사 속의 예술이란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안전하고 따뜻한 예술시스템에서 보호받으며 자라나는 그 무엇(?)의 역할이 아닌, 생산적인 예술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보는 예술의 역할(개념)을 슈퍼플렉스는 선택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회 속의 예술실현을 ‘도구(Tool)’라 말하며 사회활동의 도구를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슈퍼플렉스의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쓸모 있는 일’을 하는데 있습니다. 그들의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싼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아프리카의 바이오가스(Biogas in Africa)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사람과 동물의 분뇨를 이용해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메탄가스를 생산해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장치는 주황색 플라스틱 돔처럼 생겼는데, 슈퍼플렉스의 프로젝트는 이 장치를 통해 작게는 한 가정에 편리함을 주었지만 넓게는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는 일로 인식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여러 나라에서 전시되면서 널리 알려집니다. 많은 나라에 그들의 프로젝트가 알려지면서 이들의 프로젝트는 구체적인 활동을 위해 슈퍼가스(SuperGas)라는 회사까지 설립했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들의 예술 활동이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 회사까지 설립되다니, 그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슈퍼 +슈퍼 +슈퍼 +슈퍼의 힘
슈퍼플렉스는 슈퍼가스(SuperGas) 이외에 슈퍼채널(SuperChannel), 슈퍼음악(SuperMusic), 슈퍼툴(SuperTool), 슈퍼사우나(SuperSauna), 슈퍼카피(SuperCopy), 슈퍼시티(SuperCity)와 같은 예술 활동의 도구를 통해 우리에게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도구들 역시 ‘쓸모 있는 일’을 하는데 사용됩니다.

이 중에 슈퍼사우나(SuperSauna)는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그들은 슈퍼사우나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동식 사우나’라고 소개합니다. 슈퍼사우나를 통해 자연에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사용방법을 보면, 야외의 적당한 자리를 잡아 불을 피웁니다. 그리고 돌을 모은 다음 불 속에 넣어둡니다. 그리고 깊이 25cm 정도의 작은 구덩이를 팝니다. 그리고 사우나 텐트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구덩이에 달궈진 돌을 넣은 다음 그 위에 사우나 텐트를 설치합니다. 그리고 사우나 텐트로 들어가 사우나를 즐기면 됩니다. 그러니깐 여행을 가면 차량에 시달려 피곤함을 느낍니다. 그때 슈퍼사우나를 주변에 만들어 피곤함을 사우나를 통해 풀 수 있는 것입니다.

자본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우리의 사우나 문화와 슈퍼사우나를 비교해본다면 어쩌면 빈곤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사우나는 작지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자연으로 들어가 도시의 숨막히는 속도감을 벗어 던지고 휴식을 적극적으로 즐기기 위해 DIY 사우나를 만들면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는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우리의 사우나는 도시 속 자연일지도 모릅니다. 자연과 같은 사우나에서 편안히 쉬면서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휴식을 즐기려 합니다. 사우나에서 땀도 흘리고 잠도 청하고 음료수도 마셔보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우리의 사우나 매니아들은 자연으로 들어가 사우나를 즐길만한 시간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바쁜 세상을 잠시 벗어나 사우나에 가서 휴식을 취해보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슈퍼채널(SuperChannel)은 인터넷 방송을 떠올리게 합니다. 일반인부터 전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제작되는 콘텐츠는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는 코펜하겐의 한 갤러리에서 실험적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국의 리버풀에서도 이어졌고 이후에는 여러 장소에서 스튜디오가 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브랜드문화를 꼬집는 슈퍼카피, 가상도시의 건설 슈퍼시티, 작가 성낙영도 이용했던, 슈퍼툴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의 도구는 여러 사회의 맹점을 찾아 ‘쓸모 있는 일’을 하는 그들은, 지금도 어디에선가 슈퍼플렉스의 힘을 보여주고 있을 겁니다.

슈퍼플렉스에게 할말이 있습니다.
슈퍼플렉스, 한국에서도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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